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 과다는 기본, 독극물 포함된 경우도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조사 결과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비아그라, 시알리스 등 발기부전 치료제가 모두 위조품인 것으로 나타나 세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불법으로 판매되는 의약품의 경우 제조‧유통 경로를 알 수 없고 유해성분이 혼입될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성분 함량미달에 불검출도?···의사 처방 필수 약국서 구매해야
비아그라 주성분 오‧남용 시 심하면 심장마비‧뇌졸중


지난달 30일 식약처는 온라인을 통해 불법으로 판매되고 있는 ‘성기능 개선 표방 제품’ 등 20건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표시사항과 다르게 함량‧성분이 함유돼 있는 등 모두 불법 제품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온라인을 통한 불법 판매가 많고 오‧남용 위해 우려가 높은 발기부전 및 조루치료 등을 표방한 20건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조사 방식은 제품에 함유된 성분과 함량을 검사했다.

조사 결과 발기부전 및 조루치료를 표방하는 제품 15건 중 ‘표시된 함량보다 과다 검출’ 6건, ‘다른 성분 검출 및 표시된 함량 미달’ 4건, ‘다른 성분 검출’ 3건, ‘다른 성분 검출 및 표시된 함량 과다’ 1건, ‘불검출’ 1건 등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각성‧흥분 효능을 표방하는 제품 3건 중 흥분제 주성분으로 사용되는 ‘요힘빈’은 검출되지 않았다. 해당 성분은 국내에서 허가‧신고가 제한돼 있다. 또 식약처가 인체 사용을 금지한 ‘유해물질’로 관세청 통관 금지 품목(성분)이다. 요힘빈은 환각, 빈맥, 심박세동, 고혈압 등의 부작용을 동반하며 심할 경우 정신을 잃거나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힘빈은 이번 의약품 조사 대상 검출 결과에서 나타나진 않았으나 최근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일부 근력운동 관련 섭취제에 포함돼 불법 유통되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스테로이드 표방 제품 1건과 낙태 표방 제품 1건에서는 각각 단백동화스테로이드인 ‘옥산드롤론’과 해외에서 낙태약으로 허가된 성분인 ‘미페프리스톤’이 검출됐다.

특히 일부 ‘성기능 개선 표방 제품’에서는 표시 사항보다 최대 188% 많은 성분이 검출되거나 반대로 아예 유효 성분이 들어있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이번 조사 결과 188% 과다 검출은 비아그라(4건)에서 나타났는데 대체로 비아그라의 주성분으로 사용되는 ‘실데라필’은 오‧남용할 경우 두통‧안면홍조를 비롯해 심하면 심장마비‧뇌졸중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온라인 의존 성향
버려야

 
현재 비아그라 구매는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의사에게 직접 자신의 발기부전에 대해 진단을 받아야 한다는 고충 때문에 많은 이용자들이 직접 구매보다는 온라인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이번 식약처 조사 결과가 세간의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비아그라 제조사인 화이자 제약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까지 전 세계 107개국에서 발견된 화이자 제약 위조약품 중 85% 정도가 가짜 비아그라였다. 2000억 달러(약 218조)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는 전 세계 위조의약품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 국내에서도 매년 150만 정 이상이 불법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에는 중국에서 들여온 시가 277억 원 상당의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국내에 유통시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 경주경찰서는 중국에서 비아그라 등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들여와 국내에 유통시킨 혐의(약사법위반)로 A씨 등 유통 조직원 5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로부터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구입한 후 시중에 유통한 혐의로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2013년부터 4년 동안 중국에서 불법제조의약품 184만8000정(정가 환산 시 277억 원 상당)을 수입해 국내 약국 및 도매상을 통해 유통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정상제품 도매가의 20~40%에 해당하는 돈을 받고 판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정상 제품(최대 용량 150mg)보다 용량이 많은 500mg짜리 발기부전치료제를 만들어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처방전 없이 구매?
 
가짜 발기부전치료제에서는 진품에 비해 성분이 10배 이상 포함되거나 독극물이 포함된 경우도 있어 위험한 제품으로 분류된다. 이런 위조의약품이 일으킨 부작용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매년 전 세계에서 10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최근 영국은 세계 최초로 비아그라를 약국의약품으로 분류하고 처방전 없이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영국에서는 이르면 내년 봄부터 18세 이상 성인 남성은 의사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비아그라를 구할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거론되던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축소에 얼마나 기여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일각에서는 국내에도 도입(의사 처방전 없이 구매)돼야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불법행태(불법 유통·판매·구매 등)를 근절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온라인을 통해 불법으로 판매되는 의약품의 경우 제조‧유통경로를 알 수 없고 낱알 상태로 유통되는 등 이물질‧유해성분이 혼입될 가능성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만큼 복용 시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가 높다”면서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인터넷 의약품 불법판매 신고는 식약처 홈페이지 신고센터나 종합상담센터(1577-1255)로 하면 된다.

가짜 비아그라 제품의 구별법은 다음과 같다. 블리스터(플라스틱 포장지)와 종이 상자에 표기된 사용기한이 서로 다르거나, 종이 상자 각도에 따라 색채가 달라지는 제조사 화이자 제약의 안전 로고(홀로그램) 인쇄가 없고 블리스터 정품에는 없는 화이자 제약 로고가 있다면 ‘가짜(위조품)’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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