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K 대안 없는 홍준표, 서병수로 마음 돌리나
- "부산시장 후보 김세연 고려 안 해..."
- 지지율 역전 시기 4~5월 “세금고지서에 속 뒤집어지는 사람 많을 것"
- ‘안대희 불출마’ 선언한 경남지사... “대안 있다”

 
[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서병수 부산시장.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견원지간이라고 할 정도로 서로 으르렁 댔던 두 사람 사이 기류가 급변했다. 지난 연말부터 화해무드가 싹트기 시작하더니 이젠 한 배를 탄 분위기다. 그야말로 ‘오월동주’라는 관측이다.
 
자유한국당의 부산시장 후보가 서병수 부산시장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애초 홍준표 대표는 ‘서병수 불가론’을 천명하며 부산시장 선거에 ‘새 인물’ 전략공천을 고려했다. 그러나 그 카드가 몇 차례 무산되면서 마땅한 후보군이 나타나지 않자 서 시장 체제로 선거를 치르는 방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되는 후보를 밀겠다”던 홍 대표가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국당 부산시당 신년인사회 직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부산시장 후보와 관련해 "우리는 이길만한 후보를 괴롭히는 경선은 하지 않는다"며 "의미 없는 경선을 하는 것은 지지율 제고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실상 ‘서 시장 전략공천’으로 가겠다는 의미로 읽히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경선을 하려면 시너지 효과가 나야 한다. 1, 2위 지지율 차이가 현격할 때에는 경선의 의미가 없다. 경선을 위한 경선은 후보의 지지율 제고에 도움이 안 될뿐더러 이길 만한 후보를 괴롭히는 격이다. 경선 원칙에는 변함이 없지만 과연 서 시장에게 경선 대상이 될 만한 사람이 나타나느냐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경선 흥행으로 후보의 지지율을 높이고 싶지만 1등과 2,3등의 격차가 크면 비용 대비 실익이 없을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실적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각종 여론조사 지표상 서 시장이 박민식 전 의원이나 이종혁 전 최고위원보다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는 만큼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서 시장의 전략공천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반면 경선을 주장하는 박 전 의원이나 이 전 최고위원의 시장 선거 행보에는 빨간불이 커지게 됐다는 관측이다.
 
다만 홍 대표는 후보 선정 기간까지 ‘2위 후보가 약진한다면’ 경선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나는 다음 달 25일 이후 후보 선정 절차를 시작하면 3월 말까지는 전국 공천을 마칠 것이다. 야당이므로 조기에 공천해야 한다. 후보자들이 지역을 수습할 시간을 줘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의 부산시장 선거 차출설에 대해서는 "워낙 거물이 되어서 제가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며 "15대 (국회 입문) 때부터 절친이고 제가 경남에 온 당시 빼고는 생각이 같다"고만 답했다.
 
나아가 최근 바른정당 출신의 김세연 의원이 복당, 범(凡) 부산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데 대해 홍 대표는 "김 의원이 머리 식히러 일본에 간 상태이니 돌아오고 난 뒤 (역할) 이야기를 하겠다"면서도 "그것(시장 후보)까지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홍 대표는 영남지역 지지율과 관련 "우리는 밑바닥부터 올라와서 더 올라갈 일만 남았고 민주당은 내려갈 일만 남았다"며 "부산 선거도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 조국 (대통령민정수석)이 나오든, 타국이 나오든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병수 시장도 고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홍 대표를 공개적으로 감싸고 나서며 보조를 맞추고 있는 모습이다. 서 시장은 “홍 대표가 실제로 돈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무죄를 받은 것”이라며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홍 대표를 적극 옹호했다. 서 시장 자신이 사무총장 시절에 고 성완종 의원을 자주 만났는데 운영하던 기업이 어려워 돈을 건넬 형편이 아니었다는 이유를 들었다.
 
한편 당내에서 경남지사 유력 후보군에 꼽히던 박완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데 대해 홍 대표는 "출마를 종용해서 제가 대인(大人)이 됐다"고 자평한 뒤 "경남지사 후보는 대안이 있다"고 밝혔다.
 
한때 경남지사 후보로 거론되던 안대희 전 대법관 차출 가능성에 대해선 "이제는 특정인 카드가 없어도 이길 수 있다"며 "선당후사라는 말이 있는데 당이 어려울 때 나서 주지 않으면 그다음부터 우리 당에서는 기회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지율이 역전될 시기를 올해 4~5월로 예상하며 "그때 세금고지서가 올 텐데 속이 뒤집어지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며 "안보 변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유력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온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14일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후보군도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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