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10월 13일, 7일, 1일에도 북한과의 협상 무용론을 거듭 역설했다. 그는 북한과 협상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잘라 말했고 “25년간 북한과 대화하면서 합의했고 막대한 돈을 지급했지만 효과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의 외교안보 핵심 라인도 외교적 노력은 다 하겠지만 북한에 “대화를 구걸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무용론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미·북 대화 언급에 대한 면박이었다. 틸러슨 장관은 9월30일 북한과 2-3개 정도의 직접 소통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며 대화 접근을 공개했었다.
미국은 1993년 1차 북한 핵 위기 이후 북과 대화했다. 하지만 모두 북에 의해 기만당했다. 2003년 6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존 체임버스 위원장은 북한을 ‘깡패국가’ ‘계약을 지키지 않는 나라’라며 “북한과의 협상은 바보짓”이라고 단언했다.
한국은 45년전인 1972년 북한과 대화를 시작했고 1992년엔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도 채택했다. 뿐만 아니라 친북좌편향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은 북한과 정상회담을 두 차례나 했다. 두 정권 시절 정부와 민간인들이 평화와 교류협력을 위해 북에 제공한 현금과 현물은 무려 67억5천만달러(6조1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북한은 6차례 핵실험을 자행했으며 남한을 핵으로 ‘짓뭉갤 것’이라고 공언한다. 김대중·노무현의 친북유화 노선을 승계한 문재인 대통령은 10월 11일에도 대화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제재와 대화 병행’을 주장했다.
미국은 1994년부터 25년 동안 북한과 대화했고 핵 포기를 다짐받는 4개의 합의문 및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하지만 북한은 4개 문서들을 모두 짓밟고 6차례나 핵실험을 했다. ‘북한과의 협상은 바보짓’이었고 ‘시간 낭비’였음이 입증되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04년 6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믿을 수 없다며 대화를 거부했었다.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부시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김정일이 부시와의 직접 대화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은 “그런 국가는 신용할 수 없다. 증인이 있는 자리가 아니면 안 된다”며 일축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북한과 대화, 핵 폐기를 다짐받는 3개 합의서들에 서명했다. 그는 북한을 “신용할 수 없다”서도 합의서들을 채택한 것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대공 유화책을 주문(呪文)처럼 외어대는 진보계 언론*정치권에 휘둘린 탓이었다. 진보측은 북한과 협상하고 합의하면 북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한다고 착각했고 지금도 그런 망상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틸러슨의 대화 시도를 ‘시간 낭비’라며 면박을 준 것은 진보측의 대화 촉구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재선에서의 표를 의식, 진보측 대화 주장에 부시처럼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된다. 더욱이 그가 기업인 출신으로 흥정하는데 자신감을 가졌다는데서 타협에 덜컥 나서지 않을까 걱정된다.
미국은 25년, 한국은 45년 동안 북한과 대화했지만 속기만 했다. 미국과 한국이 가야할 길은 분명하다. ‘깡패국가’ 북한과의 대화는 ‘시간 낭비’이며 ‘바보짓’인 만큼 대화에 집착 말고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 까지 제재와 압박으로 가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말로는 “북한이 못 견딜 때 까지 압박을 계속”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행동으로는 여러 차례에 걸친 미국의 추가적인 대북 독자 제재 요청에 대해 석 달째 검토 중이라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남북정상회담과 대화에 집착한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바보짓’인 대화에 매이지 말고 자신의 말대로 북한이 “못견딜 때 까지 압박을 계속”해야 한다.


■ 본면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정용석 교수  ilyo@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