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정치팀] 검찰의 국정원 수사가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국정원 댓글 수사 증거 은폐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수사 대상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한 것. 향후 검찰 수사 과정에 차질이 발생할 지 주목된다.

31일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 등에 따르면 2013년 국정원 수사를 방해한 것으로 파악된 '현안 태스크포스(TF)'에 소속돼 활동했던 A변호사가 전날 오후 춘천시의 한 주차장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변호사는 현안 TF에서 이제영 부장검사와 함께 실무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 한 차례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전날 추가 조사가 예정됐지만, 출석하지 않았다.

A변호사는 검찰 수사에서 당시 상황 등을 진술하는 등 조사에 협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후 심리적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대상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순항하던 검찰 수사에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은 수사 방해 혐의와 관련해 현안 TF 소속 주요 인물에 대한 소환 조사를 마무리하고 신병처리 방향을 고심해왔다.

검찰 관계자는 "A 변호사가 지난 조사에서 검찰에 충분히 협조한 상태"라며 "향후 수사에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현안 TF에 소속돼 당시 수사를 방해했던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 등 7명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유서가 발견된 문모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을 신변 변화 등을 우려해 긴급체포, 전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이날 새벽 "혐의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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