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철희(좌),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 <뉴시스>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문재인 정부 첫 국정감사가 지난 12일부터 일제히 시작됐다. 이번 국감은 올해 초 대통령 탄핵 사건 이후 출범 5개월이 지난 정부를 상대한 것이어서 이전 국감과 달리 공세 수위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통상 ‘창과 방패’ 싸움이 아닌 ‘창과 창’이 서로 격렬히 부딪히며 맞붙는 양상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추진했던 각종 정책이나 비위 의혹들을 파헤쳐 ‘과거 정부의 적폐’를 청산하겠다고 벼르고 있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적폐 청산이 정치 보복임을 부각시키며 새 정부 출범 이후 외교·안보·경제·복지 등 전 분야에서 불거진 문제를 ‘현 정부의 신(新)적폐’로 규정, 대대적 공세를 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감 최전방 공격수로 존재감을 과시하는 의원들이 있어 주목된다.

민주 이 MB 정권 ‘댓글공작’·군 보안 문제 연일 폭로
한국 정 盧 대통령 겨냥하며 MB 방패 자처…“文 안보 무능”
국민 이 ‘이슈 메이커’…정책 질의 집중, 바른정당과는 ‘연대 선봉’
바른 김 文정부 역주행 “보수대통합” 카드 꺼내며 이슈 한가운데 서
정의 노 촌철살인과 관록 겸비…소수·초선 즐비 정당 이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댓글공작’은 크게 두 기관에서 이뤄졌다. 국가정보원과 군 사이버사령부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군 사이버사의 무차별적 공작 행위와 군 보안 문제, 허술한 무기 체제 도입 등을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 의원은 12일 국방부에서 열린 국감에서 사이버사의 댓글 의혹에 대한 부실한 자체수사 결과를 지적하면서 “(당시 최종 수사 발표에는) ‘국내외 지시나 국정원 비롯한 타 기관과 연계된 조직적 대선 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으나) 지금 드러난 걸로 보면 축소·은폐 수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이버수사가 2011~ 2012년 유명인사들의 SNS 동향을 파악했다는 사실도 폭로했다. 그에 따르면 유명인사에는 문재인 박원순 등 당시 야권 인사뿐 아니라 홍준표 나경원 등 여권 인사도 포함됐다. 아울러 이효리·윤도현·MC몽 등 가수와 야구선수 이승엽의 이름도 동향 파악 대상에 있었다.

이 의원은 댓글 공작과 SNS 사찰 의혹과 관련해 송영무 장관을 향해 “국방부 재조사가 느슨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군의 신속한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그는 군이 최신 작전계획을 북한에 해킹당해 이른바 ‘김정은 참수작전’ 등 구체적인 군사기밀 내용까지 유출된 사실을 폭로했으며,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사드 배치를 계획 시점과 달리 서둘렀다는 ‘사드 알박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최근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의정활동에 대해 “우리 군이 더 강한 군대, 이기는 군대가 되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며 “군이 제자리 잡는 데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거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초 20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입당했다. 그는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지냈던 김한길 전 의원(국민의당)의 보좌관 출신이지만, 당시 국민의당으로 가지 않고 민주당을 택했다. 그는 입당 기자회견에서 “부부 간에도 정치적 선택은 존중하는 게 맞다. 저도 그 분의 선택을 존중하고 그 분도 저의 선택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못난 놈이 될지언정 나쁜 놈은 되지 않겠다”며 “핫(hot)하게 붙어보고, 지면 쿨(cool)하게 사라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의원은 재야 시절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을 역임하며 정치평론가로서 활약했다. 2013년 JTBC의 시사예능프로그램인 ‘썰전’에 출연하면서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다.

논란의 중심, 정진석
총대 메 반격 ‘올인’


최근 자유한국당에선 정진석 의원이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정무수석을 지낸 정 의원은 MB 정권에 대한 적폐청산 작업이 본격화되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해 막말성 공세를 취하며 이슈의 중심에 섰다.

정 의원은 지난달 말 ‘정진석이 치켜든 방패’라는 한 언론의 칼럼을 자신의 블로그에 게재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방패로 나서 문재인 정부의 출발점인 참여정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정면 조준해 보수 우파의 수호병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 수사 등 문 정부의 적폐청산 화살이 전전(前前) 정부로 향하자 정 의원이 총대를 멨다”는 내용을 인용, 현 정부 적폐청산 작업에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고 있음을 방증했다.

국회 국방·정보위원회 소속인 그는 12일 국방부 국감에서 ‘공관병 갑질’ 논란을 일으키며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찬주 육군 대장의 사법 처리가 부당하다며 그를 적극 두둔했다. 정 의원은 “박찬주 대장은 무리하고 가혹한 적폐청산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1차 질의를 박 대장 두둔에 모두 할애했다.

정 의원은 지난 11일 보수야당들의 모임인 ‘열린토론 미래’에서 현 정부의 안보 무능을 지적하며 “우리 정부의 대응태세가 갈팡질팡, 우왕좌앙하며 일관성을 상실했다”고 비판, 향후 국감에서도 안보 정책에 대해 공세를 펼치면서 적폐 강공에 맞설 것으로 보인다.

언론인 출신인 그는 2000년 16대 총선에서 여의도에 입성한 뒤 17,18,20대까지 당선된 4선 의원이다. 2010년 청와대 정무수석을 거쳐 2013년엔 국회 사무총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말까지 새누리당(현 한국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사무총장 시절 그는 150명의 국회 비정규직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파격 결정을 하기도 했다.

왼쪽부터 국민의당 이언주, 바른정당 김무성, 정의당 노회찬 의원 <사진=정대웅 기자>
‘구설’ 이언주,
여당엔 각, 야당엔 손길


국민의당에선 이언주 의원이 주목 인사로 꼽힌다. 현안 발언과 관련해 수시로 입방아에 오른 이 의원은 최근엔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 사안에 앞장서며 주목받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이 의원은 13일 국세청 대상 첫 국감에서는 정책 질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에 주어지는 세무조사 관련 혜택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감 자리에서 대표적 당내 자강파였지만 금품수수 혐의로 자리에서 물러난 바른정당 이혜훈 전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관심을 끌기도 했다.

변호사 출신인 이언주 의원은 대기업에 입사한 뒤 2009년엔 37세 나이로 최연소 법무총괄 상무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돼 정계에 진출했다. 지난해 20대 총선도 민주당 간판을 달고 출마해 당선됐다.

하지만 올해 4월 조기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민주당을 전격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적을 옮겼다. 이후 정부여당에 강하게 각을 세우고 있는 그는 비정규직 비하 발언 등 각종 현안과 관련해 막말 논란을 일으키며 여러 차례 이슈의 중심에 올랐다.

보수 대단결로 여당 위협
정계 개편의 중심, 김무성


국회 외교안보위원회 소속인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은 현 정부의 안보관과 경제·복지 역주행을 강력 비판하면서 이를 막기 위한 대안으로 ‘보수대통합’을 주장하고 있어 주목도가 높은 인물이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가시권인 만큼 보수 통합에 따른 정계 개편으로 국감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과 김영우, 김용태, 황영철 의원 등 바른정당 통합파 9명은 11일 모임을 갖고 보수대통합을 기치로 집단행동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다음달 13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의 후보 등록일인 이달 26일까지 자강파 수장인 유승민 의원을 설득하는 데 실패하면 탈당이 불가피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유 의원은 현 시점에서 한국당과의 통합은 명분이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어서 분당 사태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수 세력 속 존재감
진보계 3선 노회찬


끝으로 정의당에선 노회찬 의원이 주목되는 인물로 단연 꼽힌다. 수많은 현안이 오가는 국감 가운데 소수 의석에다 초선 의원들이 대부분인 당 상황에서 진보정당 3선인 그의 존재감은 남다를 수 있다.

관록과 촌철살인 어법을 겸비한 노 의원은 그간 여러 차례 ‘사이다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대선 무렵 국민의당 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해 이유미 씨 단독 범행이라고 국민의당이 밝히자 이를 ‘냉면집 주인-대장균’에 빗대 표현해 이슈가 됐다. 국민의당 행태를 “여름에 냉면집 주인이 ‘균이 나를 속였다. 대장균 단독범행이다’라고 얘기하는 것”이라며 우회 비판했다.

최근엔 안보 문제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대화 기조를 보수 야당을 중심으로 “대화 구걸”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한국당 의원들이 전술핵 재배치 사안으로 미국을 방문하자 이를 “핵 구걸”이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노 의원은 13일 헌법재판소 국감에서 ‘김이수 대행 체제’에 대한 여야 대립으로 국감이 파행되는 사태가 벌어지자 “‘국회의원 분리수거’를 위한 국민소환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정감사가 11월 초 최종 마감될 예정인 가운데 이틀 간 법사위와 교문위(교육문화체육관광위), 행안위(행정안전위)가 파행 등을 겪으며 향후 순탄치 않은 국감이 예상된다.

권녕찬 기자  kwoness7738@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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