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 공식 개관 행사에 참석한 주요인사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지난 29일 오후 2시 파주시에 위치한 임진각에서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 개관식이 열렸다. 기념관은 전시 납북자 및 가족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관련 납북 기록을 보존·전시하며 그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공간이다.
 
납북자 명예회복과 귀환의 염원이 담긴 풍선들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은 ‘6.25전쟁납북피해진상규명및납북피해자명예회복에관한법률’ 제11조 및 시행령 제15조(기념사업)에 의거해 설립이 추진됐다.

기본계획 용역은 2013년 8월에 처음 실시됐고 이후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및 납북자 가족, 전문가 등 의견수렴,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2015년 4월에 파주시 임진각 내 부지가 확정됐다. 2015년 12월부터 2016년 5월까지 기념관 설계가 완료됐고 그 해 10월에 착공해 지난 9월 20일에 준공했다.
 
기념관에 들어가는 납북자 가족 및 행사 참가자들
 이날 개관식에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 박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미일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 이평자 파주시의회 의장, 김석우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 원장 등과 납북자 가족이 참석했다.
 
납북자 가족 최영재씨
 행사 중에는 납북자 가족 최영재씨가 낭독한 편지로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최씨의 부친은 최씨가 네 살이던 해 납북됐다. 최씨는 아버지를 그리는 내용의 편지를 낭독하며 중간중간 목이 메었고 이를 보던 참석자들도 숙연해 졌다.
기념관 내에 설치된 디지털 조형물
 공식 개관식 행사가 끝난 뒤에는 참석자들의 기념관 내 전시관, 추모관 관람이 진행됐다. 기념관은 부지 11,155㎡규모에 전시관, 사무동, 추모공원으로 조성됐다.
 
자신이 기증한 가족사진을 지인과 함께 살펴보는 관람객
 전시관은 납북 피해 상황 등의 실물 자료 중심인 상설전시관과 납북자 가족들의 기증 유물 등을 전시한 특별전시관으로 구성돼 있다. 특별전시관에 기증된 기증품들은 대부분 가족사진 등으로 1000여점이 넘는다.
 
추모공간 내 ‘귀환의 길’ 조형물 앞에서 헌화한 뒤 박정 의원(왼쪽) 등과 이야기 나누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가운데)
 기념관을 돌아본 조명균 장관은 추모공간에 마련된 ‘귀환의 길’ 조형물 앞에서 납북자들을 기리는 헌화의 시간도 가졌다. ‘귀환의 길’은 ‘납북의 길’을 상징하는 ‘미아리 고개’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조형물로 미아리 고개를 넘어 끌려가던 납북자들과 이들을 기다리는 가족의 의지와 희망을 표현한 작품이다.
 
기념관 출입구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은 국가가 납북자들을 위해 만든 유일한 기념관이다. 지난 67년 동안 정부는 지나칠 만큼 납북자와 가족들에게 소극적이었다. 그래서 납북자 가족들은 숨죽여 지낼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기념관 개관으로 납북자 가족들은 그동안 응어리진 마음을 조금은 풀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아직도 이들은 자신의 가족이 북한에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 생사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납북자 가족들의 응어리진 마음을 풀어 줄 수 있는 건 정부뿐이다.
 
이미일 이사장은 기념관에 대해 “단순한 기념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반드시 학술과 연구 기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납북자 문제는 잊혀 져서도 잊혀 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 기념관은 12월 5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공식 개방된다. 관람시간은 정기 휴관일인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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