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연극 <중립국>이 1월 26일부터 2월 3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연극 <중립국>의 원제는 故 이근삼 작가의 ‘아벨만의 재판’이다. 이기심으로 가득 찬 마을 사람들에 의해 희생되는 청년 아벨만의 이야기이다. <중립국>은 현실에 무수하게 존재하는 잔인한 마을 사람들과 그들에게 희생당하는 아벨만들을 반영하고 있다.
 
‘아벨만의 재판’을 새로이 각색한 <중립국>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존재한다. 아벨만은 가해자라고 명명되어 재판을 받는 피해자이지만 아벨만이 청렴결백한 사람이라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마을 사람들 역시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전쟁의 피해자들이며 그런 그들의 가해 계기는 단순한 생존을 넘어 인간다운 삶을 되찾고자 하는 욕구이다. 그것이 욕망이 되어 누군가를 짓밟기 위해 편을 가르고, 쉽게 편을 옮긴다.
 
극 중의 인물들이 전쟁을 탓하듯,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는 것이라 합리화하는 비겁함은 <중립국>에서 직설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상대방의 존엄을 농락하고 자신 역시 농락당하기를 자처하는 인간들, 결국 바닥에 내팽개쳐진 누군가는 숨만 붙어있는 몸일 뿐 더 이상의 존재감을 잃는다. 작품은 존재의 본질, 즉 그 누군가가 희생당하고 죽어야 속 시원한 것이 인간의 역사인 것인지 아닌지 솔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시놉시스
전쟁 중 중립을 선언한 국가의 제8구역. 침략군을 피해 피난을 갔던 주민들이 전쟁이 종식되자 다시 돌아온다. 구역의 복구를 도와주겠다는 해방군의 사단장은 조건으로 전범자 색출을 요구한다. 원조가 시급한 상황에 유지들이 급히 모여 회의를 한다. 이웃의 한 청년을 피고인으로 내세워 자치적인 재판을 열게 되고, 살기 위한 대책을 강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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