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로 미래 경쟁력 확보

[일요서울 | 이지현 기자] 현대차그룹이 상용차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상용차 부문 부사장 2명을 승진시켰고, 벤츠를 생산하는 독일 다임러 그룹 출신의 외국인 인재를 영입했다.

상용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본 브랜드까지 국내 상용차 시장에 진출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현대차그룹이 상용 부문의 내수 시장 수익성 제고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진행된 정기임원인사 발표에서 이인철 상용수출사업부 전무와 탁영덕 현대·기아차 상용연구 개발담당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현대차, 이인철 부사장 <사진제공=뉴시스>
      이인철 부사장은 1961년생으로 성균관대를 졸업했고, 현대차 HMCA법인장과 해외판매사업부장, 상용수출사업부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11월 파키스탄에 엑시언트 200대 공급 계약, 그리고 12월 인도네시아 ‘아르타그라하 그룹(AG그룹)’과의 ‘상용차 전문’ 합작 법인 설립 계약 체결 이끈 바 있다. 
탁영덕 부사장은 지난해 5월 국내 최초의 상용차 종합 박람회인 ‘현대 트럭 & 버스 메가페어’에서 “현대차 상용차는 지능형 안전 구현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며 “또한 친환경차 개발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전기버스, 수소전기버스 등 지속 성장을 위한 기술 개발 노력을 계속해 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인사에서는 외부 우수 인재 영입을 통해 상용차부문 미래 역량 강화를 위한 시도도 엿보인다.
 
현대차그룹은 다임러 트럭 콘셉트 카 개발 총괄 출신 마이클 지글러 이사와 메르세데츠-벤츠 미니버스 마케팅·영업 담당 출신 마크 프레이뮬러 이사를 새로 영입했다.
마이클 지글러 이사는 다임러 트럭에서 미래 기술과 콘셉트카 프로젝트를 담당하며 기술적인 전문성과 전략적 기획능력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상용차 개발 프로젝트, 제품 전략 수립, 신기술 사업화 역할 등을 수행하게 된다.
 
함께 영입 된 마크 프레이뮬러 이사는 메르세데츠-벤츠 미니버스에서 마케팅‧영업 담당 출신으로 40여 개국의 판매관리, 대외 홍보 등의 다양한 경험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다임러-벤츠 상용 PM, 세일즈/마케팅 ▲다임러-크라이슬러 Van 영업/마케팅 담당 매니저 ▲크라이슬러, 스프린터/닷지 마케팅 브랜드 매니저 ▲메르세데스-벤츠 미니버스 세일즈/마케팅 등을 담당해 왔다.
 
최근 현대차는 모로코, 알제리 등 국가에 관용 차량으로 미니버스인 쏠라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향후 그는 현대차 상용해외신사업추진TFT장을 맡아 현대차의 상용부문 신 시장 개척과 판매 확대 역할을 주도하며 가장 먼저 쏠라티 해외 수출 임무가 주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내수 위주였던 상용부문의 해외시장 판매를 늘려 향후 미래에 기술력에서 앞선 상용차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대형 상용차는 승용차에 비해 적은 판매량에도 대당 가격만 1억을 호가해 각 업체별로 수익성을 보강하는 중요한 아이템으로 통한다. 볼보트럭, 다임러-트럭 등 수입 상용차 업체는 동급 국산 모델보다 비싼 가격에도 단순 구입에 들어가는 비용보다 차량 유지에 들어가는 총 비용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현대차도 올 들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하면서 수입 상용차 업체들의 점유율 확대를 저지하고 나선 상태다. 올 8월 대형트럭 엑시언트 구입 고객에게 차량가의 80%가 넘는 전손사고 발생 시 잔여할부원금을 전액 면제해주는 오토할부 프로모션이 대표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상용차 시장은 승용차보다 규모는 작지만 수익성은 높은 시장”이라며 “수입 업체들이 그동안 국산 상용차에는 잘 탑재되지 않던 안전사양과 고급사양을 앞세운 모델을 선보이는 만큼, 국산 브랜드도 제품 경쟁력을 갖춰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