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은 존재의 집> 展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대안공간 눈에서는 확장된 예술 담론을 도모해 신진 기획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전시를 기획했다. 지난 7일부터 2018년 1월 17일까지 6주간 진행되는 이 전시는 대안공간 눈에서 다년간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작업을 하는 신진작가들에게전시 기회를 제공하였던 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총 7명의 기획자가 참여하고 16명의 예술가가 참여한 신진기획자 지원 전시 ‘취향은 존재의 집’展은 전시 공간을 각각 네 개의 세부 기획 전시로 구획해 구별했다. 이 전시는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을 공통의 지명이라는 이해를 통해 해석하면서 보편성을 지닌 예술의 역할을 강조한다. 

전시의 기획자들은 개인적인 구획으로 나뉘어진 공간을 함께하는 순간으로 시점을 재해석했다.

예를 들어 ‘집’이라는 공간적 소재를 이용해 집안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대화와 식사, 그 안팎의 관계 등의 주제로 삼는다. 더불어 각각의 세부 전시의 주제가 다른 기획자들의 전시에서 다양하게 활용되는 유기적 관계로 이어진다. 세부 전시인 ‘따뜻한 밥을 지어’展은 목명균 기획자가 시인 故김비주의 시 ‘따뜻한 밥을 지어’로부터 영감을 받아 기획한 전시다. 전시에는 시인 故김비주의 시와 김효정 작가의 페브릭 아트, 김혜경 작가의 플라워아트, 방미화 작가의 캘리그라피를 활용한 작품 ‘메모’, 짠민우 작가의 일러스트 시리즈들이 등장할 예정이다. 목명균 기획자는 일러스트와 공예로 고통에 대한 위로를 건낸다. 그는 기획의 큰 주제인 ‘집’을 활용해  개인의 공간 안에 존재하는 각각의 사물들의 감정들을 묘사한다.

‘글로 배우는 연애’展에서 기획자 박주원은 작가 김효진의 작품을 활용하여 기획의 큰 주제인 ‘집’의 일상성과 지극히 개인적인 인간의 연애에 초점을 맞췄다. 작가 김효진은 ‘일상의 관찰’을 통해 주변 인물들과 내면의 움직임을 포착하였으며, 박주원 기획자는 이번 전시에서 김효진 작가의 작품과 책을 활용하여 두 개의 매체가 관객과 함께 새로운 방향으로 재생산되기를 유도한다. 박주원 기획자는 ‘글로 연애를 배움’으로써 혼자된 존재가 아님을 확인하고, 더 나아가 인간이 지니고 있는 외로움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전시를 통해 제공한다. 전시는 박주원 기획자가 준비한 관객 참여 부스를 통해 완성된다. 

또 다른 세부 전시인 ‘너와 나의 아비투스’展은 문화와 취향에 관한 인문학적 논쟁을 담아낸다. 마틴 배런 기획자는 취향에 대한 본질적인 탐구로서 아비투스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생각을 다섯명의 작가를 통해 보여준다. 특히 ‘따뜻한 밥을 지어’展의 주요 소재인 ‘밥’을 활용한 작가 임동현의 작품이 전체 전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하며, 현재 홈리스를 지원하는 잡지 ‘빅이슈’의 판매원인 임상철 작가의 작업과 신건우 작가의 작업이 교차되는 지점을 통해 아비투스의 다양한 관점의 비교를 유도한다. 뿐만 아니라, 문화 안의 권력의 습관과 인식의 왜곡에 주목하는 작가 김진호의 가변 설치 작업과 아비투스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정동호도 전시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마지막 세부 전시인 손배영, 조재연 기획자의 ‘마담의 주방’展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공통적으로 프랑스에서의 레지던시 경험이 있는 작가들이다. ‘마담의 주방’展의 기획자들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한 예술이 상품화되거나 물신화되지 않는 역할을 하는 ‘비평’의 한계를 지적한다. 그들은 예술가들의 일상에 깊숙이 관여하는 ‘마담’을 소재로 불투명해진 미학이 걸었던 ‘희망’을 재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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