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적자 전환 후 탈출구 못 찾아 ‘허덕’

<뉴시스>
[일요서울 | 박아름 기자] 과거 명실상부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 1위였던 롯데리아의 명성은 이제 옛말이 된 것일까.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지알에스는 2014년부터 매출이 꺾이기 시작하더니 좀처럼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같은 프랜차이즈 업체인 맥도날드·KFC·버거킹 등은 매출이 꾸준히 늘거나 변동 폭이 크지 않은 것을 보면 롯데리아의 처지는 혹한기와 다름없다. 급기야 업계에서는 ‘무늬만 1위’ ‘점포수만 1위’로 전락했다는 말도 나온다. 오랫동안 말만 무성했던 상장도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맥도날드·버거킹 등 경쟁 업체는 승승장구하는데…
‘무늬만 1위’ ‘점포수만 1위’ 고객만족도는 ‘꼴찌’

 
1979년 국내 최초 햄버거 프랜차이즈로 시작한 롯데리아가 최근 들어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정보시스템상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지알에스의 2016년 매출액은 9488억8200만 원으로 2014년 9870억9000만 원, 2015년 9601억800만 원에 이어 지속적인 하락세다. 2016년에는 영업이익 192억6600만 원과 당기순손실 113억2800만 원을 기록, 2015년 당기순손실 571억8900만 원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업계 성장 둔화 때문? 롯데리아만 ‘혹한기’
 
점포 수도 정체다. 롯데리아의 총 점포 수는 2014년 1261개, 2015년 1292개, 2016년 1331개다. 그 중에서 직영점 수를 제외한 가맹점 수만 본다면 각각 1131개, 1167개, 1196개로 3년 동안 겨우 65개 남짓, 약 6% 정도 증가했을 뿐이다. 특히 2016년 신규 개점 수는 전년 대비 5분의 1가량 뚝 떨어졌다. 2015년에는 신규 개점 수가 260개였으나, 2016년도에는 56개로 대폭 감소했다.

이러한 롯데리아의 부진은 업계 전반 성장 둔화 때문이라고 보기에 어려운 측면이 많다. 롯데리아의 최대 라이벌로 꼽히기도 했던 맥도날드의 연매출은 2014년 5651억9145만 원, 2015년 6033억2595만 원, 2016년 6913억4904만 원으로 지속 상승세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햄버거병’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점에도 불구하고 롯데리아보다 높은 매출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점포수만 봐도 다른 업체와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롯데리아는 개점이 2014년 이후 정체된 반면, 맥도날드·버거킹 등 경쟁 업체들은 꾸준히 신규 점포를 늘리고 있다. 맥도날드의 총 점포 수는 2014년 336개에서 2016년 436개로, 버거킹은 2014년 194개에서 2016년 266개로 두 곳 모두 약 30% 이상 증가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브랜드는 해외 경쟁사보다 어드밴티지를 얻기 때문에 시장 입지도 탄탄한 것이 일반적”이라며 “롯데리아는 예외다. 만약 맥도날드·KFC·버거킹 등이 점포 수만 많았어도 롯데리아는 이미 설 자리를 잃었을 것이다. 하루빨리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고객 만족도도 크게 떨어지고 있어 롯데리아가 궁지에 몰린 형세다. 그동안 롯데리아는 광고 사진과 큰 차이를 보이는 내용물로 소비자들의 입방아에 자주 오르내린 바 있다.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소비자 기만하는 롯데리아” “회사 바로 앞에 롯데리아 있어도 건너편 맥도날드 간다” “편의점 버거 보다 못한 롯데리아” “양상추 한 장도 아닌 ‘몇 조각’ 들어있는 롯데리아 버거” 등 네티즌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패스트푸드점 고객 만족도에서도 롯데리아는 최악의 성적표를 거뒀다. 해당 조사는 롯데리아·맥도날드·버거킹·KFC를 대상으로 ‘맛·메뉴’ ‘가격’ 등 부문을 나눠 이뤄졌다. 여기서 롯데리아는 ‘시설이용 편리성’을 제외한 ▲직원 서비스(3.68) ▲맛·메뉴(3.66) ▲정보제공(3.35) ▲가격(3.33) ▲서비스 호감도(3.49)에서 모두 최하위를 기록했다.
 
‘만년’ 상장 도전기
 
이러한 부진이 계속되자 급기야 롯데지알에스의 대표이사가 교체되기에 이르렀다. 2013년 2월 부임한 노일식 대표이사는 지난 10일 열린 롯데그룹 2018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결국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번 롯데그룹의 인사가 ‘성과주의’에 따라 진행된 점을 감안하면 노 대표도 그동안 도마 위에 올랐던 경영 능력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수년간 말만 무성했던 롯데지알에스의 상장이 또다시 좌절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은 롯데지주 출범을 알리면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계열사 상장을 예고, 그 중에서도 롯데지알에스의 상장 가능성이 높게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급격히 하락세를 탄 매출이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한 증권업계 담당자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상 당분간 상장이 힘들 것”이라며 “업종 자체도 성장세 꺾여 롯데지알에스의 상장이 거의 불가능하지 않겠나”고 예측했다.

이러한 부진에 대해 롯데리아 측에서는 “15~16년도에는 메르스 여파 등으로 외식 시장 자체가 침체기였다. 또한 소비자들의 가계소득이 오르지 않으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것이 외식 시장”이라며 “또 가맹본부 매출액에는 엔제리너스, 나뚜루 등 다른 브랜드의 매출도 포함돼 있어 롯데리아만의 매출 감소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신규 개점 수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도시에 롯데리아는 진출해 있기 때문에 신도시가 아닌 이상 기존 지역에 점포 수를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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