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정치팀] 정치인과 통역사의 러브 스토리가 탄생했다. 26살의 나이차도, 국적도 뛰어넘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74) 전 독일 총리와 통역사인 한국인 김소연(48) 씨가 주인공이다. 슈뢰더 전 총리와 김소연씨는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 가을쯤 결혼할 생각"이라며 "정확한 장소와 시기는 추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김씨와의 만남을 “운명처럼 받아들여야 할 일”이라는 셰익스피어의 ‘햄릿’ 속 대사를 인용했다. 이미 가족 상견례를 마쳤다는 그는 "결혼 후에는 독일과 서울을 오가며 살 것"이라고 했다.

 두 사람은 2년여 전 국제경영자회의에서 처음 만났고, 김씨가 통역을 하면서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현재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경제개발공사 한국대표부 대표를 맡고 있으며, 슈뢰더 전 총리의 통역사 역할을 하고 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슈뢰더 전 총리의 네 번째 부인 도리스 슈뢰더 쾹프의 페이스북을 통해 알려졌다. 지난 2015년부터 슈뢰더와 별거 중이던 도리스는 지난해 9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해 슈뢰더와 헤어졌다. 헤어진 이유 중 하나가 김 씨였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와 관련 슈뢰더 전 총리는 "아내의 요청으로 소송이 이뤄졌다. 몇 년에 걸친 별거의 결과"라며 김씨와의 관계가 자신의 이혼 소송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한국서 여생 절반을 보낼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말도 더 배우고 한국이라는 나라도 알아가겠다. 평범한 옆집 이웃 아저씨 같은 삶을 한국에서 살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최오음(崔五音)'이라는 한글 이름도 있다.

2009년 모교 괴팅겐대 한국 동문회에 참석한 그에게 지어준 이름이다. 오음(五音)은 하늘ㆍ땅ㆍ사람ㆍ우주ㆍ역사의 소리를 고루 들어 후대에 길이 남는 큰 사람이 되길 바란다는 뜻을 담았다. 성(姓)인 최는 슈뢰더 전 총리 이름과 비슷한 발음을 땄다.

 한편,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가 요청을 받고 방한한 이들은 26일 주한 독일 대사 부부, 차범근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 부부와 함께 판문점을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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