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제자교육법> 저자 정민 / 출판사 휴머니스트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역사에서 기억해야 할 인물들은 합리적인  선비정신으로 세상을 움직이려 했던 사상가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한 인물 중 다산 정약용은 농경사회에서 상공업 사회로 변하는 격변기를 살면서 토지의 공유와 균등 분배를 통한 경제적 평등을 실현하는 데 앞장선 인물이었다. 정치적으로는 인정과 덕치를 통한 민본주의적 왕도 정치의 실현을 중핵으로 삼은 실학자였다. 다산이 상황에 따라 명심해야 할 가르침을 정문일침 격으로 써내려 간 학술 자료들이 남아 있다. 이러한 자료를 근간으로 다산 정약용에 대한 근면한 연구로 수많은 저서를 남긴 정민 교수의 ‘다산의 제자 교육법'은 현대인들이 일상적으로 음미할 수 있을 만한 내용들을 주제별로 뽑은 책이다. 책을 통해 다산의 제자들을 향한 애정과 엄격한 스승의 교육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다산의 증언을 발굴하고 연구해 온 정 교수가 동시 출간하는 ‘다산 증언첩’과 ‘다산의 제자 교육법’은 다산 증언의 학술적 의의 및 가치를 연구하려는 전문 독자와 다산의 가르침을 삶 속에서 실천하려는 일반 독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기획물이기도 하다.

소장판 ‘다산 증언첩’은 지금까지 발견된 다산의 모든 증언을 담았으며, 원문과 번역문뿐만 아니라 증언첩의 서지, 전후 맥락, 내용 구성 등을 상세히 정리한 해설을 덧붙였다. 특히 다산 친필 증언첩 사진을 모두 수록하여 자료적 가치가 높다. 보급판 ‘다산의 제자 교육법’은 다산의 증언 중 일반 독자들이 늘 곁에 두고 읽으며 음미할 만한 글을 추려 엮었다. 사물에서 발견하는 교훈, 주거 관리와 경제생활,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 등 다산의 가르침을 주제별로 분류해 독서에 흐름을 주었다. ‘다산 증언첩’과 ‘다산의 제자 교육법’두 책의 항목별 해설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하나의 콘텐츠를 다르게 구성하고 편집해 다산의 목소리를 전문가와 일반인으로 나뉘는 두 독자층에 각각 맞게 전달하고자 했다.

특히 다산의 제자 교육법을 통해 제자의 신분과 상황, 환경에 알맞게 내려진 다산의 맞춤형 교육 신념은 학생 개개인의 개성과 특성를 도와야 하는 오늘의 교육 현장에 새로운 울림을 전한다.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제자별로 건네줬던 다산의 증언첩에는 여러 주제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책에서는 사물에서 읽는 의미, 산거 생활과 이상 주거, 학문을 해야 하는 까닭, 공부법, 공직자의 마음가짐 등 다섯 가지 주제로 갈래를 지었다. 이렇게 주제를 나누고 계통을 만든 다산의 증언을 살펴보면 그가 남긴 가르침의 뜻과 방향이 얼마나 명확한지 알 수 있다. 일상에서 발견한 통찰을 통해 인간이 왜 사는지를 묻고  거처를 가꾸고 경제생활을 돌보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일러주며 어떻게 일상을 꾸릴지 조언하며 해이해진 마음을 다잡고 학문에 매진하도록 독려하는 등 다산의 글에 담긴 참스승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았다.

저자는 서문에서 “때로는 따끔하게, 한편으로 깊은 애정을 담아 건네진 이들 글 속에는 다산의 위대성이 맥맥이 살아 있다. 다산은 수틀리면 불벼락을 내리고, 때로 새초롬하게 삐치기도 했다. 다시는 안 볼 것처럼 불호령을 내리다가, 조금 잘하면 속없이 무너졌다. 저마다의 개성과 놓인 환경에 따라 꼭 맞게 처방한 훈계는 제자들의 가슴에 깊이 스며 평생 잊지 못할 가르침으로 각인되었다”고 밝혔다. 저자의 또 다른 저서로는 ‘다산의 재발견’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삶을 바꾼 만남’ ‘한시 미학 산책’ ‘옛사람이 건넨 네 글자’ ‘미쳐야 미친다’ ‘비슷한 것은 가짜다’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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