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롯데 ‘흐림’ SK·LG·GS ‘맑음’

[일요서울|산업경제부] 연말연초가 다가온 가운데, 재계에서는 각자의 한해 성적표를 놓아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좋은 성적표를 받은 기업들은 향후 어떻게 유지할지가 고민이고, 성적이 좋지 못한 기업들은 성장 동력 제고를 위한 경영계획을 수정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우선 10대 그룹 상장사들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사업장에서 올린 영업이익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점을 봤을 때 대체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아직 집계되진 않았지만 4분기 기업 실적확대 기대감도 여전히 유효하다. 

재벌닷컴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0대 그룹 상장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본사 기준)은 62조 원이다. 누적 총매출은 592조54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25조710억 원보다 12.8%, 67조4690억 원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2조454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1조9660억 원보다 95.4%(30조 4088억 원) 늘어나 3분기 기준 역대 최대였다. 연간으로 따지면 역대 최대인 8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치는 해외사업장을 제외하고, 국내에서만 발생한 것을 합산한 수치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올 3분기까지 거둔 영업이익이 27조5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1.1% 증가했다. SK가 212.7% 증가한 13조4580억 원, LG가 98.3% 늘어난 6조2150억 원이었다. 현대자동차는 22.7% 감소한 5조4580억 원으로 4위에 머물렀다.

다음으로는 롯데 2조6840억 원, 포스코 2조5280억 원, 현대중공업 1조6880억 원, 한화 1조5310억 원, GS 9850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반도체에서 비롯된 매출 쏠림 현상이 심해 착시 효과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롯데그룹, 중국 사드보복의 영향 등으로 1~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22.7% 대폭 감소한 현대자동차그룹 등의 경우 10대그룹의 최대 매출과는 대조되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또 일부 기업은 시장 상황과 별개의 경영진 문제 등으로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공여 혐의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경영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은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자택 공사 비리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아울러 김준기 전 DB(옛 동부)그룹 회장은 여비서 성추행 혐의로 피소됐다.

한편 정책 변화 등도 일부 기업들의 날씨를 더욱 흐리게 한다. 정부의 법인세를 인상으로 인해 삼성전자, 현대차 등 77개 기업의 세금 부담이 가중됐고, 기아차는 통상임금 1심에서 패소하면서 약 1조 원가량의 부담을 떠안았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이 철강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잇따라 부과해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사들이 어려운 모습이다. 향후 미국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산 세탁기에 대해 긴급수입제한조치를 검토하고 있어 수출 급감이 우려되기도 한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피해도 막심했다. 현대차는 7월까지 중국에서의 현지 판매가 40.8% 감소했고, 사드부지를 제공한 롯데는 3월 이후 중국정부가 소방법 위반 등을 이유로 롯데마트에 영업정지를 내리면서 피해가 누적됐다. 표면 실적보다 부정적인 한해를 보내고 있는 기업들이 향후 어떤 대처를 보일지는 앞으로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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