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지지하락 반사표 결집위한 구심력 역할 제의 후총선후 제1당 될경우 한나라당 몫 총리직 약속했을 가능성 이회창 전총재가 10월 중순경 일시 귀국한다. 둘째 아들 수연씨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후끈 달아오른 시점에서 이뤄지는 이전총재의 귀국은 한나라당은 물론 정치권 전반에 걸쳐 미묘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관측된다. 이전총재의 측근들은 이미 내년 총선 준비에 분주한 상태. 따라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전총재 측근들의 총선출마는) 이전총재의 정계복귀를 위한 수순 밟기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 온 최병렬 대표가 이전총재와 비공식 접촉을 한 것으로 알려져 두 사람간 오고 간 대화내용에 대한 갖가지 추측이 나돌고 있다.

이전총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공식적으로는 내년 2월에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곳에서 특별히 하실 일은 다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 귀국이 원래 일정보다 앞당겨질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조기귀국설을 부인하지 않았다. 현재 이전총재는 미스탠퍼드 대학에서 연구활동 중이다. 가장 최근 장모상을 당해 일시 귀국했던 이전총재는 오는 10월 중순경 둘째 아들 수연씨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총재의 귀국에 벌써부터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는 그의 귀국이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급속하게 재편되는 가운데 이뤄지기 때문. 게다가 얼마전 방미 일정을 마치고 온 최병렬 대표가 이전총재와 비공식 접촉을 한 것으로 알려져 한나라당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이전총재의 ‘총선역할론’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확인 결과 최대표는 워싱턴에서 이전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미방문 사실을 전했다고 한다. 최대표측 한 측근은 “최대표가 워싱턴과 뉴욕을 방문해 거리상 이전총재를 직접 만나고 오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몇차례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측근은 전화통화 내용에 대해서는 “두 분간에 오고 간 내용이라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현재 정치상황에 대한 대화도 오고 갔지 않겠느냐”며 정치적 얘기를 주고 받았을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최대표는 이전총재와의 전화통화 내용에 대해 “미국에 머물러 있는 동안 이전총재에게 한-미 동맹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고 말하자 이전총재가 취지를 잘 알겠고, 열심히 하라고 답했다”고 당관계자를 통해 밝혔다.하지만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최대표와 이전총재가 그런 얘기만 나눴겠느냐”며 두 사람간 주고받은 ‘숨은 얘기’를 놓고 갖가지 추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속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분당되고, 노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도가 최하 상태이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내년 총선에서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신당이 노대통령의 보이지 않는 뒷심 등에 의해 바람을 일으키게 된다면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지 모른다”며 “이렇다할 정치적 구심력이 없는 당입장에서는 이회창 카드를 다시 꺼내들 수 있을 것이며, 그 때를 대비해 최대표가 이전총재의 도움을 미리 요청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때 이전총재의 지원을 기대하는 세력이 적지 않다. 또 최대표가 이전총재의 지원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주장도 상당수.특히 총선출마 채비에 나선 이전총재 최측근 인사들은 내심 ‘창’의 재등장을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는 반노민심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심리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미 이전총재는 지난 대선때 국민절반 가량의 지지를 받았고, 노대통령에 대한 기존 지지층의 절반이상이 돌아선 상황에서 반노 민심을 흡수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진 유일한 대안은 이전총재 뿐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물론 또 다른 일각에서는 “정계은퇴를 선언한 이전총재가 총선지원에 나선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전총재의 등장이 선거를 되레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 하지만 ‘신4당체제’로 재편된 정치권은 이전총재의 정계복귀를 사실상 쉽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질적 여당인 통합신당과 야당이 된 민주당의 분열은 자연스럽게 한나라당의 정치적 ‘입김’을 강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이러한 한나라당의 강세는 이변이 없는 한 내년 총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대다수 정치분석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정치분석가들은 한결같이 한나라당의 제 1당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민주당 분당으로 인해 ‘손 안대고 코푸는’ 특혜를 입은 셈이다. 한나라당이 제 1당이 될 경우 노대통령의 약속대로 ‘국무총리직’은 당연히 한나라당 몫이 된다.

최대표가 이전총재에게 총선지원과 함께 ‘국무총리직’을 제안했을 것이라는 설이 흘러나오는 것도 이 때문. 한나라당의 한 정세분석통은 “정계를 은퇴한 이전총재가 지원해 나서서 그에 따른 역풍을 맞는다고 해도 지금 상황에서 볼 때 실보다 득이 더 클 것이라고 자체 분석하고 있다”며 “노대통령의 실정이 이전총재에 대한 향수를 불러오고 있기 때문에 총선 정국에서 이전총재의 국무총리설이 파다하게 나돌면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 폭은 더 커질 것이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이전총재의 국내행은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정치권 안팎의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노대통령의 민심이반에 따른 반사이익이 이전총재로 옮겨 붙을 경우 그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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