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종단 철도와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이어 달리는 럭셔리 레일크루즈, ‘그랜드 트랜스-시베리안 익스프레스’보다 품격 높은 여정으로 유라시아 대륙횡단의 꿈을 선사하는 여행자들의 새로운 로망.
중국의 베이징과 러시아의 모스크바 사이 약 8000km의 레일 위를 통과하는 럭셔리 콘셉트의 유라시아 대륙횡단 열차 ‘Grand Trans- Siberian Express(이하 GTSE)’. 열차 전체를 임대해 객실은 마치 호텔 룸처럼 편안하며 레스토랑과 라운지 바, 콘퍼런스룸 등의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어 긴 여행에 흥미와 편의를 더한다.

각 열차 칸마다 전담 승무원들이 대기 하며 고급스러운 호텔 서비스를 제공하는 ‘철로 위의 크루즈’. 여행자들의 오랜 로망은 이곳에서 출발해 이곳에서 마무리된다.
GTSE A to Z

‘Siberian Express’ 앞에 ‘Grand Trans’라는 수식어가 더해졌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러시아 영토 안에서만 운행하는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는 달리 GTSE는 중국과 몽골을 더해 모두 3개국을 통과하기 때문이다.
약 14일간 장장 8000km를 이동하는 긴 여정의 출발지 선택은 여행자의 몫. 모스크바에서 아시아 방향으로 여행하는 ‘East Bound’와 베이징 또는 울란바토르에서 시작해 유럽 방향으로 여행하는 ‘West Bound’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으로 긴 기차여행이 시작된다.
투어 방향의 선택은 출발지와 목적지의 항공편 사정과 정확한 투어 일정 및 가격을 확인한 뒤 본인의 상황에 맞게 결정해야 한다. East Bound의 경우 14박 15일로 진행되지만 West Bound는 13박 14일로 진행돼 가격 차이가 있다.
<info> 2018년 GTSE 출발일정
East Bound(모스크바출발-베이징도착) : 5월 19일, 7월 21일, 8월 11일, 9월 1일
West Bound(베이징출발·모스크바도착) : 5월 27일, 7월 27일, 8월 17일, 9월 7일

Day 1 to 3, 베이징

참가자들은 개별적으로 베이징에 도착해 공항 픽업 서비스를 통해 호텔로 이동한다. 숙소는 베이징에 소재한 5성급의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 체크 인 후, 특별히 진행되는 공식 일정은 없다.
두 번째 날부터 본격적인 일정이 시작되며 투어버스를 이용해 만리장성과 이화원을 여행한다. 3일 차에 호텔 체크아웃 후 천안문광장과 천단공원을 방문한 뒤, 항공편을 이용해 울란바토르로 이동한다.
<Info> East Bound 울란바토르-베이징 구간 이동 옵션
베이징에서 출발하는 West Bound 일정은 모든 승객이 항공으로 울란바토르로 이동하지만 East Bound 일정의 Standard Plus와 Standard Economy 객실 승객들은 항공이동과 열차 이동 중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

Day 3 to 5, 울란바토르

늦은 저녁 울란바토르에 도착해 블루스카이 호텔에 체크인, 다음날 투어버스를 타고 테를지 국립공원을 방문한다.

몽골인들이 복을 기원 하는 어워와 게르를 체험한 뒤 몽골 전통음식을 맛보고 몽골 씨름과 말타기 대회 등이 열리는 나담축제를 재현한 나담쇼를 관람한다.
시내로 돌아오는 길에 몽골 최고의 영웅인 칭기즈칸의 거대한 기마상에 들렀다가 호텔로 복귀. 다섯 번째 날의 시작은 시내투어로 수흐바토르 광장과 간단사원 등을 관람하고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질 좋은 몽골 캐시미어를 비롯해 다양한 기념품을 살 수 있는 시간. 몽골 전통 핫팟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마치고 몽골 전통의상 패션쇼를 보면 5일 차 투어가 마무리된다.

늦은 저녁 울란바토르 기차역에서 드디어 GTSE에 몸을 싣고 레일크루즈 여행의 첫 밤을 보내게 된다.
<info> 언어별 그룹 배정
GTSE 참가자들은 사용 언어에 따라서 10명 내외의 그룹으로 나누어지고 해당 언어를 구사하는 그룹 담당 가이드가 배정돼 여행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세부 일정을 진행한다. 특정 언어의 사용 인원이 많으면 해당 언어를 구사하는 가이드가 합류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영어 가이드가 배정된다.
푸른 하늘과 초원, 울란바토르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테를지 국립공원에서의 데이투어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한다. 파란 하늘과 푸른 초원이 드넓게 펼쳐진 풍경에서 지난날 유라시아대륙을 누볐던 기마 민족의 강인한 기상이 전해진다.

▲ 테를지 국립공원

울란바토르에서 테를지 국립공원까지는 차로 약 1시간 30분 거리. 헨티 산맥 산기슭에 위치한 몽골 최고의 휴양지로 산으로 둘러싸인 계곡과 기암괴석, 숲, 초원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공원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돼 있으며 높이 30미터의 거북바위를 비롯해 유목민의 전통가옥인 게르, 소원을 비는 돌무덤 어워 등이 주요 볼거리이다. 몽골 전통 축제인 나담 축제를 재현한 나담쇼 역시 이곳에서 관람할 수 있다.

▲ 간단 사원

1843년에 완공된 간단 사원은 과거 공산정권 당시 유일하게 종교 활동이 가능했던 곳이며 현재 몽골에서 가장 큰 라마 불교 사원으로 남아 있다.
1996년에 세워진 25m 높이의 불상이 내부에 안치돼 있으며 내부 촬영을 하려면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불상 주변에는 마니차와 불상들이 늘어서 있어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소원을 빌기 위해 불교 경전이 들어있는 마니차를 돌리며 탑돌이를 하는 몽골인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첫 GTSE 탑승

베이징에서 울란바토르까지는 항공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울란우데로 떠나는 5일 차 저녁에 처음으로 GTSE에 오르게 된다. 울란바토르 기차역에 도착하면 정복을 갖추어 입은 승무원들이 플랫폼 앞으로 나와 탑승객을 맞이한다.

객실 안에는 예쁜 꽃병과 함께 각종 과일, 초콜릿 그리고 샴페인이 준비돼 있다. 승무원으로부터 객실 시설 등에 관한 설명을 듣고 러시아 입국카드를 작성한 뒤 휴식을 취한다. 샴페인 한 잔과 함께 GTSE 여행의 시작을 자축하는 시간.
몽골-러시아 국경 통과

울란바토르를 출발한 열차는 9시간을 달려 다음날 새벽 몽골의 국경인 수흐바타르와 러시아의 국경인 나우시키를 차례로 통과한다.
러시아 국경에서 국경수비대 요원들의 여권 확인 작업이 진행되며 열차 안에서 국경경비대원에게 미리 작성한 러시아 출입국신고서와 여권을 제시하고 열차 내에서 대기하면 된다.

타 횡단철도의 경우 국경을 통과할 때 약 6시간에서 11시간까지 소요되기도 하지만 GTSE는 1시간 정도면 통과한다.
승무원들과의 첫 인사

울란바토르에서 울란우데까지는 총 15시간 정도. 국경을 통과하면 레스토랑 객차에 첫 식사가 준비된다.

창밖으로 스쳐가는 소나무와 자작나무 사이로 목조 가옥이 드문드문 등장하는 목가적인 풍경과 함께 GTSE에서의 첫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점심시간에는 GTSE 일정을 총괄하는 투어 오퍼레이터가 전체 일정을 대략적으로 설명하고 승무원과 주방장 그리고 의사와 피아니스트 등 스태프들을 소개한다. 순조로운 여정을 바라며 그들과 건배를 들고나면 곧 울란우데가 눈앞에 나타난다.
Day 6, 울란우데

울란우데 도착과 함께 바로 버스투어가 진행되며 그동안 GTSE는 몽골종단철도에서 시베리아횡단철도로 노선을 변경한다.
몇 백 년 전의 생활을 그대로 유지해 살아가고 있는 구교도들의 마을에서 현지인이 빚은 과실주와 염장 고기 등을 맛보고 알록달록하게 꾸며놓은 전통가옥에서 공연을 관람한다.
타르바가타이 마을 투어가 끝나면 주요 볼거리들이 모여 있는 시내를 도보로 둘러보고 호텔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마친 후에 다시 울란우데 기차역으로 이동한다.

부랴트 사람들의 땅, 울란우데

툭 튀어나온 광대뼈, 까무잡잡한 얼굴, 낮은 코, 가는 눈. 부랴트 사람들은 우리와 참 많이 닮았다.
울란우데는 부랴트 민족의 땅으로 칭기즈칸 시대에는 몽골 제국의 일원이었다. 하지만 1727년 러시아와 청나라 사이에 맺은 조약에 의해 러시아령이 됐으며, 러시아 혁명 후 부랴트 자치 공화국이 세워졌다.
지금의 울란우데에는 몽골의 모습이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울란우데에서 “당신은 어느 나라 사람입니까?”라고 물어 보면 “러시아 사람”이 아닌 “부랴트 사람”이라는 답이 돌아오곤 한다.
▲ 소비에트 광장

부랴트 정부청사, 오페라 발레극장 등이 밀집해 있는 소비에트 광장은 울란우데 시내여행의 중심지이다.
광장을 중심으로 레닌 거리와 주요 도로가 펼쳐지며 이곳에 세워진 레닌 두상은 레닌 탄생 100주년이 되던 1970년에 제작됐다. 7.7m의 높이에 42톤에 달하는 무게가 광장을 압도한다.
▲ 오디기트리아 성당

아르바트 거리와 혁명광장을 지나 걷다 보면 정면에 울란우데에서 가장 크고 가장 오래된 석조 건물인 오디기트리아 성당이 모습을 드러낸다.

45년의 공사 끝에 1785년에 완공됐으며 하얀 외벽에 파란 지붕이 멀리서도 눈에 띈다.
1929년부터 공산주의 정권이 무너질 때까지 한동안 박물관의 상점으로 이용되기도 했으며 소련이 무너지고 난 뒤 원래의 성당으로 복구됐다.

<사진제공=여행매거진 Go-On>

프리랜서 박건우 기자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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