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서울 소재 아라리오갤러리는 오는 23일부터 2018년 1월 7일까지 중국 작가 가오 레이(高磊,1980)의 개인전 <배후의 조정자(Enzyme of Trial)>를 개최한다. 중국 후남성 출신인 가오 레이는 베이징 중앙미술대학교에서 디지털미디어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물질적 풍요와 개방적 분위기에서 성장해 지식과 갈증으로 점철된 시대를 살았던 세대에 속한다. 이러한 세대를 ‘바링허우( 중국의 80년대생을 일컫는 말)’라고 지칭하는데 이들은 서구의 문화 및 다양한 매체에 익숙하고 이데올로기보다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견고한 사유와 철학을 바탕으로 거침없는 표현방법을 구사한다는 점에서 이전 세대와 구별된다.

특히 작가 가오레이는 사회 일원인 개인의 부조리와 아이러니한 관계를 주로 다뤘다. 그는 동물의 박제나 뼈 등 다양한 오브제를 결합하기도 하고 작은 구멍을 통해 본 듯한 시각으로 작품을 구사해 관람객들에게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업으로 이어왔다. 이번 전시는 절제된 색감과 기하하적인 오브제의 정렬을 통해 현대사회의 권력과 통제, 강박에 대한 독자적 사유를 제시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2012년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 이후 5년 만에 열리는 국내 개인전이다. 아라리오갤러리는 본 전시를 위해 가오 레이의 대형 설치 작품 3점을 포함하여 오브제를 활용한 평면 작품과 사진 작품을 준비함으로써 한층 깊어진 가오 레이의 작업세계를 보다 입체적으로 조명할 예정이다.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Paul Michel Foucault)의 이론에 많은 영감을 받은 가오레이는 작품에 모형 CCTV를 설치하는 등 현대사회의 감시자와 피감시자의 권력구조를 암시하기도 했다.

한편 철학자 푸코는 현대 사회의 권력과 정치는 자본주의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은밀하게 공존 혹은 공멸할 것이라고 보았다. 저서 ‘감시와 처벌’(1975)을 통해 현대사회의 구조를 ‘판옵티콘(panopticon)’ 에 비유하며 사회 지배계층이 만든 시스템의 감시와 통제에 점차 익숙해지는 개인에 대해 경고하기도 했다.

전시를 기획한 아라리오갤러리는 “이번 <배후의 조정자>전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열렸던 쑨 쉰의 개인전 <망새의 눈물>에 이어 준비한 중국 바링허우 세대 작가 개인전”이라며, “가오 레이 작가의 작품은 일견 깊은 차가움과 더불어, 질서정연하면서도 모순적이라는 점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작가가 애정과 증오를 동시에 담은 독자적 시각으로 관찰한 현대 사회의 모습이 반영된 것이며 이번 전시를 통해 중국의 차세대 떠오르는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그 흐름을 짚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라고 덧붙였다.

김정아 기자  jakk3645@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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