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교정시설에서 수용자 탈옥 사건이 적지 않게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윤상직(자유한국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10년간 수용자 도주 현황’에 따르면 2008년부터 올해 9월 말까지 전국에서 수용자 7명이 도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교도소를 벗어나 도주했던 탈주범들은 현재 모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탈옥을 시도했다가 미수에 그친 탈주범을 포함, 이들은 자신의 형량에다 도주로 인한 형량을 추가로 받고 옥살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김천소년교도소의 한 수용자가 검찰청 구치감에서 교도관 등의 감시망을 피해 탈주했고, 같은 해 대전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연쇄살인범 정두영이 자투리 전선으로 사다리를 만들어 교도소 담 3개 중 마지막 담을 넘다가 덜미가 잡히기도 했다.
 
2015년에는 사회적응 차원의 휴가인 ‘귀휴’를 나간 전주교도소 무기수가 잠적했다. 2013년 목포교도소, 2012년 부산구치소, 2010년 천안교도소 수용자가 구치감이나 교도소 운동장 등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들은 현재 잠적 8일 만에 변사체로 발견된 전주교도소 탈주범을 제외하고 모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정당국에 따르면 그간 모든 도주 수용자는 체포됐으며, 현재 미복귀자는 없는 상태다.
 
현행법에 따르면 탈옥자들은 자신의 형량에 1년 이하의 징역이 추가된다. 이는 ‘단순 탈옥(도주)’의 경우로, 만약 도주 과정에서 폭행, 협박, 재물 손괴 등(특수도주)을 저지르면 7년 이하의 징역이 추가된다.
 
그렇다면 희대의 탈주범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역대 가장 악명을 떨친 탈옥자는 1997년 1월 화장실 쇠창살을 절단하고 2년 6개월간 도망 다닌 무기수 신창원이다.
 
신 씨는 강도치사죄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당시 부산교도소 감방 화장실의 쇠창살을 절단하고 탈옥한 뒤 2년 넘게 도피행각을 벌이다 1999년 7월 붙잡혔다.
 
현재 신 씨는 일반 수형자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씨는 2010년 5월 흉악범들이 주로 수감된 중경비시설 청송 제2교도소에서 일반경비시설인 청송 제1교도소로 이감됐다. 비교적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해 온 점이 고려된 것으로 전해진다. 아동 성폭행 범죄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조두순도 2교도소에 수용된 바 있다.
 
신 씨는 지난 2011년 제1교도소 독방에서 자살을 기도했다가 병원으로 후송 돼 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이해인 수녀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시의 매력에 빠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연쇄살인범 정두영도 지난해 8월 복역 중이던 대전교도소를 탈옥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정 씨는 1999년~2000년 부산·경남 지역에서 9명을 살해해 사형을 선고받고 대전교도소에 수감됐다.
 
지난 3월 대전지방법원은 도주미수 혐의로 기소된 정 씨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했다. 지난해 7월 하순 탈옥을 마음먹은 정 씨는 자신이 일하는 위탁작업장에서 플라스틱 작업대 파이프 20개와 연결고리 약 30개를 모아뒀다. 이 물건들로 도주에 이용할 사다리를 만들었다. 8월 8일 오전 7시경 작업 준비로 어수선한 틈을 타 사다리로 보조 울타리를 넘었다.
 
하지만 주 울타리 위에 올라간 정 씨는 사다리를 끌어올리다가 사다리와 함께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경비 중인 교도관에게 발각돼 검거됐다.
 
2004년 옛 청송감호소에서 보호감호를 받던 이낙성도 치질 수술을 위해 입원했다가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도주해 1년 6개월여 동안 도피생활을 했다. 이 씨는 서울의 한 중국 음식점에서 일을 하며 지내던 중 계단에서 굴러 부상을 입었다. 곧바로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갔다가 원무과 직원의 신고로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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