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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군 복무를 하지 않은 한국 출신 외국 국적자는 앞으로 국내 경제활동이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지난달 28일 국회는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전까지 대한민국 출신 외국 국적자, 이른바 ‘검은머리 외국인’들은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병역 이행을 하지 않은 남성 외국 국적자는 이러한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재외동포 체류자격 제한법’ 호평 // 법안 시행 후 변화에 떠는 사람은?

국민의 4대 의무 중 하나인 국방 의무가 모든 국민에게 공평하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병역 의무를 기피할 목적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버리고 외국 국적을 취득한 ‘검은머리 외국인’들이 취업과 경제활동에서 대한민국 국적자에 필적하는 혜택을 받는 일이 없도록 법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이제 한국에서 취업과 같은 경제활동을 하려면 다른 외국인과 마찬가지로 비자 심사를 거쳐야 한다. ‘검은머리 외국인’은 금융계나 증권계에서 외국 자본인 척하면서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것을 가리킨다.

강화된 제한 조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김중로 국회의원이 지난해 9월 중순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지난 7월까지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 또는 이탈한 병역 대상자는 1만7229명으로 집계됐으며, 이를 연평균으로 계산하면 3400여 명에 달한다.

장기 거주 등을 통해 외국 국적을 취득하고 한국 국적을 ‘상실’한 남성이 1만5569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이중 국적 남성이 18세 이전에 외국 국적을 선택하는 것을 뜻하는 ‘이탈’에 해당하는 남성은 1660명이었다.

이들이 선택한 국적은 미국이 8747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 3077명, 캐나다 3007명 등이었다.

특히 이들 국적 포기자 가운데 31명은 4급 이상 고위공직자 27명의 직계 비속으로 드러났으며, 대부분 이중 국적자였다가 한국 국적을 버렸다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김 의원은 “흙수저는 원하는 시기에 입대하지 못해 줄을 서는데 금수저는 외국 국적을 앞세워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병역 의무를 안 마친 ‘검은 머리 외국인’에 대한 국내 경제활동 제재, 입국 요건 강화 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김영우 바른정당 의원은 재외동포 체류 자격 부여 제한연령을 40세로 보다 강화한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은 현행법이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국적을 포기한 경우에만 재외동포 체류 자격을 제한한다는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또한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어려워 실효성이 낮다고 판단해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이 노린 대상은 주로 사회지도층이나 부유층 등 기득권층이다. 이들이 발의한 이유에도 ‘외국 국적 동포 중 병역의무 대상자는 사회지도층이나 부유층 인사들의 자녀가 대다수를 차지하여 이들에게 병역 회피 후 국내 체류하는 것을 규제하지 않는다면 병역 정의에 대한 일반 국민의 불신이 커지고, 병역 부담에 관한 국민적 일체감이 저해되어 국방이라는 국민의 총제적 역량에 손상을 미치게 됨’이라고 나와 있다.

6개월 후에 본격 시행에 들어가는 이번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외국 국적자에게는 일괄적으로 재외동포 체류 자격을 제한한다는 것. 이전까지는 병역 기피를 위한 국적 포기가 뚜렷한 경우로만 한정했다.

우선은 부모가 외국에 체류하는 동안 태어난 선천적 이중 국적자가 병역 의무가 발생하는 만 18세 이전에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한 경우다. (제5조 1항)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났으나 중간에 외국 국적으로 바꿀 경우에는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외국 국적을 취득한 경우’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주지 않을 수 있다.(제5조 2항)

문제는 ‘병역을 기피할 목적’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곤란하다는 것이다.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외국인이 되려는 사람이 ‘군대에 안 가려고 외국 국적을 취득했다’고 실토할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현행법으로는 병역 기피 목적으로 외국 국적을 취득한 이들을 걸러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두 가지 단서 조항을 없애고 병역 기피 목적을 따지는 대신 병역을 이행했는지, 혹은 합당한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았는지만 재외동포 체류 자격 부여를 위한 판단 기준으로 삼기로 한 것이다. 즉, 대한민국 국적 보유자라면 마땅히 군대를 가야 할 남성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군대에 가지 않으면 재외동포가 아닌 그야말로 ‘외국인’으로 대우하겠다는 뜻이다.

한편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참에 군대 안 간 고위공직자와 재벌도 당장 퇴출해버리자” “오랜만에 국회가 일한 거 같다” “이런 법안에도 불구하고 분명 틈새를 노리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이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좀 더 촘촘한 규제가 필요할 것이다”등 대체적으로 이 법안의 필요성이 강조됐으면 하는 바람을 보였다.

비판 대상자 올바른 선정이 관건

그러나 일각에서는 의무를 지지 않고 이득만 누리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은 정당하지만, 비판의 대상을 올바르게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또 한번도 대한민국 국적을 갖지 않은 외국인은 이 법에 저촉받지 않는 것에 대해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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