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과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 <사진=정대웅 기자>
바른정당 일부, ‘통합론’ 한 달 내 성과 없으면 2차 탈당 유력
국민의당 친안-비안 시각 차 극명…호남 중진 “부정적” 安 ‘마이웨이’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지지율 답보 상태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통합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성급한 통합론을 꺼냈다 휘청거린 국민의당은 지난 13일 유승민 바른정당 신임 대표 선출 이후 조심스러우면서도 신속하게 물밑 논의를 추진 중인 모습이다.

집단 탈당 사태를 겪으며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 생존 기로에 선 바른정당도 별다른 대안이 없는 만큼 관련 논의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현재 두 당 모두 내부에서 탈당 기류가 흘러 나오고 있어 또다시 정치적 격랑이 벌어질 조짐이다.

두 당은 먼저 정책연대부터 시작해 선거연대, 통합 수순이라는 로드맵에 공감하는 상태다. 지난 달 중순 국민의당에서 성급한 통합론을 꺼냈다가 당내 반발이 터져 나오면서 지도부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 통합론을 꺼내들면서 지지율 20%까지 상승한다는 국민 여론을 통합론의 핵심 근거로 내세웠지만,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밑바닥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13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정당 지지율 꼴찌를 기록했다. 특히 텃밭 호남 지지율은 창당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자유한국당보다도 뒤처졌다.

현재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입법과 예산 관련 정책 연대를 통해 차근차근 신뢰를 쌓아 간다는 방침이다. 유승민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에서 “(두 당은) 이제 진지한 대화를 시작을 하고 있다. 공통분모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당의 통합까지 발전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튿날 대학 특강에서 “모든 일에 순서가 있는 법”이라며 “우선은 정책연대부터 입법·예산에 공동으로 대처하고 선거를 연대해 치르는 방법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게 잘되면 통합도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지난주 당 대표 선출 이후 별도의 ‘창구’를 만들어 국민의당과 ‘중도보수 통합’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논의는 두 당의 정책연대기구인 국민통합포럼을 중심으로 얘기가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당 소속 의원들은 이 포럼을 통해 조찬 모임 등 정기적으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바른정당 핵심 관계자는 “(우리 당에서) 정운천 의원이 국민통합포럼을 주도하고 있는데 거기가 중심적 역할을 하자는 얘기가 나와 그렇게 될 것 같다”며 “지금까지 가동돼 온 데다 정 의원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까지 됐으니 일정한 교감 루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통합 문제를 놓고 두 당이 서로 물밑 접촉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종연횡이 본격 시동을 걸었지만 국민 공감을 얻는 통합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바른정당 일부,
가시적 성과 없으면…


우선 바른정당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아 보인다. 다음 달 중순이 중대 고비다. 바른정당 탈당파들이 자유한국당으로 넘어갈 무렵 한국당과의 통합 전당대회를 요구했던 일부 의원들이 아직 바른정당에 남아있다. 이들은 한 달 내 가시적인 성과가 없을 경우 2차 탈당을 감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 기조에 대응하기 위해 보수대통합을 주문하며 한국당으로의 ‘결집’ 의사를 밝힌 것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 전 대통령은 최근 바른정당 정병국 전 대표를 만났으며, 조해전 전 의원은 얼마 전 탈당한 뒤 한국당으로 입당했다.

바른정당 핵심 관계자는 “(일부 의원들이) 한 달은 지켜본다 했으니까 한 달은 갈 거 같다”며 “당장은 이탈이 없을 것 같지만 (한 달 지났는데 별 진전이 없으면) 좀 (탈당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태경 최고위원도 지난 15일 일요서울과 만난 자리에서 “12월 중순까지는 아무도 탈당 안 할 것”이라면서도 “그 때(다음 달) 상황은 그때 가봐야 알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호남 중진, 반발 격화
박지원, ‘별도’ 교섭단체 구성 언급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 문제를 놓고 친안과 비안 간 갈등으로 홍역을 치른 국민의당도 내부에서 탈당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호남 중진의 대표 격인 박지원 전 대표는 지난 16일 TBS라디오에 나와 “그렇게 딱 (바른정당과) ‘둘이 하겠다’는 것은 명분상에도 그렇고 정치적 실리 면에서도 조금 저능아들이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직격탄을 날리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지도부가 계속 이 같은 통합 논의를 밀어붙일 경우 별도로 원내교섭단체(20석 이상)를 만들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며 탈당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전북 지역 3선인 유성엽 의원은 지난 15일 일요서울과 만난 자리에서 “어느 당이 됐든 연대니 통합이니 정치공학적 접근을 해서 지지율을 올려 보려는 것은 국민이 꺼리는 구태”라며 “(호남 중진들은 통합 논의에 대해) 대체적으로 다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이어 “유승민 대표가 (한국당을 포함한) 3당 중도보수 통합을 얘기하는 상황에서 그런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연대·통합 얘기하는 것은 잘못 아니냐”면서 “(우리 당 지도부가 이에 적극 화답하는 모양새는) 솔직히 이해 잘 못하겠다”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도 CBS라디오에 나와 “안 대표가 ‘반개혁 적폐연대의 길’로 가려 한다”며 “함께 갈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안철수 대표는 통합 추진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안 대표는 16일 대학 특강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연대 내지는 통합으로 가는 것이 우리가 처음 정당을 만들었을 때 추구한 방향과 같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내 두 세력이 당 노선을 놓고 극명한 이견을 보이는 가운데 오는 21일 ‘끝장토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양측 간 충돌이 예상되는 한편, 당 일각에서는 이날 토론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돌에 대해 언급을 회피하는 모습도 보였다.

국민의당 핵심 당직자는 “(끝장토론에서) 당 운영 전반에 관해 다양한 얘기가 나올 것이고,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는) 핵심 의제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녕찬 기자  kwoness7738@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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