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노인‧임산부, 합병증 발생가능성 높아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미세먼지로 인해 건강관리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병원마다 인플루엔자(이하 독감) 환자가 늘고 있다. 독감은 영‧유아, 임산부와 65세 이상 노약자나 당뇨병,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가 걸릴 경우 폐렴 등 합병증으로 번져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독감으로 매년 세계에서 300~500만 건의 중증 질환이 생기고 50만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세먼지는 대부분 자동차의 배기가스, 도로 주행과정에서 발생하거나 공장 등에서 석탄과 석유가 연소되면서 배출된 인위적인 오염물질로 인체에 들어가면 각종 건강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일요서울은 독감 예방법과 미세먼지의 원인‧관리법에 대해 알아봤다.

독감 의심환자 급증···A‧B형 바이러스 동시 유행
미세먼지, 중국發보다 서울시 내부 요인 컸다?


강한 한파가 이어지는 이때, 독감은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와 노인‧임산부 등 고위험군의 경우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A형과 B형 독감바이러스가 동시에 유행하는 가운데 독감은 지난달 초 유행주의보가 내려진 지 겨우 한 달 만에 환자가 6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1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독감 의심환자는 지난해 11월 1000명당 7.7명에서 12월 53.6명으로 약 5.96배 증가했다. 이후 독감 환자는 지난해 52주 71.9명, 올해 1주 72.1명으로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2주 69.0명으로 올 들어 처음으로 기세가 꺾였다.

그러나 이번 독감은 두 종류의 독감이 동시에 유행해 한 종류의 독감에서 적절한 대응과 완치가 됐더라도 다른 종류의 독감에 다시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 차례 독감에 걸렸던 환자라면 완치가 됐다 해도 신체 기능이나 면역력이 회복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어떤 환경에 노출되느냐에 따라 다른 종류의 독감에 쉽게 감염될 수 있어 지속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예년에는 12~1월 사이 A형 독감유행을 시작으로 3~4월에는 B형 독감이 유행하는 것이 패턴이었으나 올해는 독감환자 50% 이상이 B형이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A형 독감에 걸려 회복되더라도 B형 독감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각 바이러스의 백신이 달라 교차면역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독감, 감기와 달라
 
흔히 독감은 일반 감기가 증상이 심해지면 나타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독감과 감기는 전혀 다른 질환이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호흡기 질환을 말한다. 38도 이상의 고열, 오한, 피로감, 몸살, 근육통, 식욕부진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어린이의 경우 구토와 설사 등 소화기관 증상을 동반하기도 하고 전염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노인이나 소아, 다른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증상에 따라 합병증 발생확률이 높아지고 심할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독감 예방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접종’이라는 것이 보건당국과 의료계의 설명이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인, 영‧유아, 만성질환자, 임산부 등 ‘고위험군’은 예방접종이 필수다.

예방 접종만 제때 한다면 독감을 80%까지 예방할 수 있다. 만약 독감에 걸린다고 해도 증상이 미미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치료 받을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최천웅 교수는 “65세 이상 노인이 독감에 걸리면 만성심장질환과 폐질환, 당뇨, 만성신부전 등 기존에 앓고 있던 만성질환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면서 “독감 예방접종은 증상을 완화하고 합병증을 줄이는 효과는 충분하기 때문에 고위험군은 접종시기가 지났어도 필수로 접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 씻기 등 개인 위생관리도 중요하다.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자주 손을 씻는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휴지나 옷깃으로 입을 가리고, 샤워할 때 미지근한 물로 몸의 급격한 체온 변화에 따른 면역력 저하를 피한다.

또 손으로 얼굴을 만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손에 있던 바이러스가 입이나 코 등의 호흡기 점막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 미국 국립보건원 실험 결과 성인은 시간당 3.6회 얼굴을 만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24개월 미만 영아는 81회, 24개월 이후 유아는 48회 가량 입에 손을 댔다. 콘택트렌즈를 빼고 끼는 행동도 눈 점막에 손이 닿아 감염 위험을 높인다. 콘택트렌즈를 빼기 전과 착용하기 전 코를 풀거나 기침, 재채기를 한 뒤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독감이 호흡기 질환의 일종인 만큼 목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 줄 수 있도록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몸의 면역력을 낮추는 피로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충분한 휴식과 하루 7시간 이상의 수면을 취해야 한다.
 
미세먼지
마스크 착용 필수

 
최근 서울을 덮친 미세먼지는 이례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9일 미세먼지가 1952년 40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런던스모그와 유사한 형태였다고 분석했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하 연구원)은 이날 오후 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4~18일 서울을 덮쳤던 미세먼지에 대한 실측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미세먼지의 시간평균농도 최고치는 105㎍/㎥, 최저치는 35㎍/㎥이었다.

이번 미세먼지는 중국 발 미세번지보다 서울시내에서 나온 질소산화물의 영향이 더 컸다는 것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지난 13일과 15일 중국 내륙에서 미세먼지를 포함한 기류가 서울시로 유입되긴 했으나 내부 요인이 더욱 컸다는 것이다.

실측 결과 이번에는 대기가 정체되는 ‘대기혼합고도’가 서울시내에 형성되면서 초미세먼지(지름 2.5μm 이하 먼지)가 한층 짙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난방 등 연소과정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에 의해 생성된 질산염이 평상시보다 10배 증가했다. 반면 중국 발 미세먼지에 많이 포함된 황산염의 증가율은 3.6배로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것이 연구원의 설명.

황보연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이번 서울 미세먼지를 4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런던스모그에 비교했다.

한편 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려면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미세먼지 단계가 ‘나쁨’일 경우 외출을 삼가는 게 원칙이지만 외부로 나가는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필수.

특히 일반 마스크는 미세먼지 여과 기능이 없으므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 받은 KF(Korea Filter)80 등급 이상의 황사 마스크나 방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KF80은 평균 0.6㎛ 입자를 80% 이상 차단하고, KF94는 평균 0.4㎛ 입자를 94% 이상 차단할 수 있다. 마스크는 구겨지거나 세탁할 경우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사라지므로 1~2회만 사용한 뒤 버려야 한다.

또 독감 예방법과 마찬가지로 외출 후에는 손과 몸을 깨끗이 씻고 물을 충분히 마셔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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