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평균 수익 1000만 원도 안 돼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의 이용량이 저조해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GBAC은 422억6000만 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건설됐으나 한 달 평균 수익이 1000만 원에도 못 미쳐 국민 혈세를 낭비한다는 것이다.

국내 최초 비즈니스 항공기 전용 운항 시설···격납고 규모만 1만2490㎡
“국민 혈세 낭비한 꼴” vs “점차적으로 이용률 증가하는 추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헌승 의원(자유한국당)이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가용 항공기 및 그 이용자를 위한 전용시설로 출입국, 격납 정비, 운항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eoul Gimpo Business Aviation Center‧이하 SGBAC)’의 이용량이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인
항공편과 달라

 
지난 2014년부터 2015년까지 422억6000만 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약 20개월간 건설을 했던 SGBAC은 지난해 5월부터 운영하기 시작했다.

비즈니스 항공기란 일반적인 항공사 정기편이 아닌 기업체나 상류층이 소유한 자가용 항공기와 전세기를 뜻한다.

SGBAC은 국내 최초의 비즈니스 항공기 전용 운항지원시설로 검역-출입국-세관 등 3대 수속(CIQ) 전용시설과 VIP룸, 여객편의 공간 등을 갖췄으며 14인승 비행기인 G550급 항공기 8대를 동시 수용 가능한 1만2490㎡ 규모의 전용격납고가 마련돼 있다. 또 항공기 보관 및 정비서비스 지원이 가능하다.

SGBAC이 등장하기 전에는 비즈니스항공기가 입국하더라도 항공기 계류, 출입국 절차가 일반 항공기와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SGBAC 내 별도의 출입국 시설을 통해 이용자들이 5분 이내로 수속을 마칠 수 있게 됐다.

SGBAC 이용료는 터미널 사용 시 운항 1편 당 55만 원, 격납고 사용 시 1톤당 1719원(1시간당)이다.

성일환 한국공사공사 사장은 지난해 SGBAC 개소식 행사 당시 “SGBAC은 세계적 수준의 시설 인프라 및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국을 찾는 비즈니스 인사들에게 최상의 관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동북아 비즈니스 항공의 허브로 자리매김함과 동시에 아시아 지역 비즈니스항공 시장의 성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타당성 조사 실패의 산물?
 
이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금년 9월까지 김포공항을 이용한 비즈니스 항공기운항은 1525회였으나 SGBAC을 이용한 것은 52.5%에 불과한 803회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3년 정부의 타당성조사 결과에서 비즈니스항공기가 2016년에는 1만6714대, 2017년 1만7821대, 2018년 1만9001대 등으로 증가하고 운항횟수도 각각 1127회, 1231회, 1338회 등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의원은 “실상 지난해 5월 운영 이후 금년 4월까지 김포공항을 이용한 비즈니스항공기 운항 횟수는 1033회에 그쳤으며 이를 한 달 평균으로 따지면 61.8회, 하루 평균 2회에 불과했다”면서 “이로 인해 SGBAC 개항부터 금년 9월까지 거둔 수익이 1억5000여만 원에 불과하며, 지난 16개월 동안의 수익이 한 달 평균 1천만 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SGBAC은 타당성조사의 수요 예측 실패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 꼴”이라며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SGBAC의 운영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드와 북핵 여파”
조치 계획 있다

 
한국공항공사 본사 관계자는 “(SGBAC은) 일반적인 수요가 아닌 특정된(비즈니스항공기 이용 및 국제행사 지원) 수요이며 시장도 좁은 형태다. (그러나)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라며 “(지난해 말) 서울세계건축대회를 했을 때도 서울세계건축대회 조직위원회와 MOU(업무협약)를 체결해서 그쪽 분(회원국 인사)들이 SGBAC을 활용할 수 있게 접촉도 하고 지원 등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해외에서 입국하는 유명인‧정치인들과 한국의 재계 쪽이(인사들이) 사용하는 상황인데 (이러한 고객들이) 지속적인 이용을 할 수 있도록 해외홍보 등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밖에 한국공항공사가 이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는 “SGBAC 개소 초기에는 인지도 미흡 등의 이유로 이용률이 다소 적었으나 개장 이후 점차적으로 이용률이 증가했다”면서 “다만, 최근 사드와 북핵 여파로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으나 외부 환경 개선 시 증가세는 재개할 것이라 보고 있으며 조치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적혀 있다.

이들이 밝힌 조치 계획은 ‘CIQ 상주 인력 확보 추진’, ‘보안검색 합리화(위탁수하물‧휴대물품 보안검색 통합 실시) 추진’, ‘홍보 활동(전시 참가‧광고 게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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