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대선에서 당선된 후 눈 코 뜰새 없이 바쁜 곳이 있다. 바로 노무현 재단이다. 회원 수뿐만 아니라 후원금도 부쩍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재단에서 운영하는 시민학교 및 부대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참여정부 및 문재인 정부 핵심 인사들이 강사로 나서는 만큼 공직자, 기업인, 교수 등 문 정권과 연을 맺으려는 인사들의 줄대기도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노무현 재단 측은 ‘정치 1번지’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이 15대 총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패했다가 재보선을 통해 당선된 종로에 ‘가칭’ 노무현 센터를 건립해 사무실을 확장.이전 할 것으로 본지 취재로 확인됐다.
- 재단 측, “MB 종로 노무현센터 건립 승인 차일피일 미뤄”
- 15대 총선 MB에 패배 후 재보선 승리, 종로 부지 확보·이전 계획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조기 대선에서 당선된 이후 눈에 띄게 활기를 띠는 곳이 바로 노무현 재단(이사장 이해찬)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자 ‘동반자’였던 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또한 주목받고 있다. 노무현 재단이 운영하는 봉하마을 방문객 수도 작년 연말을 기점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재단 후원자와 후원금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2016년 12월31일 기준 재단측에서 밝힌 후원 회원은 4만6천696명이었지만 2017년 1월19일 현재 재단 홈페이지 기준 5만4천738명으로 만 명 가까이 늘어났고 후원금도 늘었다. 2016년 재단 총 수입은 315억2천만 원.

그 중에서 회원 후원금 수입은 65억 8천만 원이었다. 하지만 자발적 회원수가 증가한 만큼 2017년 75억 원으로 10억 원 정도의 후원금이 늘어났다는 게 재단측의 설명이다. 유료회원과 비 유료회원을 합칠 경우 총 회원수는 25만 명을 넘어섰다.

재단 회원 25만 명
2017 후원금 75억 원

재단에서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노무현 대통령 기념관 건립과 종로에 세워질 ‘가칭’ 노무현 센터 사업이다. 노무현 대통령 기념관은 올해 초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착공에 들어갔다.

김해시가 공을 들이고 있는 이 사업은 총 138억 원이 투입되는데 기존 가건물로 된 ‘추모의 집’을 대신해 8092㎡의 터에 지상 2층으로 건립된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10주기가 되는 내년 5월23일 이전 개관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재단에서 17억 원 비용을 제공하고 사실상 김해시가 주관하는 사업이다.

한편 기념관 사업에 책임을 지고 있는 인사는 이호철 전 민정수석이다. 최근 이 전 수석은 한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부산시장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오상호 사무처장은 1월19일 본지와 통화에서 “이 전 수석이 부산시장 불출마 이유 중 하나가 노무현 대통령 기념관 사업을 책임 있게 추진하기 위한 점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종로구 원서동에 부지를 마련한 노무현 센터 건립도 올해 초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재단에서 건립비용의 70%를 감당하고 정부가 30% 비용을 들여 2020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오 사무처장은 “종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하던 곳으로 정치적 의미가 있어 부지를 선정했다”며 “이제 설계 단계이고 창덕궁 주변이다 보니 문화재 관리 구역이라 통상 공사보다 1년 더 소요될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노무현 센터 건립은 2010년 이명박 정부시절부터 추진됐는데 MB 재임 시절 행자부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승인을 내주지 않다가 2013년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2014년 4월 국무회의를 통과해 2016년에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추진됐다”며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는 의심을 보내는데 전혀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재단 사무실 역시 노무현 센터가 완공되는 대로 현 마포 신수동에서 종로로 이전할 계획도 밝혔다.

이 밖에도 노무현 재단에서는 노무현 시민학교, 장학생 사업 등도 하고 있다. 노무현 시민학교의 경우 오프라인 정규강좌로 ‘노무현 리더십 학교’ 2학기 수강생을 1월31일까지 모집하고 있다. 수강료는 100만 원이다. 또한 강사 면면들 보면 참여정부에 근무했던 인사들이나 현직 친노·친문 정치인들로 채워져 인기가 적잖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노무현 재단 이사장은 ‘친노 좌장격’인 이해찬 의원이다. 또한 재단 이사의 면면을 보면 박남춘 국회의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친누나 유시춘 작가,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이재정 경기교육감, 전해철 국회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상임이사를 지낸 바 있고 문 대통령 ‘복심’으로 불리는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은 사무처장을 지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강생 면면이 전현직 고위 공무원, 중견 기업인, 정치지망생 등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인맥 쌓기 장으로 활용되는 모습이다. 노무현 장학생 사업도 올해 9기를 모집 중으로 2월2일부터 8일까지 접수를 받는다.

‘노무현 가치와 정신에 대한 이해와 공감, 실천의지’를 주요한 선발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2017년 기준 총 392명의 장학생을 배출했다.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이에 맞서 문 대통령이 “분노를 느낀다”고 밝히면서 노무현·문재인 지지자들의 응집 현상을 낳고 있다.

MB ‘정치보복’발언에
“재단회원들 분노 하늘을 찔러”

노무현 재단 오상호 사무처장 역시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노무현 재단 회원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며 “이 전 대통령이 불을 지른 격”이라고 격하게 반응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이 위기 때마다 노 전 대통령을 현실정치에 소환하는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한편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해 9월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부부싸움 끝에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주장에 대해 노무현 재단은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씨를 내세워 명예훼손 혐의로 9월26일 고소했다. 법적 진행상황을 묻자 오 사무처장은 “검찰이 정 의원을 불러 조사를 아직 안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미 건호 씨는 직접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고 권양숙 여사는 서면으로 진술을 대신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오 사무처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 과정을 회고하면서 “노 전 대통령은 미래를 보는 혜안이 있었던 분”이라며 “살아생전 3단계로 시민을 정의했는데 1단계가 시민들의 주권의식을 회복해 깨어 있는 시민이 돼 투표나 정치적 행동에 적극 나서는 실천적 시민론, 2단계가 이를 바탕으로 리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성숙한 시민의식, 마지막으로 시민 스스로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시민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박근혜 탄핵과정에서 보여준 시민들의 촛불 집회와 문재인 대통령 탄생에 ‘깨어 있는 시민’이 한몫했고 이는 노 전 대통령이 평소 지론과 맞아떨어졌다는 게 오 사무처장의 설명이다.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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