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 북측 예술단 사전점검단 단장 현송월의 방남(訪南)이 돌연 취소된 배경을 놓고 추측이 무성하다. 갖가지 설이 나도는 와중에 우리 정부 역시 사유 파악에 나섰다.
 
북측은 지난 19일 오후 모란봉악단 단장이자 당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인 현송월을 단장으로 한 7명의 '예술단 사전점검단'을 20일 1박2일 일정으로 남측에 파견하겠다고 통지했다. 이에 남북은 판문점 채널을 통해 북측 예술단 사전점검단의 동선과 점검 대상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측은 같은날 오후 10시께 돌연 방남 일정을 '중지'하겠다고 통지했다. 20~21일 일정을 취소한 것이다. 북측은 또한 갑작스럽게 일정을 취소하면서도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이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0일 "북측에 예술단 사전점검단의 파견 중지 사유를 알려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통일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런 내용 등이 담긴 전통문을 이날 오전 11시20분께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북측에 보냈다고 말했다.
 
전통문은 고위급회담 우리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장관 명의로 발송됐다.
 
한편 일각에서는 북한의 갑작스런 일정 취소를 두고 ‘속도조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남북은 지난 9일 고위급회담을 시작으로 일주일 남짓한 시간에 2차례의 회담과 1차례의 실무접촉을 가졌다. 매번 공동보도문을 통해 북측의 평창 올림픽 파견 문제를 속전속결로 매듭지었다.
 
2년 넘게 대치 국면을 이어왔던 남북 관계가 갑작스럽게 대화 국면으로 전환되는 데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는 있으나, 한편으로는 이에 따른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남북이 17일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한 데 대한 비난 여론이 만만치 않다. 이 문제는 IOC의 최종 승인을 얻어야 하는 절차도 남아 있다.
 
북측은 이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거라는 관측이다. 특히 남북 단일팀 문제가 완전히 결론 나지 않은 상황에서 예술단, 그중에서도 현송월 단장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도 북측이 원하지 않는 그림일 수도 있다. 세계적으로 관심이 쏠리는 올림픽 관련 사안보다 남북간 이슈 정도에 그치는 예술단 문제가 더 주목받는 상황이 북측 입장에서는 그리 이득이 될 게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북측 예술단 사전점검단은 로잔에서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논의가 최종적으로 마무리된 다음에 다시 논의될 거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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