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최민정 금메달을 놓고 집안싸움…男 1500m에 승부수 노메달 수모 갚는다
-매스스타트에서 이승훈, 김보름 정상 노려…이상화 숙적 고다이라가 최대 걸림돌
쇼트트랙 대표팀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한국 대표 빙상종목으로 손꼽히는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막바지 담금질을 하며 메달사냥을 겨냥하고 있는 가운데 메달밭으로 여겨지는 쇼트트랙의 경우 역대 최강 팀을 자랑하는 여자대표팀을 비롯해 쇼트트랙에서 전향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까지 홈그라운드 잇점을 적극 활용해 메달 최대수확을 노리고 있다.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은 빙상종목이지만 성격이 다르다. 쇼트트랙은 순위, 스피드스케이팅은 기록 경쟁으로 승부를 가른다. 또 쇼트트랙은 111.12m 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은 400m 트랙에서 레이스를 펼친다.

한국 동계 스포츠의 핵심은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압축된다.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수확한 우리나라 메달 53개 중 쇼트트랙이 42개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우위를 자랑한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우리 대표팀은 남녀 총 8개 금메달 중 적어도 4개 이상을 차지하는 데에 목표를 두고 있다.

 
최민정 선수
    이번 여자 대표팀은 역대 최강으로 꼽히고 있어 네 종목 싹쓸이를 노리고 있다. 500m부터 계주까지 4개 종목 모두 세계 1위인 최민정이 그 중심에 서있다. 여기에 심석희까지 가세하며 선의의 경쟁을 이어오고 있다.

우선 심석희와 최민정은 2017~2018시즌 열린 네 차례 월드컵에서 여자부에 걸린 16개 금메달 가운데 10개를 쓸어 담을 정도로 명실상부 세계 최강자다.

최민정은 금매달 6개(500m 1개, 1000m 2개, 1500m 3개), 심석희가 2개(1000m 1개, 1500m 1개)를 목에 걸었다. 3000m 계주에선 2개의 금메달을 합작했다.
 
女 쇼트, 삭쓸이 목표…
어수선함에 발목 잡혀

 
최근 분위기는 최민정이 다소 앞선다. 두 선수 모두 최고의 실력을 갖췄지만 각각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최민정은 신장 162cm의 작은 체격이지만 폭발적으로 치고 나가는 ‘순간 스피드’가 일품인데 반해 심석희는 175cm의 큰 키를 이용해 탁월한 지구력과 유연성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팀의 최상의 결과는 두 선수가 금메달, 은메달을 골고루 나눠 갖는 것이지만 선수들 모두 금메달 획득에 방점을 찍고 있다.

최민정은 “다관왕의 가능성이 있다면 최대한 노려보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고 심석희도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것이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심석희 선수
    다만 평창올림픽을 얼마 남겨 두지 않은 상황에서 심석희가 여자 쇼트트랙 코치와의 불화로 진천선수촌을 무단 이탈하는 사건이 발생해 어수선한 분위기가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대한빙상연맹 관계자에 따르면 심석희는 지난 16일 코치에게 손찌검을 당해 우발적으로 선수촌을 떠났다. 해당 코치는 어린 시절 심석희를 발굴해 스타로 키워낸 지도자로 당시 심석희의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자 마찰을 빚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맹은 이에 대해 지난 18일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해당 코치를 직무정지하고 공석이 된 여자 대표팀 코치 자리에는 연맹 박세우 경기이사를 투입한 상태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경우 메달 사냥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4년 전 소치 올림픽에서 노메달의 수모를 겪었던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평창에서 한국 첫 금메달을 목표로 빙판을 가르고 있다.

남자대표팀은 개막식 다음날인 2월 10일 열리는 남자 1500m부터 메달 사냥에 나선다. 이들이 바라본 최상의 시나리오는 1500m를 중심으로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3연패의 꿈,
승부수에 불 댕겼다


빙상의 또 한 축인 스피드스케이팅은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단일 종목 가운데 가장 많은 14개 메달이 걸려 있다. 한국은 2010년 밴쿠버올림픽을 전환점으로 이상화와 모태범이 남녀 500m, 이승훈이 남자 1만m에서 한꺼번에 금메달을 따내면서 대표 빙상종목으로 탈바꿈 했다.
평창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이상화와 김보름이 각각 단거리와 장거리 금메달 유력 후보로 꼽힌다.

‘빙속 여제’ 이상화는 500m 3연패 위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호적수인 고다이라 나오(일본)가 등장하며 금메달 사냥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고다이라는 2017~2018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4차 대회를 포함헤 국제대회 500m에서 15연승을 달리며 번번이 이상화의 앞길을 막고 있다.

이 때문에 이상화는 평창대회의 최우선 과제로 고다이라는 넘어서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상화 선수
    독특한 이력,
매스스타트 우위 선점

 
김보름은 또래보다 한참 뒤인 초등학교 5학년 때 스케이트를 처음 신었고 쇼트트랙으로 시작해 고교 2학년에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다소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쇼트트랙을 접목시킨 매스스타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며 금메달 전망을 밝히고 있다.

매스스타트는 스피드스케이팅에 쇼트트랙을 접목해 똑같이 400m의 긴 트랙을 달리지만 여러 명의 선수가 동시에 출발해 먼저 들어온 순서대로 순위를 가리는 것을 말한다.

김보름은 2016~2016 시즌 ISU 월드컵 종합랭킹 1위에 오르며 금메달 사냥에 청신호를 켰다. 다만 부쩍 심해진 집중 견제를 어떻게 뚫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이승훈 선수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쇼트트랙에서 전향한 이승훈 선수가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그는 매스스타트 세계랭킹 1위인 만큼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팀 추월 역시 한국이 평창에서 메달을 노리는 종목이다. 이승훈은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시작해 쇼트트랙으로, 또 다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돌아온 특이한 사례다.

더욱이 쇼트트랙 경험이 있는 선수가 유리한 ‘매스스타트’가 정식 종목이 되면서 이승훈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그는 이번 평창대회에서 5000m·10000m·매스스타트·팀추월 등 모두 4개 장거리 종목에 출전한다.

단거리에서는 모태범이 재기를 노리고 있다. 그는 밴쿠버 대회에서 500m 금메달을 수확했지만 소치에서는 아쉬운 4위에 머물렀다.

<사진=뉴시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