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정치팀] 더불어민주당이 청와대에 비서관 등으로 입성한 지역위원장이 맡고 있던 곳의 지역위원회(사고당) 처리 방침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청와대로 진출한 인사들을 지역구에서 내치기도 어렵고, 직무대행을 선임해 영향력을 인정해줄 경우 다른 사고당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 탓이다.

민주당은 지난 13일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를 구성하고 2~3차례에 걸쳐 '청와대 사고당' 처리 방침을 두고 논의를 했으나 결론을 내리는 데 실패했다.

25일 현재 청와대와 정부 파견으로 인해 공석인 지역위원회는 총 14개다.
▲나소열 자치분권비서관(충남 보령·서천) ▲박남현 제도개선비서관실 행정관(경남 창원·마산·합포) ▲박수현 대변인(충남 공주·부여·청양) ▲백두현 정무수석실 자치분권행정관(경남 통영·고성) ▲백원우 민정비서관(경기 시흥갑) ▲신정훈 농업비서관(전남 나주·화순) ▲오중기 정책실 균형발전행정관(경북 포항 북구) ▲은수미 여성가족비서관(경기 성남 중원) ▲정태호 정책기획비서관(서울 관악을) ▲조한기 의전비서관(충남 서산·태안)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서울 강서을) ▲한병도 정무비서관(전북 익산을) 등 12명은 지역위원장으로 일하다 청와대 비서관 또는 행정관으로 입성한 경우다.

여기에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임명된 배재정 전 의원(부산 사상), 행정안전부 정책보좌관에 선임된 허대만 위원장(경북 포항 남구·울릉)의 지역구가 포함된다.

지역위원장에 선임되면 차기 총선 공천 과정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특히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에도 적잖은 영향력을 미친다는 점에서 관심의 대상이다.

현재 조강특위에서는 전직 지역위원장과 가까운 인사를 직무대행으로 임명해 전임자의 영향력을 인정해주자는 의견이 다소 우세한 편이다. 특히 현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직무대행 체제를 선호하는 의견이 강하다.

한 조강특위 위원은 통화에서 "공직으로 들어간 사람은 대선 승리에도 기여했고 지역 활동도 열심히 했다"며 "대부분 지난 총선에 출마했거나 앞으로 출마하기 위해서 지역에서 열심히 활동하던 사람인데 공직에 갔다는 이유로 새로 지역위원장을 임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의원은 "청와대에 가서 나라를 위해 애쓰고 있는데 그 사람의 자리를 뺏는 것이 맞나.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청와대에 간다고 자리를 빼면 누가 가려고 하겠냐"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통화에서 "내년 8월 전당대회에서 지역위원장을 새로 뽑는데, 그때까지만 직무대행을 하면 된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조강특위가 14개 지역위원장에게 사고당 후속조치에 대한 입장을 확인한 결과 1~2명을 제외하고는 직무대행 체제를 선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직무대행 체제를 하지 않을 경우 자칫 당청갈등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도 근거로 꼽힌다.

그러나 직무대행 체제가 아니라 새로 지역위원장을 선임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한 조강특위 위원은 통화에서 "청와대로 간 비서관들이 언제 복귀할지 알 수 없다"며 "장기간을 대행체제로 하는 게 부적절한 만큼 새로 선출하는 게 맞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 직무대행 체제로 갈 경우 새로 지역위원장을 임명하는 것에 비해 지방선거 준비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조강특위는 추석 이후인 다음달 11일 논의를 재개하기로 했다. 한편 청와대와 정부 파견으로 공석이 된 14개 지역위원회를 제외하고, 탈당 등으로 인한 19개 사고당은 오는 27일까지 공모절차를 마친 뒤 지역 실사를 거쳐 후임 지역위원장을 선정한다.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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