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선도기업, “2020년대 초까지 완전자율주행차 상용화할 터”

- 2020년 향한 빠른 행보…글로벌 기업 간 기술 개발 경쟁 치열
- 국내는 ‘현대차그룹’이 기술적 측면에서 자율주행차업계 선도

 
현대차 ‘유니버스’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고속도로에서 시속 104km로 자율주행 중이던 테슬라 모델S 차량이 멈춰 서 있는 소방트럭을 보지 못하고 추돌했다. 큰 부상은 없었지만 차는 심하게 망가졌다. 해당 모델은 지난 2016년에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다. 당시 운전자는 오토파일럿 모드로 주행을 하다가 좌회전하던 트럭과 충돌해 사망했다. 이번 사고로 세계에서는 자율주행 차량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증폭됐다. 이 가운데 국내외 자율주행 기술이 어느 정도까지 진척됐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율주행 차량 안전성 논란을 둘러싼 가장 큰 쟁점은 자율주행 기술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은 주행 상황에서 목적지까지 경로상 부분 자동화 또는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시스템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와 레이더, 초음파 등의 센서를 통해 상황을 ‘인지’하고, 전자제어 시스템(ECU) 등에서 그 상황에 대한 정보를 ‘판단’한 후 가감속, 조향, 제동 등 차량을 적절하게 ‘제어’해 자율주행이 진행된다.

흔히 레벨에 따라 구분되는 기술수준은 미국도로교통안전청(NHTSA, 0~4단계)과 미국자동차공학회(SAE, 0~5단계)의 기준이 근거가 되고 있다. 유럽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미국자동차공학회의 기준을 살펴보면 0단계는 아주 기초적인 자동차로, 인간이 직접 운전석에 앉아 조향, 가/감속, 제동 등을 직접 제어하는 방식이다. 조금 더 넓은 관점에서 차선을 이탈하거나 앞차와의 간격이 좁을 때 경고음을 들려주는 기능 역시 이에 해당한다.

1단계는 여기서 조금 더 발전해 본격적인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갖춘 차량이다. 0단계에서 단순히 경고음을 들려주는 것에서 벗어나 자동차가 제동, 조향, 가/감속 등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한다.

2단계는 오늘날 도입되고 있는 지능형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에 해당한다. 조향, 가/감속, 제동 중 한 가지 기능만 자동화할 수 있는 1단계와 달리, 2단계부터는 이러한 조작 기능을 복합적으로 자동화할 수 있다.

3단계부터는 인간을 보조한다는 수준을 넘어, 자동차가 직접 조향, 가/감속, 제동 등을 스스로 할 수 있는 단계다. 이를 통해 사고가 날 수 있는 상황을 피해 움직일 수 있으며, 운전자는 주변 상황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물론 최종 통제권은 운전자에게 있다.

4단계는 운전자가 수동운전으로 복귀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스스로 안전한 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단계를 말한다. 자동차 스스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만큼, 데이터 처리를 위한 자율주행 프로세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5단계는 인간의 개입이 전혀 필요 없는 완전한 수준의 자율주행 자동차를 의미한다. 탑승자가 차에 올라타 목적지를 말하거나 내비게이션에 입력하면 목적지까지 자동으로 이동하는 형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단계의 자동차는 운전석이 필요 없으며, 실내를 단순히 앉는 공간이 아니라 이동형 사무실, 숙박시설, 여가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첨단기술이 집약된 자율주행차는 기존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글로벌 ICT업체들의 신성장 동력이자 먹을거리로 자리 잡은 만큼 개발경쟁이 치열하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자율주행 차량 전담 부서 웨이모(Waymo)는 현재까지 자율주행 시험운행 약 320만㎞를 달성했다. 지난해 말엔 애리조나 피닉스의 공공도로에서 안전요원 없이 완전자율주행에 성공했다. 현재 다양한 자율주행차량 관련 기업이 기술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위급상황에 관여할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는 완전자율주행차량의 도로 주행 테스트는 웨이모가 처음이다.
 
다임러, 2015년 자율주행 트럭 주행에 성공
 
메르세데스-벤츠로 명성이 높은 다임러는 자동차, 버스, 트럭, 모터사이클, 엔진을 제조하며 각 분야 산하 브랜드를 둔 자동차 제조업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14년 9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공공도로에서 자율주행 차량 시험에 대한 공식 허가를 받으며 이 분야 최초의 자동차 제조사로 등록됐다. 다임러는 2015년에 독일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 트럭이 주행에 성공했다. 2020년 완전자율주행 트럭을 출시할 계획이다.

보쉬는 올해 다임러와 함께 새로운 ‘자동발레파킹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다임러와 보쉬는 지난해 7월 독일 슈투트가르트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 내 주차시설에 운전자 없이 자동 주차가 가능한 ‘자율주행발레주차시스템’을 설치했다. 이 시스템은 다임러 그룹 산하 메르세데스-벤츠의 자율주행기술과 보쉬의 인프라 기술이 연동돼 작동한다. 주차시설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주행경로와 주변 환경을 감지해 운전자 없이 자율주행으로 주차가 가능하다. 또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차량이 적절한 주차공간을 찾아 스스로 이동할 수 있고, 승차 시에도 사용자가 위치한 지역으로 이동 가능하며 층간 이동도 가능하다.

볼보는 자율주행차가 사람들의 일상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관찰하는 연구를 바탕으로 2021년에 완전자율주행차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볼보는 엔비디아, 오토리브(Autoliv)와 협력해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율주행차를 위한 첨단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다. 차세대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을 위해 오토리브와 동등한 지분으로 합작해 설립한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 조인트벤처 제누이티(Zenuity)와도 협력하고 있다.

자동차전자장치 부품 공급업체인 델파이는 지난해 자사의 파워트레인 부문을 앱티브와 델파이 테크놀로지스로 분할했다. 전자·안전, 전기·전자 통합시스템 사업부로 구성된 앱티브(Aptiv)는 액티브 세이프티, 자율주행, 커넥티드 상용화 등에 초점을 맞춰 자동차의 두뇌와 중추신경격인 소프트웨어, 첨단 컴퓨팅 플랫폼, 네트워킹 아키텍처 등을 제공하고 있다. 델파이는 2022년 자율주행차 공개가 목표다. 올 CES 현장에서 앱티브는 리프트와 함께 개발한 자율주행택시를 선보여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KT, 대형 버스에도 자율주행 기술 넣는다
 
국내 자율주행차 산업은 2000년 초반부터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개발에 착수한 ‘현대차그룹’이 기술적인 측면에서 국내 자율주행차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KT는 지난 1월 8일 국내 최초로 45인승 대형버스의 자율주행운행 허가를 취득했다.
KT에 따르면 허가받은 자율주행 버스는 길이 12m, 너비 2.5m의 현대차 유니버스를 기반으로 한다. KT는 대형버스의 운행 제어를 위해 5G와 LTE 네트워크 기반 V2X 자율주행 방식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70㎞/h 이상의 고속 자율주행과 곡선 및 좌/우회전, 보행자 탐지, 신호등 연동 등을 수행할 수 있다. 이번 허가를 통해 KT의 대형 자율주행버스는 자동차 전용도로와 도심 일반도로를 모두 운행할 수 있다.

KT는 대형 자율주행 버스의 시험 운행을 통해 고속도로와 도심지에서의 자율주행을 위한 다양한 운행 정보를 확보하고, 군집 주행(Platooning) 등 V2X 기반 협력 자율주행 서비스와 C-ITS 인프라 기술 개발에 활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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