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선변호인단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이 궐석재판으로 치러지고 있다. 궐석재판이란 피고인이 출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판하는 것을 말한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0월 16일 구속영장 재발부에 반발해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같은 날 변호인단 7명도 모두 사임했다. 결국 법원은 국선 변호인 선임에 들어갔고 장고 끝에 같은 달 25일 5명의 국선 변호인을 선임했다. 하지만 변호인들의 신상은 지난달 27일 재판 당일까지 비밀에 부쳐졌다.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을 맡게 된 국선 변호인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박 전 대통령의 재판과 함께 국선 변호인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국선 전담 변호인 ‘국선 사건만’ 일반 국선 변호인 ‘일반 사건도’
서울중앙지법 소속 국선 전담 변호인은 30명, 일반 국선 변호인은 408명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은 ‘필요적 변호’ 사건에 해당한다. ‘필요적 변호’ 사건이란 피고인이 구속 상태이면서 형량이 사형·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금고형으로 기소된 경우를 말한다. 이런 경우 피고인은 변호인이 반드시 필요해 변호인 없이 재판을 열지 못한다. 법원이 박 전 대통령의 국선 변호인을 선임한 이유다.

법원에서 고용‧월급 지급
지정한 사건만 수행


법원은 국선 변호인으로 변호사나 공익법무관, 사법연수생 중에서 선임할 수 있다. 국선변호인은 법원 위촉에 따라 국선 사건만 전문으로 처리하는 국선 전담 변호인과 개인적으로 일반 사건을 수임하면서 때때로 국선 사건도 맡는 일반 국선 변호인이 있다.

국선전담 변호인은 소정의 절차를 거쳐 법원과 2년 단위로 계약을 하는데, 법원이 지정한 사건만 수행할 수 있다. 법원 월급을 받으며 사실상 고용된 상태이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건 의뢰를 거부할 수 없다.

경력 등에 따라 법원에서 매월 800만 원 안팎의 보수를 받고 있다. 현재 서울중앙지법에 속한 국선 전담 변호인은 30명, 일반 국선 변호인은 408명이다.

국선 변호인은 통상 피고인마다 한 명을 선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형사소송규칙에 따르면 ‘사건의 특수성’에 비춰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여러 명의 변호인을 선정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그 어떤 재판보다 ‘사건의 특수성’이 인정될 게 자명하기 때문에 복수의 국선 변호인이 선정될 것이 확실 시된다.

보통 국선 변호인은 1명
특수한 경우 늘어날 수도


법원이 선정한 박근혜 전 대통령 국선 변호인은 법조 경력이 6년 차부터 31년 차인 변호사들이다. 국선 변호인의 경력과 희망 여부 등을 고려해 선정됐다. 당초 법원은 관할 국선 전담 변호인을 상대로 사건 수임 희망자를 모집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사건의 경우 사안의 중대성과 정치적 부담성 등을 이유로 선뜻 사건을 맡겠다는 변호인이 나타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 재판 사건 기록이 12만 쪽에 달하는 데다, 사건을 맡았다가 자칫 여론의 비난을 받을 있다는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원은 변호인에게 별도의 사무실과 직원을 제공하는 등 설득에 힘썼고, 결국 5명의 변호인을 선정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사상 최대 규모의 국선 변호인단이다. 일반적으로 국선 변호인은 피고인 1인당 한 명씩 지정되지만, 사건의 특수성에 따라 여러 명의 변호인이 선정될 수 있다. 현재까지 단일사건으로 가장 많이 선임된 국선 변호인은 4명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의 국선 변호인단은 접견부터 변론까지 기존 변호인단의 역할을 하게 된다.

국선 배테랑 포함된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선 변호인단은 조현권(사법연수원 15기), 남현우(34기), 강철구(37기), 김혜영(여·37기), 박승길(여·39기)변호사 등 5명이다. 모두 서울중앙지법 국선 전담 변호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선변호인단 중 최고참은 조 변호사로 중앙지법 국선 전담 원년 멤버다. 조 변호사는 중앙지법이 지난 2006년 3월부터 형사 재판 피고인을 대상으로 한 국선 전담 변호사 제도를 본격 시행할 당시 다른 5명의 변호사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조 변호사는 시범 실시 때부터 중앙지법 전담 변호사로 활동했다. 또 환경부 법무담당관, 자원재활용과장, 낙동강 환경관리청 운영국장, 대한변호사협회 ‘환경과 에너지 위원회’ 위원, 서울지방변호사회 ‘환경보전특별위원회’ 위원 등을 지낸 환경법 전문가이기도 하다.

조 변호사 다음으로 연수원 기수가 높은 남 변호사는 지난 2011년 절도 피고인이 서류상 ‘사망자’라는 사실을 알고 신분을 16년 만에 되찾아 줘 언론의 조명을 받기도 했다.

남 변호사는 이모씨가 1994년 실종된 다음해 사망 처리가 되면서 절도범으로 전전해 온 것을 알게 되자 지문 자료 등을 뒤져 이 씨와 사망자가 동일인임을 밝혀냈다. 남 변호사의 도움으로 이 씨는 같은 달 8월 실종선고 취소심판을 받게 됐다.

강 변호사는 올해 중앙지법 전담 국선변호인 10년 차로 조 변호사 못지않은 일명 ‘국선 베테랑’이다.

조택영 기자  cty@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