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백한 검찰권 남용… 반드시 법적책임 물을 것신당행 권유 거절… 끝까지 민주당 사수할 것 나라종금 사건에 이어 현대비자금 사건으로 16일 검찰 조사를 받은 민주당 박주선 의원은 ‘표적수사’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박 의원은 17일 그리스 신화를 인용해 “신당동의서를 작성하지 않는 정치인에 대해서는 표적수사를 통해 뇌물정치인으로 낙인찍어 생매장하려 하고 있다”며 “합법적 후원금을 정치자금을 가장한 뇌물로 둔갑시켜 수사를 하는 것은 검찰을 동원해 신당에 비협조적인 정치인을 보복하려는 당동벌이(黨同伐異:무조건 다른 파의 사람을 배격함)”라고 주장했다.박 의원은 17일 기자와의 인터뷰 도중 지인들로부터 걸려온 격려 전화를 받으면서도 억울함과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다음은 박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 이번 소환 조사가 검찰의 독자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하나.
▲ 검찰의 독자적인 판단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치탄압이나 표적수사 가능성이 농후한 만큼 수사 배경에 청와대와의 조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 검찰은 “절차적 정당성을 갖췄다 해도 실질적인 대가성이 있으면 뇌물”이라는 논리를 펼치고 있는데.
▲ 정치인 후원금에는 보험성이 내포되어 있다. 검찰의 잣대대로라면 대한민국에서 정치하는 사람들은 모두 범죄자일 것이다.

-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 대응할 수단이 없다. 이건 명백한 검찰권 남용이다. 이러한 무리한 검찰권 행사를 지휘감독해야 할 대통령과 법무장관이 손 놓고 있는데 무슨수로 대응을 하겠는가. 검찰이 기소를 한다면 법원에서 반드시 무죄를 받을 것이다. 무죄가 확정되면 검찰권 남용에 따른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

- 분당 정국 과정에서 신주류측으로부터 신당행을 권유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 그렇다. 신주류 핵심인사들이 신당에 참여할 것을 여러 차례 권유한 적이 있다. 교묘한 정치탄압이다.

- 김원기 고문과는 접촉한 적 있나.
▲ 김 고문과는 직접 접촉하지 않았다.

- 분당이 초읽기에 들어갔는데 박 의원의 입장은.
▲ 끝까지 당 분열을 막는데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어쩔수 없이 분당이 된다면 모든 책임은 신당파에 있다. 책임있는 당에 남겠다.

- 실체적 진실규명은 차치하더라도 잦은 구설수는 내년 총선을 앞둔 박 의원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는데.
▲전화위복이 될 것이다.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지역민이나 지인들도 한결같이 “큰 정치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통과 의례쯤으로 받아들이라”고 위로하고 있다. 결연히 맞서 유권자들과 주위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할 것이다.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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