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16년 만의 경기 수복’이냐 야당의 ‘막판 뒤집기’냐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내년 6·13 지방선거에서 경기도는 서울시와 함께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경기도는 1300만 명이 거주하는 최대 광역단체로 선거마다 차기 대권 후보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내 자웅을 겨룬다.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년간 패배한 이곳을 탈환하기 위해 일전을 벼르고 있다. 초반부터 거물급 후보들의 경쟁이 뜨겁게 펼쳐지는 상황이다. 반면 야당은 후보 기근에 상대적으로 처지는 분위기다. 여당이 판세를 이끌어가는 가운데 야당의 ‘깜짝 카드’와 단일화 여부 등은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與 지지율 50% 육박에 두터운 후보군… 경선이 본선 되나
출사표 던진 양기대 ·안민석 출마 고심, 이석현· 최재성도 거론
野 ‘이변 노린다’… 깜짝 카드·통합 신당 후보·단일화 등 변수
‘남경필 복당’ 주목…한국당 최중경·정의당 심상정 등 하마평

 
서울시 못지않게 경기도 역시 ‘빅매치’를 예고하고 있다. 남경필 현 경기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빠른 대결 양상을 벌이며 여론을 주도하는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전해철(재선)의원과 양기대 광명시장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안민석(4선) 의원도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한국당 후보로는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거론되며, 현역 의원 중엔 심재철(5선) 국회부의장과 홍문종(4선) 의원이 후보로 꼽힌다. 국민의당에선 이찬열(3선) 의원과 이언주(재선)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정의당에서는 지난 대선 후보였던 심상정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 <뉴시스>
     사실상 경쟁 돌입 민주당
경선 분위기 ‘후끈’

 
민주당의 경우 현 지지도가 50%를 상회하는 만큼 사실상 당내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얘기도 심심찮게 나온다. 민주당은 이재명 성남시장과 ‘친문 핵심’ 전해철 의원이 치열한 당내 경선을 벌일 예정이다. 여기에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을 밝히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안민석 의원도 출마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어 변수가 될 수 있다.
 
이 시장의 출마는 기정사실화 상태다. 지난 탄핵 국면에서 거침없는 발언으로 돌풍을 일으킨 이 시장은 대선 경선에선 패했으나 이후 방송 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해 호감도와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이를 바탕으로 국민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엔 남경필 현 지사와 버스 준공영제, 청년지원 정책, 광역서울도(道) 등 정책을 놓고 뜨거운 공방을 이어가며 정책 이해도, 준비성에 대해서도 어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 의원도 일찌감치 도전 의사를 밝히고 출마 준비를 하고 있다. 경기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 의원은 지역조직에 대한 장악력과 친문 세력의 조직적 지원까지 더해지면 경선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양정철 전 홍보비서관, 이호철 전 민정수석 등과 함께 ‘3철’로 불리며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힌다.
 
전 의원은 현재 이 시장이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경쟁에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지난해 9월 일요서울과의 인터뷰에서 “경선이 본격화되면 현재의 인지도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누가 훌륭하게 도지사직을 수행할 수 있느냐에 귀착될 것”이라며 “현재 인지도 차는 실제 경선으로 가면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안민석 의원도 출마를 고심하면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 과정에서 활약을 하며 주목받은 만큼 경선 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안 의원은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구정 전까지 결정할 것”이라면서 동시에 이 시장에게 견제구를 날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출마와 관련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부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 시장의 ‘확장력’을 꼽았다. 

안 의원은 “(당원·국민들이) 이 시장의 확장력을 의심하게 되면 (지지도) 하향선을 그릴 것이고 그러면 대체재가 있어야 한다”며 “여론조사에서는 제가 의원들 중 가장 높게 나오니까 그래서 헌신을 해야 될 텐데…”라고 말했다.
 
이 밖에 양기대 광명시장도 최근 출사표를 던지며 치열한 경선을 예고했다. 그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기도는 지금 혁신 성장을 위한 갈림길에 서 있기 때문에 도시 경영 능력과 지방분권 시대에 걸맞은 명확한 구상을 가진 인물이 필요하다”며 “특히 내년 6월 지방선거는 정권 교체의 시즌2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경우 이 외에도 국회 부의장을 지낸 이석현(6선) 의원, 현재 정당발전위원장인 최재성 전 의원, 최성 고양시장, 김윤식 시흥시장 등도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최근 민주당은 고위 전략회의를 열어 광역·기초단체장 후보 경선을 여론조사 50%와 권리당원 조사 50%를 각각 반영해 진행키로 했다. 권리당원 50%는 해당 선거지역에 거주하는 권리당원 전원을 대상으로 지지도를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만약 민주당 후보가 본선에서 승리할 경우 민주당은 2002년 이후 16년 만에 경기도를 수복한다.

 
남경필 현 경기도지사 <뉴시스>
     南 ‘한국당 간판’ 달고 출마?
야권 ‘선거 연대’ 주목

 
야당은 우선 남경필 현 지사의 재선 도전은 확실시된다. 현 시점에서는 그의 당적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인데 남 지사는 5일 한국당으로의 복귀를 사실상 선언했다.
 
그는 이날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지금 저는 바른정당 소속인데 아쉽게도 바른정당은 이제 독자적인 길을 가는 것을 포기했다”며 “그 길에 제가 참여할지 안 할지부터 말씀드리고 그 후 당적 선택을 어떻게 할지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통합에 참여하지 않고 한국당으로 복당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남 지사는 그간 여러 차례 ‘보수대통합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남 지사 측 관계자도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현재 허약해진 보수를 바로잡는 게 우선이고, 그 이후 중도 통합해야 한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역할을 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후 당적 거취와 관련해선 “시간 끌지는 않을 것 같다”며 “이르면 내주 중에 결정 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남 지사의 복당을 직간접적으로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홍 대표는 과거 남 지사를 향해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 복당을 받아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홍 대표는 경기 지사직에 정치 신인을 공천할 계획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이다. 정치인 출신의 여당 후보에 비해 ‘경제전문가’로서의 장점을 부각한다는 계산이다.
 
남 지사는 홍 대표의 ‘불출마 제안’ 발언에 대해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것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는 않다”며 “어느 당이든 대표 개인이 복당이나 출마의 문제를 정할 수 없다. 정치적 메시지”라고 선을 그었다. 남 지사의 복당과 관련 한국당 2기 혁신위원장인 김용태 의원은 지난 3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남 지사에 ‘복당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한국당에서 현역 의원 중엔 심재철(5선) 국회부의장과 홍문종(4선) 의원이 후보로 거론된다.
 
현재 바른정당과 통합을 논의 중인 국민의당에선 경기 안산에서만 4선을 지낸 천정배 의원(6선), 수원에서 3선을 지낸 이찬열 의원, 광명을 지역구로 둔 이언주 의원(재선)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다만 통합을 둘러싸고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가 각각 신당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어서 2월 무렵에야 후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야당 후보 간 ‘선거 연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 경우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에서는 지난 대선에서 후보로 뛰며 진보 정당으로서 역대 가장 높은 득표를 받은 심상정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지난달 2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두 분의 출마는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의당 입장에서 굉장히 전략적인 판단이 요구되는 것”이라며 “선거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려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신중하게 판단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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