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항 D-20, 최첨단 시스템 도입으로 빠르게 출입국 가능

사진제공=인천공항공사
[일요서울 | 박아름 기자]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T2)이 손님맞이 준비를 마쳤다. 공식 개장(1월 18일)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T2는 각종 최첨단 시설의 도입으로 발권 수속 시간이 대폭 단축될 것으로 알려지며 이용객들의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자동 탑승권 발급 시스템, 원형 전신 스캐너, 워크 스루(카메라가 승객의 얼굴과 여권의 사진을 비교해 일치 여부를 판단) 시스템 등은 ‘더 빨라진’ T2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이처럼 벌써부터 ‘스마트 공항’으로 소문이 자자한 T2를 공식 개장에 앞서 미리 들여다봤다.
 
휴가철·연휴마다 혼잡 빚었던 제1터미널과 독립 운영
무인 발권·수속 시스템 비치해 탑승 시간 단축

 
T2 개장으로 가장 기대되는 효과는 ‘발권 수속 시간’의 단축이다. 그동안 인천국제공항은 여행객이 급증하는 휴가철 혹은 황금연휴 때마다 인파가 몰려 혼란을 빚기 일쑤였다. 2016년 연간 이용객은 5776만 명으로 적정 수용 인원(5400만 명)을 훨씬 웃도는 수치였다.

그런데 T2가 개장하면 혼잡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T2는 연면적 38만7000㎡ 규모로, T1과는 공간뿐 아니라 시스템도 완전히 분리돼 있다. 사실상 또 하나의 공항과 마찬가지다. 체크인부터 보안검색, 세관검사, 검역, 탑승 등 모든 출입국 절차가 T1과 별도로 이뤄지는 독립 터미널이다. T1에서 T2까지는 공항철도로 약 6분, 공항버스로는 약 20분의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대한항공·델타·에어프랑스·KLM 4개 항공사 승객은 T2를, 아시아나를 비롯한 기타 항공사 승객은 기존의 T1을 이용하면 된다. 이에 따라 기존에 T1에 유입되던 승객이 T2로 분리되며 승객 쏠림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게 인천공항공사 측 설명이다. 인천공항은 앞으로 T1·T2를 통해 연간 7200만 명의 여객과 500만 톤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발권 수속 시간 단축
 
특히 발권 수속 과정에 도입된 최첨단 시설은 시간 단축을 위해 최적화된 요소다. T1에는 자동 탑승권 발급 등 무인 자동화 서비스가 대폭 들어선다. 여행객이 스스로 항공권을 출력할 수 있는 ‘셀프 체크인 키오스크’ 66대와 수하물을 직접 위탁하는 ‘셀프 백 드롭’ 장비 40대를 갖춘 것. 이들을 이용할 경우 발권부터 수하물 위탁까지 약 5분 만에 마칠 수 있다. 현재 T1에서는 키오스크를 통해 발권을 마치고도 수하물 위탁을 위해서는 유인 카운터를 이용해야한다.

다음으로 보안 검색에는 국내 공항 최초로 원형 전신 스캐너가 설비돼 빠른 속도로 탑승객의 신체 검색이 가능해졌다. 탑승객이 해당 기계에 들어가면 장비가 360도 회전하며 빠르게 신체를 검색한다. 이는 기존 금속탐지기로 찾아낼 수 없는 비금속류 폭발물까지 파악해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보안요원의 몸수색도 없어진다.

출입국 심사 과정에서도 시간 단축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바로 워크 스루(Walk Through) 시스템이다. 과거에는 탑승객이 카메라를 바라봐야 얼굴이 인식됐으나, T2에서는 심사대를 통과하기만 해도 카메라가 탑승객의 얼굴을 인식, 전자여권에 있는 사진과 비교 판단한다.

이 밖에 환승카운터와 환승보안검색대를 가까이 배치한 이른바 ‘환승클러스터’를 마련해 환승 시간 단축도 꾀했다.
 
여객 1억 명 시대 준비
 

한편 인천공항은 T2 개장 전부터 추후 확장 사업에 대한 고민이 깊다. 국토부와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공항 건설 기본계획을 관계기관 협의와 항공정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난 11월 6일 확정했다. 2023년 완공을 목표로 T2 확장 공사를 추진하는 것. 이름하여 ‘4단계 건설 사업’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앞서 ▲인천국제공항 건설(1단계) ▲제3 활주로 추가(2단계) ▲T2건설(3단계) 프로젝트를 추진한 바 있다.

제4활주로 신설, 진입도로 및 계류장 확충 등의 내용이 담긴 이 사업이 완료되면 인천공항의 여객처리 능력은 1억 명까지 확충될 예정이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4단계 이후 최종단계에 이르는 중장기 개발계획을 통해 T3과 제5활주로를 바탕으로 1억3000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키우겠다”며 “국제선 기준으로 싱가포르 창이공항(1억3000만 명, 2025년) 및 두바이 알막툼공항(1억6000만 명, 2030년)에 이어 세계 3대 초대형 공항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확장 사업은 T2를 ‘스마트 공항’ 이미지로 굳히는데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을 통해 인천공항은 T1에 인공지능(AI)과 생체인식,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춘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그 예로는 생체인식 기반 체크인 및 탑승 서비스, 인공지능 기반 보안검색 X-레이 판독, 고도화된 안내로봇 등을 제시했다. 즉 2023년 인천공항에서는 로봇이 여객을 안내하고, 여객이 사전 등록한 생체정보 인식을 통해 스스로 수속하고 수하물을 위탁하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세계 각국 공항이 경쟁적으로 시설 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국제여객 1억 명 규모로의 확장은 아시아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처음일 것”이라며 “확장 사업을 통해 미래 항공시장을 선점하고 동북아 대표 허브공항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한편 T2의 개항 후 첫 항공편은 오는 1월 18일 오전 5시 15분 인천 도착 미국 뉴욕 발 대한항공 KE086편으로 확정됐다. T2에서 출발하는 첫 비행기는 같은 날 오전 7시 55분 필리핀 마닐라행 KE621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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