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CJ 인사 교체 단행… ‘젊은피’ 수혈

현대차, SK 등 나머지 대기업들도 인사 초읽기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연말 재계 정기 인사 시즌이 본격 시작됐다. ‘세대교체’ ‘성과주의’를 키워드로 한 인사 교체가 대대적으로 단행될 전망이다. ‘총수 부재’로 시름하고 있는 삼성그룹은 한 달 앞당겨 가장 먼저 재계 인사시즌의 개막을 알렸고, 뒤이어 유통 대기업 CJ는 ‘2020그레이트CJ’를 달성하기 위한 젊은 CEO를 전면에 내세운 인사를 단행했다. LG그룹 역시 ‘성과주의’를 최우선으로 삼은 인사를 진행했다. 현대차, SK 등 나머지 대기업들의 인사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일요서울은 각 기업이 인사에 어떤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 살펴봤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2일 조직개편·보직 인사를 발표하면서 2018년도 인사를 마무리했다. 권오현 부회장(현 회장)이 사퇴를 발표한 지난 10월 13일 인사시즌에 돌입한 지 51일 만이다.

삼성전자는 10월 31일 사업부문장 인사를 발표한 뒤 지난달 2일과 16일에 각각 사장단 인사와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세대교체’를 택했다. 특히 세대교체에서 60대가 뒤로 물러나고 50대 ‘젊은 피’가 수혈됐다. 이로 써 50대 사장단을 갖췄으며 후임들은 외부 인사 영입이 아닌 내부 승진을 통해 체제를 유지했다. 이는 이번 인사로 조직에 잡음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13일 권오현 부회장이 용퇴를 결정하며 세대교체의 막을 올렸다. 당시 권 부회장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 산업의 속성을 생각해볼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며 인적 쇄신을 알렸다. 삼성전자 사장 승진자 7명 전원이 50대로 교체되면서 인적 쇄신을 통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평균 나이만 55.9세로 전임자 평균 나이 63.3세보다 6.3세 젊어졌다.

삼성전자의 2018년 인사는 3·4세 경영 승계를 위한 포석용이라는 점이 관전 포인트다. 건강상의 이유로 이건희 회장의 측근들은 물러나고 이재용 부회장의 측근들이 경영 전면에 나선 탓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계열사 간 컨트롤타워 역할을 위해 신설된 ‘사업지원태스크포스(이하 사업지원TF)’를 살펴보면 이 같은 사실을 엿볼 수 있다. 사업지원TF는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퇴사했던 정현호 사장이 사업지원TF장(사장)으로 복귀했으며 임원 10여 명, 실무진 20여 명 등 총 33명이 TF로 자리를 옮겼다. 정 사장은 삼성에서 감사와 인사를 두루 거친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꼽히며, 이 부회장의 신임이 깊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대외협력 업무를 제외한 삼성전자와 삼성전자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삼성SDI 등 전자 계열사의 사업 조율과 전략, 투자, 인사 등의 업무를 맡을 전망이다.

‘젊은’ 경영진 강화

범삼성가 기업인 CJ그룹의 인사는 ‘세대교체’ ‘성과주의’를 택했다. 그룹 내 핵심계열사인 CJ제일제당의 신임 대표이사로 승진한 신현재 사장과, CJ주식회사 공동대표이사로 승진한 김흥기 총괄부사장은 각각 56세, 52세로 60세를 넘지 않는다. 부사장에서 총괄부사장으로 승진한 강신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 역시 56세다. CJ는 대내외 경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이 50대 CEO를 전면 배치하며, ‘안정’ 대신 ‘변화’를 통해 이재현 회장이 강조하는 ‘2020그레이트CJ’ ‘월드베스트 CJ’ 달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50대 CEO가 기업 전면에 배치된 데는 ‘성과주의’ 원칙이 적용됐다고 분석한다. 업계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물인터넷 AI 등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고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젊은 피 수혈에 나섰다고 해석한다.

LG그룹은 지난 1일 ㈜LG,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들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57명에 대한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인사의 키워드는 ‘성과주의’다. 전문성과 경영 능력 면에서 성과를 보인 인사를 발탁했으며, 젊은 경영진에 대한 인사도 강화하는 등 ‘성과주의’를 최우선으로 삼았다. LG전자는 67명을, LG디스플레이는 26명의 임원 인사를 실시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LG화학 22명의 승진자가 나왔다.

특히 LG 오너가 4세 구광모 상무는 LG전자로 이동했다는 점이 관심이 집중됐다. 구 상무는 승진 없이 LG전자의 신 성장사업 중 하나인 B2B사업본부 ID(Informat ion Display) 사업부장을 맡아 현장 책임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인사 규모에 관심

지난달 26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매년 12월 말 정기인사를 실시한다. SK그룹도 12월 7일 정도에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인사 규모가 적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경우 사장단급 인사는 연중 수시로 이뤄지고 있고, 전무급 이하 임원 승진자만 발표해 대규모 인사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미국과 중국시장에서 판매량 부진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승진 인사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임원진 세대교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해 세대교체를 단행했던 만큼 올해는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최대 실적을 낸 SK하이닉스 인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최대 실적을 내며 최대규모의 인사를 단행했던 만큼 SK하이닉스도 같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올해 사상 최고 실적을 내면서 승진자 명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유진 기자  oyjfox@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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