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호계면 부곡리 용당서 8ㆍ9일 정월대보름맞이 행사

지난 2007년 열린 호계 별신굿 행사에서 주민들이 용떡을 옮기고 있다

경북 문경에서 전국 최대 규모의 정월 대보름맞이 별신굿이 선을 보인다.

정월대보름을 맞아 오는 8, 9일 이틀간 문경시 호계면 부곡리 부곡 용당(암굴)에서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기 위한 ‘호계 별신굿’ 한마당이 펼쳐진다.

호계 별신굿 행사의 가장 큰 볼거리로 ‘용떡 옮기는 행위’와 ‘동줄매기’가 있다. 용떡 옮기기의 경우 60여명의 주민들이 줄을 지어 용에게 제물을 바치는 의식으로 전국에서 유일하다.

또한 용떡을 이는 동줄(금줄)의 길이는 무려 300여m에 달하며, 동줄 꼬기부터 동줄 설치까지 동네주민 모두가 합심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규모가 커 단연 국내 최고라 할 수 있다.

호계 부곡리 오얏골 별신굿은 기록없이 구전으로 전해져 유래와 목적 등 내력을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약 300년 전부터 매년 동제를 올리고 10년마다 별신굿을 대대적으로 행했던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이 지역의 암굴(용당)에서 흘러나오는 용천수가 가뭄으로 나오지 않자, 이 안에 있던 용(龍)이 샘을 막고 있기 때문이라며 별신굿을 지내기 시작했고 용천수는 마을의 식수원이자 농업용수원으로 주민들의 생업을 좌우하고 있다.

문경지역에는 호계부곡리 별신굿을 비롯해, 산북면 내화리 화장별신제, 산북면 석봉리 별신굿, 석봉리 샛골 별신굿, 동로면 적성리 벌재큰마 별신굿 등 많은 곳에서 별신굿을 지냈으나 지금은 호계 별신굿만이 전승되어 내려오고 있다.

별신굿은 보통 5년 또는 10년에 한 번 행하는 특별한 축제로 주로 해안지역에 활성화돼 있으나, 내륙지방에는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이번 호계부곡리 별신굿은 내륙지방에 남아 있는 유일한 별신제의 전통 계승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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