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업 회복, 2018년 하반기 돼야 정상화 전망

변수 발생 시 한중 관계 다시 빙하기로 전환될 수도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주한미군의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이하 사드·THAAD) 배치에 따른 중국 당국의 보복성 조치들이 풀릴 것으로 예상 돼 재계 안팎에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과 중국이 지난달 31일 ‘양국 관계 개선 관련 양국 간 협의 결과’를 공동발표하며 얼어 있었던 한·중 관계에 ‘해빙기’가 찾아올 것이라는 희망의 소리가 들려오는 것. 특히 사드 보복 완화에 유통업계와 관광업계가 기대감이 높다.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단체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며 타격을 입었던 면세점과 대형마트, 백화점 등과 중국의 여한 제한 조치로 여객 수의 급락을 면치 못했던 관광업계도 모처럼 활기를 띠는 모양새다. 자동차·화장품 역시 한·중 관계 해빙 소식에 반색하고 있다. 일요서울은 한·중 관계에 ‘해빙기’에 따른 재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봤다.

한국 당국과 중국 당국이 지난달 31일 ‘양국 관계 개선 관련 양국 간 협의 결과’를 공동 발표하며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가 ‘해빙기’에 접어들었다는 해석이 잇따르고 있다.

양국이 발표한 결과문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은 양측 간 공동 문서들의 정신에 따라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발전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합의 내용이 관계 복원의 초석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특히 한·중 관계의 해빙기에 유통업계와 관광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정부의 ‘금한령’으로 중국인 관광객, 일명 유커들의 발길이 끊겨 실적 부진을 겪어온 유통업계는 유커들의 발길이 다시금 이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중국 관광객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했던 면세점들은 다시 찾아올 유커를 맞이할 준비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다시 찾아올 유커를 대비해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준비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또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도 이번 협의문에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유통업계는 오는 11일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光棍節)’에 맞춰 중국 소비자 맘 잡기에 돌입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온라인 종합쇼핑몰 현대H몰은 역직구(인터넷을 통한 한국 제품 직접 구매) 사이트인 ‘글로벌H몰’을 통해 프로모션 강화에 나섰다.

전략 구상에 열중

사드 보복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제주 관광업계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간 꽁꽁 얼어 있던 제주관광 시장에도 해빙기가 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 관광업계는 중국 소비자들 맞기에 한창이다. 약 90%가량 하락했던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 증진을 위한 각종 프로모션에 나섰다.

유통업계와 관광업계뿐만 아니라 현대차, 아모레퍼시픽, LG화학, 삼성SDI 등은 한중 관계 복원을 환영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사드 보복으로 인해 손해가 막심했던 기업들로 이번 협의를 통해 손실 메우기 전략 구상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1월에서 8월까지 중국에서 지난해 동기대비 104만3496대에 비해 44.7%나 줄어든 57만6974대를 판매에 그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한중 관계 해빙에 따른 기회를 품질 향상으로 극복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국 현지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지원 시 필수인 공업정보화부의 전기차 배터리 모델 승인에서 사드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배제됐던 삼성SDI와 LG화학, SK 등도 기대감이 높다. 국내 기업 생산 전기차 배터리는 사드 갈등의 직격탄을 맞은 분야 중 하나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29일 전기차 보조금 지급차량 목록을 발표했지만 한국산 배터리 장착 모델은 모두 제외했다. 이에 중국에 전기차를 파는 업체들은 전기차 배터리를 국내기업이 아닌 중국기업 배터리를 사용해 왔다.

국내 배터리 1위 업체인 LG화학의 경우 올해 중국 판매가 정상적으로 이뤄졌으면 연 매출 3000억 원의 추가 효과를 봤을 것이라고 관측된 바 있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한중 교류가 정상화돼 중국 시장의 원활한 진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려의 시각도 존재

다만 몇몇 업계에서는 이번 협의 결과에 신중한 입장이다. 이번 협의를 반기는 분위기지만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는 국내 기업들의 중국 사업 회복은 오는 2018년 하반기 정도 돼야 정상화될 것으로 관측한다. 이번 협의에도 중국 현지 소비자들이 지니고 있는 ‘반한’ 감정을 모두 씻어 내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그룹은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1조 원 가량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지며 최대 피해 기업으로 꼽힌다. 롯데그룹은 이번 협의 결과에 따라 중국 롯데마트 매각을 ‘철회’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그대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3월부터 약 8개월가량 중국 현지 매장 대부분이 문을 닫은 상태였으며, 영업정지가 풀려도 정상적인 영업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해 그대로 추진할 예정이다.

또 이번 합의결과에 중국의 ‘사드보복’에 대한 유감 표명이나 재발 방지 약속을 명시하지 못한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정부에서 사드 추가배치 등 한반도 안보 상황에 따른 변수 발생 시 또 다시 한중관계가 해빙기에서 빙하기로 전환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는 탓이다.

한편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 한 해 중국 사드 보복으로 인한 국내 기업 손실은 8조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재계는 더 이상의 ‘빙하기’는 없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오유진 기자  oyjfox@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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