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폐기 발언’ ‘특정 기업, 기업인 옹호 발언’ 등

잇단 돌출 발언에 문재인 대통령의 ‘특혜’ 논란까지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잇단 돌출 발언이 논란이다. 그는 자동차업계 사장단과의 간담회 직후 정부 입장과 상반된 한·미 FTA 폐기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중국 더블스타가 추진해온 금호타이어 인수합병과 관련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손을 들어주는 듯한 발언을 해 구설에 오르고 있다. 특히 그의 발언은 특정 기업에 직접 타격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중국 공장 증설을 승인 요청한 LG디스플레이에 쓴소리 남겨, LG디스플레이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백 장관이 돌출 발언을 아끼지 않는 탓에 논란의 불씨는 잠잠해지지 않고 있다. 이에 산업 구조조정 등 현안을 이끌어야 할 수장의 발언으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 높아지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에 몸담아 장관직까지 올랐다는 등 특혜 의혹까지 불거지며 백 장관의 입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 장관의 발언이 연일 구설에 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과 만난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가 ‘돌출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백 장관은 지난달 4일 자동차업계 사장단과의 간담회 직후에도 “폐기에 따른 문제점들도 하나의 가능성 중 하나에 포함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한·미 FTA 폐기 가능성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언급된 것이다. 지난 8월 미국 측의 ‘FTA 재협상’ 요청에 이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일(미국시각) “한국과의 FTA 폐기 여부를 논의하겠다”라고 밝히는 등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는 상황에 산업부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한·미 FTA 폐기 가능성은 없다고 못 박은 정부의 기존 입장과 상반 돼 논란으로 이어졌다.

백 장관의 FTA 폐기 발언 논란이 거세지자 산자부가 곧바로 진화에 나섰다. 산자부 측은 해명자료를 통해 “모든 가능성 대비를 뜻한다”라는 뜻으로 정부의 기존 입장은 그대로라고 해명을 내놨지만 지적이 이어졌다.

기업에 직접 타격으로

또 같은 날 중국 더블스타가 추진해 온 금호타이어 인수합병과 관련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손을 들어주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그는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해 “중국 업체 더블스타에서 매각 가격 인하를 요청하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우선매수청구권이 생겼다”며 “가장 좋은 건 박 회장이 컨소시엄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해당 발언은 재인수 주체로 박 회장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역시 산자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금호타이어 매각과정의 절차적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특정 인수 주체에 대한 선호를 밝힌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하며 수습에 진땀을 뺐다.

특히 백 장관의 발언이 기업들에게 직접 타격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달 18일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백 장관은 산업부에 중국 공장 증설을 승인해 달라고 요청한 LG디스플레이에 “중국에 투자하는 것보다 국내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이 발언 이후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약 10% 가량 하락하는 등 백 장관의 ‘돌출발언’이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사례로 남게 됐다.

그러나 이 일이 있고 난 이후인 지난달 27일 가전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에서 백 장관은 “삼성 냉장고를 써 보니 디자인이 소비자에게 불편하게 돼 있더라”며 “그 뒤부터 삼성 가전제품은 안 쓰고 LG 제품만 쓴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져 업계에서 논란이 일었다. 당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 발동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던 때로 발언이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업계의 어려움을 듣고 정부와의 고통분담 차원의 간담회가 아니다”며 업계 간담회를 하지 않는 것이 업계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말도 터져 나오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 산업 구조조정 등 현안을 이끌어야 할 수장의 발언으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의도와는 다르게

앞서 청와대는 산자부 장관 인선에 많은 고민을 거듭했다. 이는 4차 산업혁명 수행을 통한 국부 창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무역질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등의 국가적 과제를 안고 있어 장관 인선이 쉽지 않았던 탓이다. 고민 끝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당시 백운규 한양대 교수를 지명했다.

당시 청와대는 백 장관 임명에 대해 에너지 기술 분야에 천착해 온 교수 출신의 인사로 향후 산업, 무역, 자원 정책이 기술을 바탕으로 전개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한 바 있다. 정부의 기대감과 달리 백 장관의 돌출발언으로 인해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에 몸담아 장관직까지 올랐다는 등의 특혜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어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백 장관은 1964년 경남 마산 출신으로, 진해고와 한양대 무기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버지니아폴리텍주립대에서 재료공학 석사, 미국 클렘슨대에서 세라믹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특히 그는 한국에너지자원기술기획평가원 이사,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전문위원, 미래부 다부처공동협력기술특별위원회 위원을 거쳐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 겸 제3공과대학장을 맡았다.

오유진 기자  oyjfox@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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