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인기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메인 보컬인 종현(27·김종현)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부검을 진행하지 않고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생전 절친한 사이였던 디어클라우드 나인이 고인의 유서를 공개했다.
 
故 샤이니 종현
 샤이니 종현이 지난 18일 한 레지던스에서 쓰러진 후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사망해 팬들에게 큰 충격을 전했다.
 
이날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종현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레지던스에 3일 정도 묵기 위해 체크인했고 발견 당시 프라이팬 위에 갈탄을 피워놓은 것으로 보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샤이니 종현의 친누나는 그가 보낸 “이제까지 힘들었다”, “나를 보내달라”, “고생했다고 말해달라”, “마지막 인사다” 등의 메시지를 받고 동생이 자살을 시도하는 것 같다며 신고를 했고 경찰과 119구조대가 긴급 출동했지만 이미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샤이니 종현은 곧바로 건국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판정을 받았다.
 
이에 대해 경찰 측은 19일 “고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정황이 확실해 보이고 유족이 원하지 않아 부검하지 않기로 했다”며 “유족을 상대로 조사가 끝나는 대로 수사를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 측은 “샤이니 멤버 종현이 우리 곁을 떠났다”며 “SM직원과 아티스트 모두 애도하고 있다.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 달라. 장례절차는 최대한 조용하게 치를 예정”이라고 공식 입장을 전했다.
 
유족 측은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2층 20호실에 빈소를 마련하고 이날 11시부터 조문객을 맞을 예정이다.
 
SM은 팬들을 위해 같은 장례식장 지하 1층 3호실에 별도의 조문 장소를 마련할 예정이다.
 
샤이니 종현 숨진채 발견된 현장
 한편 종현의 생전 절친한 사이였던 디어클라우드 나인이 자신의 SNS를 통해 종현의 유서를 공개해 안타까움을 전했다.
 
디어클라우드는 “얼마 전부터 종현이는 제게 어둡고 깊은 내면의 이야기들을 하곤 했다. 매일 같이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불안한 생각이 들어 가족들에게도 알리고 그의 마음을 잡도록 애썼는데 결국엔 시간만 지연시킬 뿐 그 마지막을 막지 못했다”라는 글을 게재해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또 “아직도 이 세상에 그가 없다는 게 믿어지지 않고 너무 괴롭다. 지금도 이 글을 올리는 게 맞는 건지 겁도 나지만 종현이 본인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이 글을 꼭 직접 올려달라고 부탁을 했다”며 “이런 날이 오지 않길 바랐는데 가족과 상의 끝에 그의 유언에 따라 유서를 올린다”고 설명하며 유서를 공개했다.
 
유서에서 종현은 “나 속에서부터 고장났다.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겼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엇다. 나는 날 미워했다. 끊기는 기억을 붙들고 아무리 정신차리라고 소리쳐봐도 답은 없었다. 막히는 숨을 틔어줄수 없다면 멈추는게 나아”라고 괴로움을 토로했다.
 
그는 또 “나보다 힘든 사람들도 잘만 살던데. 나보다 약한 사람들도 잘만 살던데. 아닌가보다. 살아있는 사람 중에 나보다 힘든 사람은 없고 나보다 약한 사람은 없다. 그냥 수고했다고 해줘. 이만하면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해줘. 웃지 못하더라도 탓하며 보내진 말아줘. 수고했어. 정말 고생했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 샤이니 종현 유서 전문
 
난 속에서부터 고장났다.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
나는 날 미워했다. 끊기는 기억을 붙들고 아무리 정신차리라고 소리쳐봐도 답은 없었다.
막히는 숨을 틔어줄 수 없다면 차라리 멈추는게 나아.
 
날 책임질 수 있는건 누구인지 물었다.
너뿐이야.
난 오롯이 혼자였다.
 
끝낸다는 말은 쉽다.
끝내기는 어렵다.
그 어려움에 여지껏 살았다.
 
도망치고 싶은거라 했다.
맞아. 난 도망치고 싶었어.
나에게서.
너에게서.
 
거기 누구냐고 물었다. 나라고 했다. 또 나라고 했다. 그리고 또 나라고했다.
 
왜 자꾸만 기억을 잃냐 했다. 성격 탓이란다. 그렇군요. 결국엔 다 내탓이군요.
눈치채주길 바랬지만 아무도 몰랐다. 날 만난적 없으니 내가 있는지도 모르는게 당연해.
 
왜 사느냐 물었다. 그냥. 그냥. 다들 그냥 산단다.
왜 죽으냐 물으면 지쳤다 하겠다.
 
시달리고 고민했다. 지겨운 통증들을 환희로 바꾸는 법은 배운 적도 없었다.
통증은 통증일 뿐이다.
그러지 말라고 날 다그쳤다.
왜요? 난 왜 내 마음대로 끝도 못맺게 해요?
왜 아픈지를 찾으라 했다.
너무 잘 알고있다. 난 나 때문에 아프다. 전부 다 내 탓이고 내가 못나서야.
선생님 이말이 듣고싶었나요?
아뇨. 난 잘못한게 없어요.
조근한 목소리로 내성격을 탓할때 의사 참 쉽다 생각했다.
 
왜 이렇게까지 아픈지 신기한 노릇이다. 나보다 힘든 사람들도 잘만 살던데. 나보다 약한 사람들도 잘만 살던데. 아닌가보다. 살아있는 사람 중에 나보다 힘든 사람은 없고 나보다 약한 사람은 없다.
그래도 살으라고 했다.
왜 그래야하는지 수백번 물어봐도 날위해서는 아니다. 널위해서다.
날 위하고 싶었다.
제발 모르는 소리 좀 하지 말아요.
왜 힘든지를 찾으라니. 몇번이나 얘기해 줬잖아. 왜 내가 힘든지. 그걸로는 이만큼 힘들면 안돼는거야? 더 구체적인 드라마가 있어야 하는거야? 좀 더 사연이 있었으면 하는 거야?
이미 이야기했잖아. 혹시 흘려들은 거 아니야? 이겨낼 수있는건 흉터로 남지 않아.
 
세상과 부딪히는 건 내 몫이 아니었나봐.
세상에 알려지는 건 내 삶이 아니었나봐.
다 그래서 힘든 거더라. 부딪혀서, 알려져서 힘들더라. 왜 그걸 택했을까. 웃긴 일이다.
지금껏 버티고 있었던게 용하지.
 
무슨 말을 더해. 그냥 수고했다고 해줘.
이만하면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해줘.
웃지는 못하더라도 탓하며 보내진 말아줘.
 
수고했어.
정말 고생했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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