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파사현정'(破邪顯正)이 교수들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혔다. '파사현정'은 '그릇된 것을 깨뜨려 없애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의미다.

교수신문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9일까지 전국 대학교수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17일 교수신문에 따르면 응답자 34%가 '파사현정'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했다. 교수신문은 매년 그 해를 돌아보는 의미를 담은 사자성어를 발표한다.

'파사현정'은 불교 삼론종의 기본교의다. 삼론종의 중요 논저인 길장의 '삼론현의'(三論玄義)에 실린 고사성어다.
 
'파사현정'의 뒤를 이은 사자성어는 '해현경장'(解弦更張·18.8%)이었다. '해현경장'은 '거문고의 줄을 바꾸어 맨다'는 뜻이다. 느슨해진 것을 긴장하도록 다시 고치거나 사회적·정치적으로 제도를 개혁하는 것을 말한다.

한나라 한서(漢書) '동중서전'(董仲舒傳)에 나오는 말이다. 중국 한나라 때 동중서가 무제에게 올린 '원광원년거현량대책'(元光元年擧賢良對策)에서 유래됐다. 

고성빈 제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정의 혼란스러움이 정리되고 출범한 새정부가 거문고의 줄을 새 것으로 고쳐 매듯이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들고 바르게 운행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이 빠지자 바닥의 돌이 드러난다'는 '수락석출'(水落石出·16.1%) ▲'나라를 다시 재건한다'는 '재조산하'再造山河·16%) ▲'뼈를 바꾸고 태를 벗다'라는 '환골탈태'(換骨奪胎·15.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교수신문의 올해의 사자성어 발표는 지난 2001년 시작됐다. 지난해에는 '강물(백성)이 화가 나면 배(왕)를 뒤집을 수 있다'는 뜻의 '군주민수'(君舟民水)가 선정됐다. 민주주의의 뜻을 거스른다면 정권이 바뀔 수 있다는 당시 상황을 정리해준 사자성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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