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김무성 등 바른정당 9명의 의원이 지난달 6일 자유한국당에 복당하던 날, 초긴장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바른정당 사무처 직원으로 한국당 복당을 신청했던 13명의 당직자들이다. 바른정당에서는 11월22일 이들 사무처 직원 전원에 대해 ‘대기발령’을 내렸다. 사실상 해고를 위한 수순을 밟은 셈이다. 한국당 지도부는 사무처 구조조정 중으로 의원은 복당을 허용하지만 이들 사무처 직원에 대해서는 ‘복당 불가’를 천명해 창졸지간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했다. 복당하면서 ‘함께 가자’던 국회의원 9명 역시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20대부터 50대에 이르는 13명의 바른정당 사무처 직원들은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한 데다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히게 됐다. 간단치 않은 13인의 사연 속으로 들어가 보자.
- 21년 차 당직자, “직장 개념으로 온 20대만 6명...안타깝다”
- “낙동강 오리알? 아쉬움 많지만....잘 해결될 것으로 기대”

바른정당 복당파 인사 9명은 지난 11월6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통해 탈당 선언과 동시에 자유한국당 입당을 공식 선언했다. 탈당 의원으로는 김무성·강길부·주호영·김영우·김용태·황영철·이종구·정양석·홍철호 의원 등 9명이다.

이들은 자유한국당에 복당하면서 한국당에서 의원들과 동반 탈당했다가 다시 복당을 희망하는 4명 전 한국당 당직자와 바른정당 소속 사무처 직원 9명과 함께 복당을 타진했다. 총 45명의 바른정당 사무처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유한국당 복당을 신청받아 어렵게 서명한 당직자다.

하지만 현역 의원 9명의 순조로운 복당과는 달리 바른정당 당직자들에 관한 건은 난관에 부딪혔다. 옛 동료였던 한국당 사무처 노조가 단식투쟁까지 하면서 반대했기 때문이다. 명분은 250여 명의 한국당 사무처 직원들 역시 구조조정 중이며 이를 거부한 16명 당직자들에 대해 ‘대기발령’을 낸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 바른정당 사무처 직원을 받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점을 들었다.

현재 한국당 사무처는 당초 구조조정을 통해 적게는 30명에서 많게는 50명의 직원을 감축할 계획이다. 현재 대기발령 낸 16명에 대해서는 ‘희망퇴직’을 종용하고 있지만 모두 거부한 상황이다. 또한 이들과는 별도로 고위직 사무처 직원들을 대상으로 추가 희망퇴직 신청도 받고 있는 상태다.

이에 홍준표 당 대표는 비공개회의에서 “새누리당 출신 4명은 와 봐야 구조 조정 대상이 될 것이고 나머지 9명도 특별채용은 어렵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복당은 어렵게 됐다. 한국당에서 ‘퇴짜’를 받은 13명은 11월 22일 바른정당 사무처가 ‘대기발령’을 내리면서 말 그대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했다.

‘대기발령’ 당직자, 한국당에 ‘분노’ 바른당·복당파 ‘이해’

김성동 바른정당 사무총장은 “당직자는 당의 정책에 동의하고 그에 따른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데 탈당을 했다는 건 이를 부정한 것이기 때문에 당직자로서의 기본 윤리를 저버린 것”이라며 “탈당계는 냈지만 사직서를 안 냈으니 근무를 해도 된다는 건 너무 편리한 논리가 되고 다른 당직자들과의 정서와 감정 등을 고려해 인사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유승민 당 대표는 김무성 의원 등 탈당파 의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탈당 과정에서 사무처 직원들을 선동하고 한국당으로 간 의원들이 책임져야 할 몫”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9명의 의원이 탈당하기 전 원내교섭단체를 유지하고 있던 11월1일에는 “춥고 배고파도 살림을 줄이고 대신 ‘같이 하겠다’는 사무처 직원들을 함부로 해고하지 말고 급여가 반으로, 3분의 1로 줄더라도 같은 식구로서 다 품고 견뎌 볼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무성.김용태 의원 등 바른정당을 탈당해 복당한 의원들 역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일부 복당파 측에서는 ‘자승자박’이라고 냉소적인 반응마저 나왔다. 한 복당파 의원실에서는 “바른당 사무처 직원들의 이동 문제는 복당파 의원들이 주도한 것이 아니라 한국당 쪽으로 가고 싶어 하는 일부 고위당직자들이 주도한 것”이라며 “그들이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들고 와 그것을 한국당에 전달했을 뿐 채용 문제를 약속한 사실은 없다”고 발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바른정당뿐만 아니라 한국당에서마저 ‘배신자’로 낙인찍힌 데다 함께 탈당계를 내고 복당한 9명의 의원들마저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13명의 바른정당 당직자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한국당에서 ‘대기발령’을 낸 16명의 당직자들은 제1야당으로서 최소한 1억6천만 원의 명예퇴직금에다 1~2년치 연봉까지 받을 수 있지만 그마저도 거부하고 ‘해고’할 경우 소송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9명의 의원이 탈당하면서 비교섭단체로 전락한 바른정당은 국고 보조금이 반토막 나면서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한국당 사무처 직원들과는 처우가 다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바른정당에서 탈당해 복당 신청을 했다 대기 발령이 난 A씨는 12월1일 본지와 통화에서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 모두 ‘재정적 이유를 들어 수용하지 못하겠다’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며 “정당이 돈으로 움직이는 조직도 아니고 세를 키워야 하는데 ‘구조조정 때문에 안 된다’느니 ‘경비절감 차원’이라는 말은 공허하다”고 지적했다.

이 인사는 한국당에 대해서는 ‘분노’를 바른정당에 대해서는 ‘선처’를 기대했다. 그는 “지난 대선이 끝난 이후 바른정당에서 22명의 의원이 복당했다”며 “이는 원내교섭단체(20석) 이상의 의원들이 움직인 것으로 사실상 당대당 통합만 안 했지 대규모 의원이 움직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원들이 집단적으로 탈당해 복당을 하건 당대당 통합을 하건 기본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이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당원, 지역구 내 기초·광역단체장을 포함해 사무처 직원도 함께한다”며 “그래야 보수 대통합의 의미가 맞지 의원들만 복당하는 게 보수 대통합이냐”고 한국당을 비판했다.

13명 복당 신청 당직자 중 6~7명 20대 “죄 없어”

반면 복당파 9명의 의원들에 대해서는 ‘이해한다’는 입장이다. 이 인사는 “탈당한 의원들과 교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비교섭단체로 전락하면서 당의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차원에서 사무처 직원도 포함시켜 달라고 했다”며 “하지만 현재로선 한국당이나 바른정당 모두 감정적인 문제로 돼 상당히 꼬여 있다”고 실토했다.

21년동안 한국당에서 당직생활을 한 이 인사는 “바른정당의 대기발령 조치도 이해한다”며 “당대당 통합도 아닌 상황에서 정당이 나서서 할 일이 아니었기에 전적으로 우리들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래도 바른정당 유 대표가 통합을 주장하고 있고 내년 지방선거도 있는 만큼 기본적인 인력이 필요하다. 40여 명 당직자 중 13명이 나갔으니 30명도 안 되는 인원으로 턱없이 부족하고 신규로 채용하기보다는 있었던 사람을 쓰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대기발령이 금명간 끝나길 기대했다.

끝으로 이 인사는 “13명 중 20년 가까이 당직생활을 해 온 인사들은 나를 포함해 서너명밖에 되질 않는다”며 “7~8명은 20대가 태반인데 하위직으로 직장 개념으로 들어왔다가 ‘배신자’ 낙인을 찍히게 돼 선처를 해 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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