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포천고속도로가 개통됐다. 서울에서 포천으로 가는 길이 단축됐다는 뜻. 가까운 듯 멀게만 느껴졌던 포천을 당일치기로 다녀와도 좋을 것 같아 무작정 차를 타고 포천으로 향했다.
강변북로를 타고 구리로, 다시 세종포천고속도로를 달려가니 어느새 목적지 포천이다. 포천에는 아침과 낮 그리고 밤에 각각 어울리는 명소들이 있다. 인적이 드문 시간에 찾아가면 좋을 국립수목원을 시작으로, 밤의 빛이 내린 허브아일랜드까지. 드라이브 중간 중간 이색 명소를 찾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하늘 좋은 가을날, 하루를 온전히 포천과 함께해도 괜찮은 드라이브 코스를 소개한다. 기왕이면 제이슨 므라즈의 ‘Long Drive’를 들으며 급할 것 없이 천천히. 그러다 보면 어느새 포천 한 바퀴.
세종포천고속도로에서 금강로로 빠져 나와 광릉수목원로를 따라가는 길에 각각의 명소들이 자리 잡고 있다. 각 여행지가 포천의 가장 남쪽에 있어 아래에서 출발해 위로 올라가는 루트를 잡으면 좋다. 포천시청 부근까지 가기 위해서는 다시 세종포천고속도로를 타야 하니 참고할 것.
새벽안개가 어슴푸레 스쳐 지나가는 아침,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포천 가장 아래쪽에 걸쳐 있는 국립수목원. 우리에게는 광릉숲, 광릉수목원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곳으로 지난 2010년 유네스코 생물권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국립수목원에서 약 1km 정도 거리에 위치한 아프리카 예술 박물관. 포천에 아프리카 예술 박물관이 있다는 사실이 조금 생소할 만도 하다.
매표소에서 박물관 입구까지 이어진 정원과 산책로에는 아프리카 관련 조형물이 설치돼 있고, 실내 전시실에는 그보다 많은 예술 작품이 기다린다.
제1전시실에는 아프리카 문화와 예술을 확인할 수 있는 토속신앙과 전쟁, 사냥 등에 대한 작품이 전시돼 있고, 제2전시실에서는 아프리카인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포천에 연꽃으로 유명한 마을이 있다는 소식에 구불구불한 마을길을 따라 찾아간 울미연꽃마을. 가장 먼저 나타난 것은 수북하게 늘어선 연꽃 군락이다.
▲ 활기로 가득찬 오후 드라이브 코스
북쪽으로 갈수록 산이 많아 여행지를 가기 위해 왔던 길을 되돌아가거나 빙 둘러 가야 하는 일이 많다. 포천 시내에서 북쪽으로 가려면 호국로를 이용해 위쪽으로 우물목길과 산정호수로를 따라가면 원하는 여행지로 갈 수 있다.
술을 좋아하는 이라면 놓칠 수 없는 산사원은 산사춘 등을 생산하는 배상면주가에서 운영하는 전통술 갤러리다. 1층에는 전통술 제조 방법과 관련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고, 지하 1층에는 전통술 시음과 구매를 할 수 있는 장터가 있다.
포천 아트밸리는 원래 폐석장이었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망가지고 파괴된 돌산을 포천시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내내 버려져 있던 곳을 사람들이 찾아오는 여행지로 되살린 만큼 그 의미는 꽤나 뜻깊다.
비둘기낭 폭포는 비둘기 둥지처럼 움푹 파인 낭떠러지라는 의미로 과거 폭포 뒤편에 있던 동굴에 백비둘기들이 집을 짓고 살았다 해 이름 지어졌다.
▲ 밤에 더 빛나는 드라이브 코스
포천에서 서울로 돌아가는 길을 이용해 둘러볼 수 있는 코스로, 이미 낮에 지났던 길을 다시 이용한다. 산정호수로에서 호국로, 가영로, 청신로 등을 따라 내려온 후 세종포천고속도로를 타면 바로 포천 드라이브 여행의 마무리.
빛이 내린 우물, 산정호수
포천에서 가장 유명한 여행지 산정호수. 산속에 커다란 우물처럼 자리 잡은 산정호수는 주변 경관과 한데 어우러진 뛰어난 자연경관 덕택에 매년 수많은 여행객들이 찾고 있다.
야간에도 산정호수를 즐길 수 있도록 포천시에서 ‘산정호수 별빛여행’이란 테마로 야간경관 조명을 설치한 것. 사방에서 반짝이는 빛들의 향연에, 늦은 밤 찾은 산정호수가 더욱 아름답다.
올해 말까지 열리는 불빛동화축제 소식을 듣고 늦은 밤 허브아일랜드를 찾았다. 화려한 밤의 왕국은 온갖 조명으로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사진제공=여행매거진 Go-On>
프리랜서 엄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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