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구독자수가 7만 5000명에 달하는 유투버의 말 한마디에 간염약이 미백약으로 둔갑해 버린 기상천외한 일이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한 유명 유투버는 ‘얼굴이 하얘지는 약'이라고 소개하면서 “3~4일을 복용했더니 백옥주사를 맞은 듯 얼굴이 하얘졌다”고 방송했다.

이 약은 급성·만성 간염의 치료 보조제로 쓰이는 ‘에바치온(조아제약)’으로 일부 약국에서는 품귀현상까지 발생했다. 지난 3일 기준 22만 명이 시청한 이영상은 유명 포털에서 에바치온에 대한 문의 글이 2주간 급상승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이 약의 미백효과는 없거나 매우 미미한것으로 밝혀졌다. 약학정보원에 따르면 이 약의 성분은 ‘글루타티온 50mg’이다. 글루타티온은 간(肝)에서 생성되는 대표적인 항산화물질로, 몸에 축적된 카드뮴·납 등을 제거하는 해독 작용을 주로 한다. 이런 이유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급·만성 간염의 치료 보조제나 약물중독·알코올중독에 사용하도록 허가했던 약품이다.

간의 해독 작용을 돕는 글루타티온은 20대 후반부터 생성량이 저하되는 건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 하나로 일부 피부과에서 부족해진 글루타티온을 보충해 젊음을 유지하라는 광고와 함께 백옥주사에 관련된 광고를 과대포장해서 노출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입소문으로 일부 개원가에서는 백옥주사 처방이 인기를 끌기었지만 사실상 30대 이전에 맞는 백옥주사는 외부 공급이 필요없는 것으로 밝혀 졌다.

지난 2016년 4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발표한 ‘미용·건강증진 목적 정맥주사 성분의 안전성 및 유효성 연구’를 통해 “국내외 연구를 살핀 결과, 백옥주사의 주성분인 글루타티온의 미백효과는 임상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오히려 백반증·피부위축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결론을 냈다. 특히 먹는약은 수액에 비해 흡수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경구용 약은 효과가 아예 없는 수준이다.

에바치온을 생산하는 조아제약 측은 개개인이 의약품을 허가사항 외로 사용하는 것을 일일이 제지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조아제약 관계자는 “해당 유투버의 방송 내용은 들어서 알고 있다”며 “에바치온은 간염 및 약물 중독으로 인한 간 독성을 완화하는 약으로 허가를 받았으며, 미백효과는 자체적으로 확인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약사가 개인적으로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새로운 내용을 전달하는 것은 제약사 측에서도 말릴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김정아 기자  jakk3645@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