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드라마세트장 건립붐을 일으키면서 관광객들을 문경새재로 몰리게 했던‘KBS태조 왕건 세트장’이 많은 아쉬움을 남긴 채 철거됐다.

경북 문경시는 지난달 16일‘ 태조왕건 세트장’을 없애고 그 자리에 새로운 사극 ‘대왕세종’ 촬영장을 건립하기로 한 KBS간 협약에 따라 지난 12일부터 철거에 들어가 19일 완전 철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간 200만명의 관광객을 문경새재로 끌어 들이는 등 문경이 문화 관광도시로 탈바꿈하는데 큰 기폭제 역할을 했던 ‘태조 왕건 세트장’이 철거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1999년 KBS 25억 원, 문경시 4억 원 등 모두 33억여 원을 투자해 건립한 ‘왕건세트장’은 문경새재 도립공원 내 6만6천여㎡ 규모에 고려궁과 백제궁, 기와집과 초가집 등 95동을 반영구적으로 건립하는 등 사극 촬영 오픈세트장으로는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했었다.

이 촬영세트장은 왕건드라마가 종영된 후에도 제국의 아침, 무인시대 ,대조영 등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촬영지로 활용돼 왔었다.

그동안 문경새재 하면 왕건촬영장으로 인식될 만큼 전국에 널리 알려졌으며 인근에 ‘왕건’, ‘견훤’과 관련된 진남교반 ‘토끼 비리’, 가은 갈전리 금하굴 유적 등이 있어 시민들 사이에서는 반영구적으로 건립된 문경새재 왕건촬영장을 잘 보존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당초 계획에는 2009년 KBS의 촬영장 사용기한이 끝나면 왕건촬영장을 기반으로 한 ‘고려마을’을 조성해 통일을 염원하는 국민에게 삼국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왕건 등을 기리고 소중한 고려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역사체험장소로 활용할 방침이었다.

한편 문경시와 KBS는 내년 2월까지 이 자리에 경복궁과 광화문 등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120채의 반영구 건물을 지을 계획이며 왕건세트장 건립 때와는 달리 문경시가 60억 원, KBS는 5억 원을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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