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쳐모여!”···보수단체 ‘총동원령’

<사진=정대웅 기자>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검찰이 지난 4월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긴 이후 박 전 대통령이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심경을 발표해 보수층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6일 법정에서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법치의 이름으로 한 정치적 보복은 저로 끝났으면 좋겠다”는 일명 ‘옥중 메시지’를 밝히면서 태극기를 든 보수층이 집결하는 모양새다.

‘믿음’으로 대동단결···“박근혜 즉각 석방하라”
조원진 의원, 단식투쟁 이어가···“태블릿 PC 허위 판명”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6일 법정에서 구속 연장 결정을 두고 “여론 등의 압력에도 오직 헌법과 양심에 다른 재판을 할 것이라는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하지만 절 믿고 지지해주는 분들이 있고 언젠가 반드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여러 언론에서는 이를 박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일정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했다.

앞서 지난 13일 법원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영장을 추가 발부하자 법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지지자들은 분통을 토해냈다. 일부 지지자는 발을 동동 구르며 대성통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부터 법원 앞은 태극기 물결로 뒤덮였다. 낮 한때 500여 명에 달하는 이들이 모여 법원 앞 2개 차로를 점거했고 철야농성을 하며 삭발과 단식투쟁을 벌이는 이들도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지자들은 “정권이 애국보수를 개‧돼지 취급하고 있다”며 “죄 없는 박 전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들은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죄 없다”
 
박 전 대통령의 공식 입장 발표 이후 지속적으로 열리는 대규모 태극기 집회는 이러한 박 전 대통령의 ‘믿음’에 응답하는 취지에서 이뤄지는 투쟁으로 관측된다.

지난 18일 대한애국당은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총동원령! 21일(토) 오후 2시 마로니에, 박근혜 대통령 정치투쟁선언지지 제20차 태극기집회’라는 공지글을 게재해 세력 결집에 나섰다.

이들은 공지사항을 통해 “투쟁의 의지를 말씀하시면서 (박 전) 대통령께서는 ‘저를 믿고 지지해 주시는 분들이 있고 언젠가는 반드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 믿기 때문’이라고 하셨다”며 “바로 우리 태극 애국 동지들에게 직접 모두 이 투쟁에 동참하라고 말씀하신 것이라 생각된다”고 태극기 집회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대한애국당 공동대표인 조원진 의원은 박 전 대통령 구속연장에 반발하며 국회 현관 앞에서 파란색 천막을 치고 단식 투쟁을 이어가기도 했다. 조 의원은 “죄 없고 깨끗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즉각 석방하라”며 단식 투쟁의 이유를 설명했다.

또 조 의원은 지난 1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변희재 대한애국당 정책위의장과 당원들을 데리고 나타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조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의) 단초가 됐던 태블릿 PC가 허위로 판명되고 증인들이 양심의 진실을 말하고 있는 상황에서 진실을 알려줄 물증을 숨기고 있다”면서 “법조인들조차 납득하기 어려운 심증 재판과 법리를 역행하는 구속연장을 시도하는 검찰은 도대체 무엇을 위한 억지를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지 개탄스럽다”고 비난했다.

조 의원은 더 나아가 “8개월의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한 푼도 돈을 받지 않은 깨끗한 대통령임이 밝혀졌다”면서 “뇌물죄는 아예 성립되지 않는다. 뇌물죄, 제3자 뇌물죄, 경제 공동체, 그 어느 것 하나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밝혀진 게 있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죄가 없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계파 나뉜
태극기 부대

 
현재 태극기 부대는 ‘박근혜 전 대통령 구명 총연맹’,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본부’, ‘태극기혁명 국민운동본부’, ‘태극기 행동본부’ 등으로 5개 이상의 단체들이 21일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열겠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태극기 부대들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파면을 비판하고 무죄를 주장하며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이 밖에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도 집회를 앞두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박사모 카페 게시판에는 ‘참을 만큼 참았다’, ‘박 대통령님은 피눈물을 토하시는 데’ 등의 게시물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박사모 관계자는 “우리가 외친다고 석방이 되겠느냐 할 순 있지만 구치소 안에서 우리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린다고 한다”며 “우리의 사랑을 대통령께 들려드리기 위해 석방 촉구 집회를 한다”고 했다.

한편 태극기 집회는 그간 500~3000명이 모이는 수준에 그쳤으나 박 전 대통령 구속 연장‧옥중 메시지의 영향으로 상당수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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