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에서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김백준(78)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검찰에 출석했다.

김 전 총무기획관은 13일 오후 2시14분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전 총무기획관은 '국정원 특활비를 받은 것이냐' '이명박 전 대통령 지시로 받은 것이냐' '어떤 돈인지 알고 받았냐' '어제 검찰 소환에 불응한 이유는 무엇이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인 채 검찰 청사로 들어갔다. 

다만 어떻게 조사받을 계획인지 묻는 질문에는 "성실하게 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김 전 총무기획관은 김진모(52)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 김희중(50)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과 함께 청와대에서 근무할 당시 국정원으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총무기획관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총무기획관을 역임하는 등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주요 보직을 맡은 인물이다.

검찰은 원세훈(67) 전 국정원장이 현직 시절 해외 공작비 등 명목으로 미국에 보낸 자금 중 일부를 개인적으로 횡령한 혐의를 포착해 수사를 벌였다. 원 전 원장은 2011년에서 2012년께 200만 달러(약 20억원)를 빼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검찰은 원 전 원장 수사 과정에서 김 전 기획관 등에게 국정원 자금이 불법적으로 넘어갔다는 혐의점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김 전 총무기획관을 상대로 국정원에서 불법 자금을 받은 경위와 사용처 등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과정에 '윗선'인 이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도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검찰은 이같은 혐의로 지난 12일 김 전 총무기획관 등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김 전 비서관과 김 전 실장을 소환해 밤샘 조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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