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 ‘주가 하락’ ‘방송 무기한 정지’ 타격 심각

사과문 발표에도 소비자들 ‘뿔난’ 민심 사그라들지 않아
 
호식이두마리치킨, 피해와 불매운동 진화는 가맹점주가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사내 성추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른 기업의 타격은 점칠 수 없을 만큼 확대되고 있다. 기업 이미지 추락으로 인한 ‘불매운동’이 일고 있으며, 불매운동 불안심리의 영향으로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연이은 성폭행 논란을 겪은 직후 한샘의 주가는 5%가량 하락했고 홈쇼핑 판매 잠정 중단, 재수사 청원 요청 등 후폭풍이 거세다. 현대카드 역시 직장 내 성폭행 논란이 일었지만 현대카드 측의 대응을 두고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앞서 발생한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전 회장의 ‘성추행 파문’ 역시 후폭풍이 거세 불매운동을 외치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요서울은 연이은 사내 성추문 사건이 불러온 기업 손실 현상을 들여다봤다.
 
직장 내 성폭력 피해 사실이 뒤늦게 공론화되며 해당 기업들에 이미지 타격은 점차 심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 3일 사내 성폭행 논란이 발생한 가구기업 한샘은 여론 악화에 따른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한샘 신입 여직원 A씨가 5개월간 성폭행 피해를 입었음에도 사측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글을 온라인커뮤니티사이트를 통해 게재했고 이는 언론을 통해 확산돼 공론화 됐다. 이에 최양하 한샘 회장은 지난 4일 임직원들에게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하겠다며 머리 숙여 사과했다.

그러나 한샘 논란에 따른 소비자들의 ‘뿔난’ 민심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청원이 계속 올라오고 있으며 수만 명이 동참했다. 또 각종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불매운동 동참 글 역시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수많은 소비자들이 한샘 가구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것.

불매운동의 영향은 주가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사내 성폭행 논란이 벌어진 이날 한샘은 전날보다 0.91% 하락한 16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4거래일 동안 약 5%가 빠졌다.

주가 하락과 더불어 매출 타격도 심각하다. 논란에 휩싸인 한샘이 온라인 쇼핑몰과 홈쇼핑 등에서 퇴출 위기에 놓인 것. 한샘의 가구와 시스템키친 등의 판매 방송을 하던 홈쇼핑들은 악화된 여론을 고려해 예정됐던 방송 판매를 무기한 연기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5일 예정됐던 ‘칼리아X한샘 마테라소파’ 판매 방송을 하지 않았으며, 추후 편성 여부도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GS홈쇼핑과 CJ홈쇼핑 등 역시 한샘 방송을 편성하지 않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와 G마켓 등도 한샘과 관련한 행사를 취소하고 있다.

특히 한샘 제품을 판매하던 매장들 역시 타격을 면치 못하는 분위기다. 지난 8월 문을 연 신세계 스타필드 고양점 지하 1층에 위치한 한샘 대형 매장은 경쟁 업체 이케아와의 상권 경쟁에서 참패하는 분위기다. 소비자 A씨는 지난 7일 방문한 고양스타필드 내 한샘 매장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샘 매장은 ‘한산함’을 넘어 ‘고요함’까지 보였다”고 전했다.
 
곱지 않은 시선
 
한샘 성폭행 논란에 이어 현대카드 또한 사내 성폭행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사과문을 발표한 한샘과 다른 행보를 보인 현대카드에 여론의 시선이 곱지 않다. 일각에서는 제대로 된 진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한샘과 같은 후폭풍을 겪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대카드 측은 성폭행 관련 공식입장을 SNS을 통해 해당 사건이 자체 감사실과 외부 감사사업체, 또 검경의 조사가 병행됐으나 무혐의로 결론 났다며 “당사가 직원 보호를 소홀히 했다는 예단은 매우 유감입니다”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해당 공식입장은 미숙한 대처로 발생한 일에 대해 사과 한마디 없다며 비난이 줄을 이었다. 이에 현대카드는 2차 사과문을 발표했다. 현대카드 측은 “해당 사건을 남녀 간의 프라이버시로 판단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며 사건 후 조사된 당사자 간 사건 정황을 상세히 기술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정 부회장은 자신의 SNS을 통해 최근 사내 성폭행 사건에 대해 “사건 내용이 무엇이건 관련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대외 발표를 안 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상황이 그 수준을 넘어섰고 회사의 무마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어서 부득이 사건 경위를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회사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개인의 치부를 공개된 공간에서 폭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불매운동 여전해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최호식 전 회장은 지난 6월 서울 청담동의 한 음식점에서 20대 여직원을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전 회장은 사건 이후 비난 여론이 커지자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최 전 회장은 성추행 피해 여성과 3억 원에 고소 취하 합의를 봤으며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업계에서는 해당 사건으로 불매운동이 일어나면서 호식이두마리치킨 일부가맹점의 매출이 최대 40%까지 떨어진 것으로 관측했다. 현재도 웹상에선 여전히 호식이두마리치킨 불매운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글을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불매운동의 타격이 당장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 매출 타격으로 이어지고 있어 가맹점주들은 ‘울상’이다. 이에 가맹점주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이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주라고 밝히며 불매운동을 멈춰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오너의 실수로 피해를 입은 가맹점주들은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본사는 어려워진 가맹점들에게 ‘갑질’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들린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의 필수물품인 튀김용 전용기름을 강매하고 있다는 논란에 휩싸인 것. 일부 가맹점주들은 가격이 더 저렴한 튀김용 기름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가맹본사가 고가의 전용 기름을 필수품목으로 지정해 점주들에게 ‘강매’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오너의 잘못으로 시작된 여론의 비난이 갑질 논란으로 재점화돼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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