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3개월 만에 복귀한 김동률, “남겨 주신 응원의 글들 차트 1위보다 소중해”
-아재 열풍 시초 윤종신, 지난해 ‘좋니’로 데뷔 27년 만에 음악방송 첫 1위

 
김동률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가요계 시장을 아이돌 그룹이 장악하면서 음원 차트에서도 대부분 아이돌 곡으로 채워지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조심스레 불고 있는 일명 ‘아재’들의 반란을 두고 이목이 집중된다. 더욱이 올 연초부터 중견 가수들의 복귀 행렬이 이어지면서 어느 때보다 풍성한 음원들이 팬들을 반기고 있다.
 
대표적 발라드 싱어송라이터인 김동률은 지난 11일 미니 앨범 ‘답장’을 발표하며 3년 3개월 만에 가요계로 복귀했다. 김동률은 타이틀곡인 ‘답장’을 통해 여전히 추운 겨울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는 감미로운 선율을 선보이며 자신의 존재감을 굳건히 했다.

더욱이 그는 음원을 발표하자마자 국내 6개 음원 사이트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며 일명 올킬에 성공했고 타이틀 곡 이외에도 이번 앨범에 실린 나머지 곡들도 차트 순위 상위권에 올리며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김동률은 이번 앨범에서 ‘음악 장인’이라는 애칭에 걸맞게 수많은 공을 들였다. 타이틀 곡 ‘답장’은 목금관을 제외한 현악 44인조로 녹음을 진행해 기존 아이돌 곡들과는 다른 풍부한 음색과 감성을 전했다.
 
  그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녹음된 현악 파트와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녹음된 곡들로 앨범을 채웠다.

여기에 세계적인 음악감독 박인영을 비롯해 편곡에 황성제, 정수민, 길건, 고상지 등 베테랑 음악인들이 합류하며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다.

김동률은 차트 1위 소식을 접한 후 자신의 SNS를 통해 “꽤 오래전부터 ‘이 앨범이 은퇴 앨범이 되더라도 부끄럽지 않게 만들자’라는 생각을 했다. 한장 한장 앨범을 만들 때마다 늘 마지막일 수 있다는 각오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나의 앨범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고 좋아해 줄 준비가 된 사람들이 있다는 걸 스무살의 나는 알고 있었을까”라는 말로 감사와 복잡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늘 마지막이란 각오
앨범에 담아

 
그는 또 “얼마 전 아직 어리고 아까운 후배 한 명을 떠나보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음악하는 사람으로서 잘 늙어가는 모습,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선배가 되겠다. 제 음악이 추운 겨울 조금이나마 위로와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동률의 바람처럼 많은 이들이 이번 앨범은 좋은 반응을 일으키자 그는 다시금 자신의 SNS를 통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저를 제일 행복하게 만든 건 여러분들이 남겨 주신 글들이었다. 중학교 때 제 노래를 처음 듣고, 사랑 고백을 제 노래로 하고, 결혼 축가를 제 노래로 직접 부르고, 지금은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는 한 남자 분. 바쁘게 사느라 울어 본 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는데 다시 20대로 돌아가게 해 줘서 고맙다는 어떤 분. 다음 공연은 아이들과 함께 오겠다는 분. 엄마가 좋아해서 듣기 시작했는데 팬이 됐다는 10대 소녀 분. 정말 수많은 분들이 남겨 주신 응원의 글들이 차트 1위 성적보다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고 말씀드리면 믿어 주실지. 그리고 애정을 갖고 질책해 주신 글들, 실망의 글들 또한 가슴 깊이 새기겠다”며 팬들에게 굳건한 다짐을 전하기도 했다.
윤종신
    이 같은 ‘아재’들의 기분 좋은 반란은 지난해 ‘월간 윤종신’을 통해 곡 ‘좋니’로 큰 사랑을 받았던 윤종신에게서 시작됐다. 윤종신은 이 곡으로 데뷔 27년 만에 첫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하는 등 방송인이 아닌 가수로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열린 주요 가요계 시상식을 비롯해 음원차트에서 아이돌이 주요 무대를 차지했지만 거의 유일무이 하게 40대~50대 가수로는 윤종신이 유일할 정도로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또 ‘좋니’는 한국 갤럽 조사 결과 ‘2017년 올해의 노래’로 뽑혔고 지난해 노래방에서 가장 많이 부른 곡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의미있는 성적을 거두면서 윤종신은 오는 26일 2017년 ‘월간 윤종신’을 묶은 ‘행보 2017 윤종신’ 앨범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그간 ‘월간 윤종신’을 통해 특정 주제나 장르에 머무르지 않고 발라드, 힙합, 클로스오버, 시티팝, 일렉트로니카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였다. 또 지코, 포르테 디 콰트로, 박재정, 장재인, 이규호, 민서, 정인 등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하면서 방송인뿐만 아니라 본업인 가수로의 영역도 확장하고 있다.
이적
    지난달 무려 4년 만에 새로운 앨범을 발표한 이적은 타이틀곡 ‘나침반’을 통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이번 앨범에 대해 “오래 공들여 준비한 노래들 중 이 계절에 어울릴 세 곡이 담겨 있다”면서 타이틀곡 ‘나침반’은 메일매일 힘겨운 일상 속에서 소중한 사람의 눈빛을 보며 버티어 나가는 우리 모두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고 전했다.

지난 14일 방송된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통해 방송을 재개한 이적은 이날 변함없는 가창력과 입담을 선보인 가운데 “‘나침반’이 더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으면 여장을 하고 ‘나침반’ 댄스 버전을 선보이겠다”는 역주행 공약을 내걸어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중견 뮤지션의 복귀 열풍이 이어지면서 팬들에게 반가운 목소리들이 속속 들리고 있다.

포문 연 박효신
위로와 격려 담았다


1월 복귀 무대는 박효신이 포문을 열며 음원 강자로서의 위상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1일 0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싱글앨범 ‘겨울소리’를 발표했다.
박효신
    그는 2016년 10월 발매한 앨범 ‘아이 엠 어 드리머’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이다. ‘겨울소리’는 노래를 통해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만든 곡으로 겨울의 다양한 소리를 들으며 그리워하는 무언가를 떠올리고 잠시나마 마음이 따뜻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써내려간 가사를 통해 박효신의 색채를 잘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번 작업에서 박효신은 ‘아이 엠 어 드리머’의 공동 프로듀서로 활약했던 정재일과 다시 호흡을 맞췄고 김이나 작사가와의 작업을 통해 인상적인 가사를 만들었다.

미싱과 마스터링 작업에서 엘튼 존, 폴 메카트니 등 세계적 아티스트들의 앨범에 참여했던 스웨덴 출신 엔지니어 토마스 저스가 참여해 최상의 사운드에 집중한 것도 팬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덕분에 팬들은 이 곡을 듣고 좋은 새해 선물을 받은 것 같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어 박효신의 바람이 어느 정도 이뤄진 것 같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김정민, 보아, 조정치(왼쪽부터)
   90년대 록발라드의 열풍을 이끈 가수 김정민도 지난 18일 디지털 싱글 앨범 ‘살고 싶다’를 통해 2년 3개월 만에 컴백했다.

그는 이번 앨범에서 추운 겨울을 포근하게 감싸줄 감성발라드로 전자음향과 디지털 사운드에 지친 대중들을 위해 아날로그 사운드에 김정민 특유의 무겁지 않은 샤우트 창법을 더했다.

기타리스트이자 편곡자로 활동하는 조정치도 오는 26일 정규 3집 앨범으로 가요계에 복귀한다.

그는 2013년 1월 발표한 2집 ‘유작’ 이후 5년 만이다. 소속사인 미스틱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7일 “실력있는 뮤지션들이 참여한 완성도 높은 새 앨범”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보아는 1월에 신곡 발표를 목표로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고 하리수 역시 2013년 발표한 ‘더 퀸’이후 약 6년 만인 오는 2월 컴백하는 등 아이돌 못지않게 풍성한 컴백무대가 펼쳐진다.
이소라
   이 외에도 2016년 9집 발표이후 지난해 jtbc ‘비긴 어게인’을 통해 얼굴을 내밀었던 이소라도 김동률과 함께 오랜만에 듀엣곡 ‘사랑한다 말해도’를 통해 반가운 목소리를 전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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