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사는 최근에 청주시에서 발주하는 130억짜리 하수도공사에 대해 입찰을 들어갔다. 그런데 A사의 경쟁업체 B사에서는 분명히 입찰 서류에도 문제가 있고 더욱이 입찰 설명회에서도 정해진 인원보다 한 명 더 많은 사람이 들어갔다. 그럼에도 B사가 최고점을 받아 낙찰이 되어 1주일 뒤 발주처와 계약을 하려 한다. 이런 긴급한 상황에서 A사가 공사를 빼앗기지 않을 방법은 없을까?
이 경우처럼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사용되는 제도가 바로 ‘가처분신청’ 제도이다. 가처분이란 금전채권 이외의 특정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거나 쟁의 있는 권리 관계에 관해 임시의 지위를 정함을 목적으로 하는 재판이다. 가처분에는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과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이 있다.
① 먼저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은 채권자가 금전 이외의 물건이나 권리를 대상으로 하는 청구권을 가지고 있을 때 그 강제집행 시까지 다툼의 대상이 처분, 멸실되는 등 법률적, 사실적 변경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고자 다툼의 대상의 현상을 동결시키는 보전처분이다. 따라서 금전채권의 집행보전을 위해서가 아니라 특정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청구권(예컨대 부동산소유권 이전청구)에 대한 강제집행의 보존을 위해 그 효능이 있는 것으로서 금전채권의 보전을 위한 가압류와 구별된다. 가처분 후 본안에 관한 확정판결이 있게 되면 그대로 본 집행으로 이전되지 않고 가처분된 상태에서 따로 청구권 실현을 위한 강제집행을 해야 한다.
② 다음으로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은 당사자 사이에 현재 다툼이 있는 권리나 법률관계가 존재하고 그에 대한 확정판결이 있기까지 현상의 진행을 그대로 내버려 둔다면 권리자에게 큰 손해를 입게 하는 등 소송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경우에 잠정적으로 하는 보전처분이다.
실무상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에는 채권자취소, 점유취득시효, 명의신탁해지, 유류분반환청구 소송 등이 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부동산 명도소송에서 나중에 승소판결을 받더라도 집행 전에 점유가 이전되면 새로운 점유자를 상대로 다시 명도소송을 해야 하므로 명도소송 전에는 '점유이전금지가처분' 결정을 반드시 받아놔야 한다.
한편 '직무집행정가처분'에는 '임기만료가 임박한 이사에 대한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조합장해임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직무집행정지가처분' 등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또한 건설공사중지 관련해 '지하굴착으로 인한 위험성에 근거한 공사중지가처분', 일조권침해를 이유로 하는 '건축공사중지가처분'이 있으며 상가 내 경업금지약정을 위반을 이유로 하는 '경업금지가처분'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회사법 관련해 흔히 사용되고 있는 가처분으로는 '의결권행사금지', '신주발행금지', '주주총회결의효력정지', '주주총회개최금지', '주식명의개서금지', '주식처분금지' 등이 있다. 최근에는 헤어진 부부나 애인 사이 혹은 악의적 스토커에 대한 인격권침해를 이유로 하는 '접근금지가처분', '업무방해금지가처분'의 활용도 증가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 이 경우에는 위반 시 매회 금전 지급을 명하는 간접강제도 함께 신청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사례로 돌아가 살피건대, 지방자치단체에서 발주한 입찰 관련 소송에서 A사와 같이 적격심사 대상에서 탈락될 위기에 놓일 경우에는 일단 발주처가 B사와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재빨리 '적격심사대상자 지위확인 및 낙찰자와의 계약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야만 한다. 통상 이런 지방자치단체에서 발주한 공사 관련하여 가처분 소송에서 이길 경우에는 (본안 소송까지 안 가고) 그 공사를 딸 수 있다.

<강민구 변호사 이력>

[학력]

▲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 미국 노스웨스턴 로스쿨 (LL.M.) 졸업
▲ 제31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21기)
▲ 미국 뉴욕주 변호사 시험 합격

[주요경력]

▲ 법무법인(유) 태평양 기업담당 변호사
▲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부 검사
▲ 법무부장관 최우수검사상 수상 (2001년)
▲ 형사소송, 부동산소송 전문변호사 등록
▲ 現) 부동산태인 경매전문 칼럼 변호사
▲ 現) TV조선 강적들 고정패널
▲ 現) SBS 생활경제 부동산법률상담
▲ 現) 법무법인(유한) 진솔 대표변호사

[저서]

▲ 형사전문변호사가 말하는 성범죄, 성매매, 성희롱 (2016년, 박영사)
▲ 부동산전문변호사가 말하는 법률필살기 핵심 부동산분쟁 (2015년 박영사)
▲ 뽕나무와 돼지똥 (아가동산 사건 수사실화 소설, 2003년 해우 출판사)

강민구 변호사  mkkpr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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