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인 한국당은 그간 공무원 증원, 법인세 인상 반대를 외치며 예산안 저지에 나섰으나 결국 이날 새벽 예산안이 통과됐다. 이후 한국당은 국민의당에 책임의 화살을 돌리며 맹공에 나서고 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국민의당이 야당 행세를 하긴 하지만 사실상 여당과 똑같은 생각으로 협력을 하고 있다”며 “국민의당은 위장 야당”이라고 맹비난했다.
홍 대표는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야당인척 하면서 뒷거래로 지역예산을 챙기고 난 뒤에 막판에 가서는 여당과 같은 편이 돼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며 “위장 야당으로 막판에 가서 뒷거래로 여당 행세를 할 바에는 차라리 합당을 하고 국민 앞에 당당히 나서라”고 꼬집었다. 새해 예산안 처리에 국민의당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협력한 것에 대해 불만을 거침없이 드러낸 것이다.
국민의당은 이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행자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아무리 홍 대표가 막말 전문 대표라고 하지만 갈수록 가관”이라며 “자당의 원내대표가 합의한 안에 대해서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뒤집어 반대토론을 연이어 하는 당에게 ‘이게 당이냐?’ 묻고 싶다”고 맞받았다.
김철근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다당제라는 새로운 국회 환경에 발맞춰 민주당과 한국당을 설득해 예산안 합의를 이끌어낸 국민의당을 ‘위장 야당’이라고 비하하는 것은, 자기편 아니면 적으로 보는 전형적인 이분법을 벗어나지 못한 단세포적 사고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한국당이 다시 응수하고 나서며 난타전을 이어갔다. 정태옥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예산안 통과는) 국민의당이 원칙을 저버리고 민주당과의 선거구제 뒷거래로 동의했기 때문”이라며 “야합을 하고 원칙을 저버리는 국민의당의 행태는 국민들 머릿속에 민주당의 이중대라는 이미지로 도저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녕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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