[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청와대의 여야 영수회담 제안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청와대가 한국당과의 일대일 회동을 제안한다면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 중인 여야 지도부 회동 참석 여부를 묻자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한국당을 자꾸 '적폐세력'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이쪽에서는 '적폐세력을 왜 부르냐'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이번 회동도 '보여주기식'이라는 선입견이 있어서 응하지 않겠다는 게 당의 생각"이라며 "오늘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의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홍준표 대표는 청와대의 여야 회동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다만 한국당과의 일대일 회동에 관한 의견을 묻자 "그것은 입장이 좀 다를 수 있다. 대북정책 기조가 다른 데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참석을 고려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한편 정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대해선 "단호하고도 결기있는 자세를 기대했지만 여전히 대화구걸 타령이 아니었나 하는 실망스러움을 말씀드린다"며 "미국 등 전 세계가 북한 핵을 포기시키기 위해 강도높은 압박과 제재를 가하고 있는데 당사자인 문 대통령만 다른 길을 가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미국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전략 폭격기 B-1B 랜서와 F-15전투기 편대를 북한 북방한계선(NLL) 인근으로 출격시킨 데 대해선 "한미공조 하에 이뤄졌다고 하지만 넓은 의미의 '코리아 패싱'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은 자국의 이익에 배반했을 때는 언제나 상대를 응징해왔다"며 "김정은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말폭탄이 핵폭탄으로 연결된다면 얼마나 위험하겠나"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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