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 <뉴시스>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내년 6·13 지방선거가 7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남지역 선거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 지난달 전남지사직 출마 뜻을 밝힌 데 이어 최근 전남도청 출신 지역전문가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사실상 출마 선언을 했다. 여기에 DJ 삼남인 김홍걸 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도 출마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어 전남지사 쟁탈전이 조기점화하는 분위기다.

金, “주변 조언 듣고 있는 단계” 출마 카드 ‘만지작’… 朴, 전남 ‘광폭 행보’
‘지역 전문가’ 李 최근 출마 선언 분위기 고조… 민주-국민 ‘호남 예산’ 신경전


현재 전남지사 자리는 이낙연 전 지사가 문재인 정부 국무총리로 입각하면서 공석이 됐다.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전남 장흥 출신인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사 출마설이 나오는 등 여러 모로 전남 지역은 주목받았다.

이런 가운데 김홍걸 위원장의 ‘호남 행보’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지역 주민과 티타임을 갖고 전남대 특강을 하는 등 유권자들과 접점을 넓혀가고 있는 것. 김 위원장은 본인의 행보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전남지사직 도전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상치 않은 행보로 읽힌다.

대북 문제와 중국과의 관계 등 외교 현안 문제에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보이던 김 위원장은 현재 호남, 특히 전남 발전에 대해 눈을 돌리고 있다. 우선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 유능하고 참신한 새 인물을 배출하는 데 기여하고, 그간 낙후됐던 전남 지역 발전에 역할을 하겠다는 게 그의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본인이 그 역할을 직접 맡을 가능성도 현재 열어두고 있다. 본인의 출마설과 관련해 김 위원장은 통화에서 “신중하게 이것저것 검토해 보라는 주변의 조언을 듣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말 전남 무안군에서 가진 지역주민들과의 티타임에서 ‘구태정치 청산’을 강조하며 정치적 목소리를 키웠다. 그는 “과거에는 지역의 토호 세력과 결탁한 의원들이 자기잇속 채우는 데만 급급해 유권자를 외면했다”며 “그래도 민주당 간판만 달고 나오면 그냥 찍어주니까 그것에 맛들여서 나태한 모습을 보였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는 유권자들이 구태정치를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아야 하고 사회적 약자와 여성, 그리고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지원 전 대표가 전남지사직에 나설 경우 그의 지역구인 목포에 도전하는 시나리오다. ‘공천헌금’ 혐의로 최근 항소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은 국민의당 박준영 의원이 대법에서도 원심이 확정될 경우 해당 지역도 출마 지역으로 거론된다.

‘DJ 빅매치’ 성사되나
김 “의식하지 않는다”


만약 김 위원장이 전남지사직에 도전한다면 ‘DJ 삼남 vs DJ 비서실장’ 대진표가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이 쏠린다. 박 전 대표는 지난달 CBS 라디오에 출연해 전남지사 출마 뜻을 밝혔다.

그는 추석 연휴 광주·전남,북 특히 전남을 샅샅이 도는 광폭 행보를 하며 민심 다잡기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박 전 대표는 매주 금요일 목포로 내려가 월요일 새벽에 서울로 돌아오는 이른바 ‘금귀월래’ 전도사로 유명하지만 최근에는 ‘주중’에도 전남에 머무는 모습이 종종 포착된다. 지난 6일 전남대 특강에 이어 13일엔 당의 전남도당 행사와 도청 기자단과의 간담회도 예정돼 있다. 간담회에서 전남지사 출마와 관련해 진일보한 메시지를 낼지 주목된다.

한편 김홍걸 위원장은 전남지사 자리를 놓고 박 전 대표와의 ‘빅매치’ 성사 가능성에 대해 “그분이 출마를 하든 안 하든 저의 상황을 놓고 판단할 일이지 그분을 뭐 의식해서 어디 출마해야겠다 말아야겠다 이렇진 않다”며 자신감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李, “출마로 기울어”
이용섭·장만채·주승용도 거론


유력 인물이 출마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가운데 출마가 예상됐던 이개호 민주당 의원도 최근 라디오에서 사실상 출마 선언을 하면서 지역 정가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 최고위원이자 전남도당위원장인 이 의원은 지난 6일 광주CBS 매거진에 출연해 “출마 쪽으로 많이 기울었다”고 의사를 밝혔다.

행정고시 출신인 이 의원은 전남도청에서 관광문화국장, 행정국장, 기획관리실장 등 실·국장으로 6년 동안 일했고, 행정부지사를 2년 넘게 역임했으며 목포·여수에서 부시장직을 맡는 등 ‘지역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라디오에서 “그런 경력들로 인해 ‘전남도정을 당신보다 잘 아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말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최근 한 지방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쟁쟁한 후보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근소한 차이로 2위 박 전 대표를 오차 범위 밖에서 따돌렸다.

한편, 국회가 이달부터 2018년도 정부 예산안 심의에 본격 돌입하자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호남 예산을 놓고 ‘SOC(철도·항만 등 사회간접자본) 호남홀대론’ 공방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 의원은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호남 SOC 예산은 전체 평균 삭감률 30%보다 그나마 다행스럽게 16% 줄었다”며 “우대받지 못하면 차별이냐. 이간질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국민의당을 겨냥했다.

이와 관련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제가 전남 SOC 예산 삭감 문제를 지적하니까 일부에서는 지역감정 운운하면서 저를 공격했다”며 “여당은 전남 예산 삭감 정당성을 두둔하기가 바쁘다”고 맞받으며 ‘호남 쟁탈전’을 이어갔다.

한편, 전남지사에 도전할 출마자들은 이들 외에도 이용섭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장만채 현 전남도교육감, 주승용·황주홍 국민의당 의원 등이 거론된다.

권녕찬 기자  kwoness7738@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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