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막바지 주식, 부동산, 산업계 관통하는 키워드(keyword)는?

[일요서울 | 강휘호 기자] 길었던 추석 명절 기간 동안 잠시 휴식기를 가졌던 우리나라 경제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선 코스피 (KOSPI)  출범 이후 32년 만에 처음 으로 10일간 휴장했던 주식 시장은 벌써부터 각종 전망과 매도·매수 움직임으로 바쁜 모습이다. 1년 농사의 승패가 달린 성수기를 맞이한 부동산 분양 시장이나 마지막 분기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 하는 산업 시장도 분주하기는 마찬가지다. 반대로 골치 아픈 각종 현안들이 쌓여 있어 연휴가 끝나지 않기를 바랐을 것 같은 몇몇 기업과 인물들도 흥미롭다. 일요서울은 연휴가 끝난 우리나라 경제 시장의 분위기를 미리 들여다봤다.

# 주식 시장 - 연휴 끝나면 항상 올랐다

추석 전,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내자 투자자들은 매도와 유지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묻어두기를 택한 투자자들이 불안감을 어느 정도 내려놓아도 좋을 것으로 전망한다.

휴장 기간이 길어 어떤 악재가 불거질지 가늠하기 어려웠지만, 연휴 전 투자자들이 불확실성 해소 차원의 매도를 보이면서 주요 주가 지수가 대체로 하락하는 것으로 반영했기 때문에 개장 뒤 잠시간 조정 국면이 끝나면 금방 해소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경계 심리에 따른 연휴 전 조정 국면은 연휴가 끝난 뒤 금세 해소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증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5년간 3거래일 이상 연속 휴장한 설과 추석은 총 12회다.

명절 직전 5거래일 지수 흐름을 보면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0.03%. 0.53% 하락했지만 연휴 후 5거래일간 각각 0.86%, 0.81% 상승한 모습이다. 지난해 추석 때도 연휴 전 각각 5거래일 평균 3.03%, 1.83% 하락했으나 연휴 후 5일 동안 2.84%, 4.05% 상승했다.

물론 시기에 따라 반대의 모양새가 연출된 경우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연휴 이후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사례가 많다는 분석이다. 또 연휴 뒤 돌아오는 기업들의 3/4 분기 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연휴 이후 KOSPI 사상 최고치 돌파를 관측한 전문가도 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0월 주식시장은 긴 연휴 이후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며 “2009년 이후 연휴 이후 강세 가 두드려졌고, 올해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 부동산 - 분양을 받아야 돼? 말아야 돼?
 
 두 번째 관심은 부동산 시장이다. 매해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분양 시장 성수기가 찾아오고, 공급 일정을 미뤄 왔던 건설사들은 분양 물량을 집중한다. 올해 역시 10월 한 달간 주요 지역의 대대적인 분양 시장이 열린다.

그러나 올해 추석 이후 부동산 시장은 실수요자들과 다주택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이 예정돼 있고, 주거복지 로드맵도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고된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대책는 8.2 부동산 대책과 상호 보완적이면서도 전국 모든 주택에 적용될 만큼 강화돼 부동산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일선 부동산중개업자들 사이에서도 거래 절벽을 예상하는 목소리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현재 시장은 매도자와 매수자 간 팽팽한 신경전이 오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면서 “분양 시장도 마찬가지로 실제 정부의 대책 발표가 있기 전후로 이러한 ‘눈치보기’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정부가 8.2부동산대책과 9.5대책에 언급했던 정책들을 속속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추석 연휴를 앞둔 수도권 주택 분양시장에서는 쉬어가는 흐름과 규제 시행 전 막차를 타려는 움직임 역시 포착된 바 있다.

# 산업 현장 - 노동계 현안 산적, 회장님들의 거취는?
 
 산업 현장은 실적 발표를 제외하면, 노동 문제와 재벌 개혁이 여전한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산업, 노동계 최대 논쟁거리였던 통상임금 1심 판결에서 일부 승소함에 따라 각 기업 별 노조는 여세를 몰아 임금 인상을 위한 투쟁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른바 노동계 추투(秋鬪)라는 단어로 올해 하반기 산업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다만 이와 같은 현상이 노동자 권리 증진으로 나타날지, 산업 발전 저해로 귀결될지는 다소 시간을 두고 지켜볼 대목이다.

국정감사를 통해 짚어보는 비정규직, 하도급, 불법 파견, 가맹사업 등과 관련된 문제들도 하반기 산업 시장을 관통하는 핵심 사안이다. 또 하나는 재벌 개혁과 관련된 총수들의 문제다.

면면을 살펴보면 자택 공사와 관련해 회삿돈 유용 혐의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신병 처리가 결정된다. 지난 2월 17일부터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치르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0월 중순 이후 정식 공판을 받을 예정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 역시 10월 한 달이 매우 중요한 시기다. 롯데그룹이 지주사 전환, 안정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신 회장이 뇌물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점은 지주사 전환 이후 경영 활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3년 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현재 미국에서 체류하고 있는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퇴진을 압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터라, 10월 이후 경영 복귀를 준비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삼성과 롯데의 공정거래법상 동일인, 총수를 바꾸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지위 변화에도 관심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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