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중소기업 육성하겠다고 했는데...대기업 아니면 참여할 수 없나”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에너지정책 의지가 확고하다. 자연스럽게 친환경 재생에너지 분야에 관심이 솔리고 있다. 대표적인 친환경 에너지는 태양광이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는 우수한 수상태양광 관련 기술을 갖고 있어 발전가능성이 높다는 평이다. 하지만 우수한 기술력을 갖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공정한 경쟁을 하기에는 장애물이 너무 많은 게 현실이다.
 
한국농어촌공사
세계 최대 규모 수상태양광 사업 진행

 
지난 7월 7일 한국농어촌공사는 올해 충남 당진 석문호(100㎿)와 대호호(100㎿), 전남 고흥 고흥호(80㎿) 등 담수호 3곳에 총 280㎿급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규모가 약 5천억 정도다. 사업을 통해 석문호 등 담수호 3곳에 80~100㎿ 규모의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이 들어서면 우리나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을 보유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중국 화이난시에 설치된 40㎿급 수상태양광발전소가 단일규모 세계 최대였다.
수상태양광 발전은 육상태양광 발전보다 10% 이상 발전 효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까지 높일 계획이다. 좁은 국토 면적에서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수상태양광 발전은 더욱 각광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업이 완료되면 우리나라는 ‘연간 16만톤’의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소나무 약 118만 그루를 심었을 때 감축할 수 있는 양이다.
공사는 오는 25일 접수한 업체들의 사업제안서를 평가한 뒤 최종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평가 결과 발표를 앞두고 일부 중소기업들 사이에서 대상기업 선정과정이 불공정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각종 평가 항목 등이 대기업에 유리하기 때문에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없다는 얘기다.
 
제3자 제안입찰방식
왜?

 
한국농어촌공사의 석문호‧대호호‧고흥호 수상태양광 발전시설 사업공고는 제3자 제안입찰방식으로 진행됐다. 수상태양광 사업에 대한 공사의 제3자 제안입찰방식은 처음이다. 일반입찰방식이 아니다 보니 수상태양광 관련 기술을 갖고 있다고 해서 모두 다 지원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중소기업 관계자 A씨는 “문재인정부 출범 후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를 만들고 중소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는데 정부의 산하기관인 공기업 주관 사업은 대기업이 아니면 사업에 참여할 수 없는 벽에 부딪치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공사 측 관계자는 “(제3자 제안입찰방식 이유는 이 사업이) 공동협력사업으로 공사가 단독으로 한 게 아니다. 최초 제안자가 있고 그 다음에 그걸 근거로 3자 공고를 붙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억 이상 소요되는 대규모 공사이기 때문”이라며 “차후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문제는 ‘최초제안자 우대’ 방침에 따라 최초 제안기업에게 총 평가배점의 5%를 가산점으로 준다는 규정 때문에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A씨는 “나라장터 입찰결과를 보면 대부분의 입찰이 0.5점 이내의 점수 차로 입찰자가 결정이 된다. 그런데 그 10배에 달하는 5점 가점을 제안업체에 주고 다른 업체와 경쟁을 하면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사 측 관계자는 “그렇지는 않다. 일부 그런 면도 있지만 평가를 해 봐야 한다. (결과가) 뒤집힐 수도 있다. 과점 주는 부분은 규정이 다 있다”며 “민투법(민간투자법)에는 최초제안자에게 10%까지 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걸 확 낮춘 거다”라고 설명했다.
 
평가위원회
믿을 수 있나?

 
사업자 결정시 불투명한 평가위원회가 문제가 되는 경우도 많다. 공사의 수상태양광 입찰공고도 마찬가지다.
이번 사업자 평가에는 총 7명의 평가위원이 사업자 평가를 진행한다. 공사 측에 따르면 외부위원 4명, 내부위원 3명으로 평가위원회가 구성되고 적합성을 평가한다. 일각에서는 내부위원으로 공사 직원 3명이 들어가 있어 형평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공사 측 관계자는 “누가 선정될지 모르게 해야 하기 때문에 인력풀에서 프로그램을 돌려 (평가위원을) 선정한다”며 공정성을 확신했다.
공사 측은 이번 사업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도 사업의 형평성 시비를 원천 차단하려는 노력도 보였다. 하지만 제3자 제안입찰방식으로 인해 좀 더 많은 중소기업들이 참여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는 게 중소기업인들의 지적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